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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재계 전망⑦] 건설업계, 분양 ‘잭팟’에도 해외실적 내리막…내년엔 ‘훈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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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12.26 10:13:07

국내 주택 분양 승승장구 했지만
중동發 오일쇼크로 해외수주 타격
기름값 다시 오르며 새해 기대감
규제완화·공급확대 흐름도 우호적

 

대림산업의 사우디 암모니아 생산공장 건설 현장.(사진=대림산업)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뀐 시기였다. 게임·이커머스 등 언택트(비대면) 업종이 기지개를 편 반면 유통·제조 등 전통적 산업군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는 새해에는 산업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에 CNB가 업종별로 올해를 결산하고 새해를 전망하고 있다. 이번 편은 국내분양 호조에도 불구하고 해외실적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낸 건설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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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올해 농사 ‘부진’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결국 주요 건설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주요 건설사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부분 줄어든 것.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부분의 3분기 누적 실적이 2019년에 비해 부진했다.

현대건설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2조6455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6473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6895억원에서 올해 4591억원으로 33.4%나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8조59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3960억원으로 2.0% 줄었다.

GS건설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매출액이 7조30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조6180억원보다 4.1%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5470억원으로 6.5% 감소했다.

 

주요 건설사 로고.(사진=각사)

대림산업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어난 8460억원을 기록해 이채를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액도 7조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누적 매출액 5조8453억원, 영업이익 3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8%, 4.5% 줄어든 실적을 보였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공사가 장기화·지연되거나 관련 회계 처리를 보수적으로 진행한 것 등이 거론됐다. 대림산업의 경우 해외사업에 비해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덕분에 타사들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새해 업황 회복 ‘징조’ 많아



그렇다면 2021년에도 건설사들의 앞길은 여전히 어두울까?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잦아들 기세를 보이지 않지만,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들이 많다.

우선, 주요 건설사들의 국내 주택사업 분양 성과가 우수하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분양 목표로 세웠던 2만1089가구보다 1000가구 더 많은 2만2089가구를 공급하며 목표를 초과달성했고, 대우건설은 3만3148가구를 분양해 목표달성률 97%를 기록했다. GS건설도 2만4606가구를 공급해 달성률 96%를 기록했고, 대림산업도 82%를 기록했다. 10대 건설사들의 분양계획이 매년 70% 내외의 달성률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77%의 달성률을 보인 것.

건설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9.8% 상승한 93.9를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 100을 밑돌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아직 이 지수는 100을 넘지 못했지만, 지난 3월 59.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르다 11월 85.3을 기록했고, 이번에 93.9로 100선에 근접해졌다.0

 

국제 유가와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변동 추이.(사진=유진투자증권)

국제유가가 다시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올해 석유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과 경기 위축 등으로 인해 전례없는 약세를 겪었다. 올 초 배럴당 64.3달러였던 두바이유가 4월 20.4달러로 1/3토막 났을 정도다. 3분기 이후 석유 수요가 살아나고, 산유국의 공급 조절이 이어지며 11월 기준 43.4달러까지 올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48.43달러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회복되는 셈이다.

국제유가 회복이 중요한 것은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프로젝트 다수가 산유국의 오일달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산유국들 상당수가 해외 플랜트, 인프라 사업을 축소했고, 우리 건설사들이 그 여파에 흔들렸다. 국제유가가 회복되야 건설 경기도 살아난다는 얘기다.

 


전문가 예측 엇갈려…‘국내주택’ 중심 이어질듯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대부분 2021년의 건설 경기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15일 발간한 21개 산업의 ‘2021 한국신용평가(KIS) 산업 전망’ 중 ‘외풍에 버티는 Key-주택사업과 재무완충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분양경기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면서 주택시장 분양위험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외건설 회복이 지연되면서 현재의 주택 중심 사업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기대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은 아직 규제 완화를 단정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향후 2년간 입주물량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으로 공급부족 문제가 심화되며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후 정책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건설사 해외 매출 및 수주 잔고 비중. 해외매출은 2019년, 해외수주잔고는 2020년 9월말 기준.(자료=한국신용평가)

반면, 건설업의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1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은 호황을 보이겠지만, 건설 경기는 침체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건설업에 대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와 한국형 뉴딜 정책에 따라 공공·토목 부문 수주는 늘어나겠지만,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로 민간·건축 부문 수주는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건설 수주액은 늘고 있지만, 실제 실적까지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내년 글로벌경제 회복이 더뎌 비주거용 건축이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도 악재”라고 전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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