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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비대면③] “이게 돼?” SKT·KT·LGU+ ‘가상여행’ 떠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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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12.18 11:06:39

필리핀 해변서 스노클 즐기고
에펠탑 앞에서 즐기는 브런치
VR·유튜브로 떠나는 가상여행
싱겁지만 “요즘 이거라도 어디”

 

아바타 혹은 원격 여행. 코로나 시대에 떠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타국에 있는 이들과 영상으로 마주하고 실시간 소통하면 잠시나마 공간 이동을 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은 SK텔레콤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언택트 여행 이벤트 '여행ON기분' 영상 중 일부.

 

직접 가는 것이 안 되면 방법은 하나다. 비대면이다. 얼굴 마주 않곤 아무 일도 못할 줄 알았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비대면의 지평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영화 인터스텔라 대사처럼 “늘 그랬듯이 (난관 앞에서) 답을 찾아”가며 얻어낸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에 CNB가 달라진 산업 패러다임을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편은 “이게 돼?” 소리가 나오는 ‘가상 여행’이다. (CNB=선명규 기자)

 

[관련기사]

① KT·LG헬로비전·CJ올리브네트웍스…‘언택트 나눔’ 나선 기업들

② 롯데·아모레·스타벅스, 분객(分客) 실험은 통할까


 


콘텐츠에 믿음 얹었더니 “여행 갈증 풀리네”



이가락(離家樂). 시인 정지용은 수필 ‘다도해기’에 여행을 집 떠나는 즐거움이라고 썼다. 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 쉬운 유희를 잃었다. 어디든 가고 싶어도 이동을 멈춰야 한다. 그게 옳다는 건 잘 알지만 못내 갑갑하다. 답답증을 풀 방법은 어쨌든 집에서 찾아야 한다. 머물러서도 가능한 즐거움(停家樂). 여기에 필요한 조건은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 폭신한 의자와 간단한 전자기기, 그리고 강력한 의지만 있으면 된다. 연결이 주업인 이동통신 3사(SKT·KT·LGU+)의 콘텐츠를 이용해 방구석발 여행길에 올라봤다.

먼저 자기 암시가 필요하다. 어쨌든 가상(VR)이다. 눈앞에서 시계추를 돌려야 한다. ‘여기가 남국의 해변이다, 타국의 생소한 거리를 걷고 있다’는 최면에 빠져들어야 한다. 떠나고 싶다는 마음과 신실한 믿음만 있으면 놀라운 공감각적 체험이 가능하다.

여행준비는 기기 착용이 전부다. 번거롭게 캐리어가방을 꾸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을 터치하면 티케팅이 완료된다. 출국은 화면 속으로 한다. LG유플러스의 VR 콘텐츠에는 ‘여행’ 항목이 따로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국가로 갈 수 있다. 혼자가 쓸쓸하다면 가이드와 떠나는 등의 테마기행도 선택 가능하다.

첫 번째 목적지로 필리핀을 선택했다. 비행시간(다운로드)은 커피 한잔 내려 올 새도 없이 짧았다. 실행하자마자 곧장 착륙했다. 입국심사도 공항도 건너뛰고 세부의 바다를 내달리는 뱃머리에 안착해 있었다. 파도를 당차게 부서뜨리고 나아가나 싶더니 이내 가라앉았다. 유유자적한 스노클링이 시작됐다. 표표히 유영하는 바다거북, 수중생물을 쫓아다니는 소년이 피부를 훑고 지나갔다. 해중(海中)의 절경은 눈을 어디로 돌려도 펼쳐졌다. 360도로 조망 가능한 VR이 강점을 발휘한 순간이다.

갈증은 아직 덜 풀렸다. 물기를 털고 나와 빠르게 돌아다녔다. 독도의 비경을 공중을 비롯해 다양한 시점으로 보다가, 프랑스 파리의 길가를 서성이기도 했다. 여정의 마침표는 터키에서 찍었다. 이스탄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브런치를 펼쳐놓고 앉아 해설사의 도시 이야기를 들었다. 시야가 트이자 속도 다 트였다.

 

보고싶은 곳을 내 의지대로 보는 VR은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다. 실제 떠났다는 믿음까지 동반되면 금상첨화. 사진은 LG유플러스의 'U+VR"을 이용해 세부의 바다와 터키를 여행하는 모습. 기기를 쓰고 보면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연결로 낸다, 떠나는 기분



유튜브는 가상여행의 고급과정이다. 정적인 시청만으로 이동의 기분을 내기란 쉽지 않다. VR은 최소한 팔을 휘적거리거나 고개를 주억거리는 등의 행동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유람하는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여행의 목적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고민해보자. 주안점의 방향을 돌리면 또 다른 시야가 열린다. 대리인을 통한 대리만족과 새로운 여행지에 관한 정보획득. 이 둘에 집중하면 ‘걸어서 화면 속으로’가는 길이 열린다.

SK텔레콤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여행 on 기분’ 세 편은 하늘길이 막힌 와중에 대륙과 태평양을 넘나든다. 신청자와 특정 지역의 거주자를 1:1로 연결해 현장감 있는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인데, 목적지도 주제도 다르다.

첫 편은 배낭여행이다. 사연을 보낸 20학번 새내기가 말한다. “대학생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름방학에 파리 여행 가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상실한 목표를 지금 파리에 있는 대학생 일일 가이드가 대신 이뤄준다.

가령 "에펠탑이 얼마나 큰지 보고싶어요"라고 하면, 카메라가 탑의 면면을 이리저리 비추는 사이 가이드가 감상을 덧붙인다. "오늘 날씨가 화창해서 진짜 예뻐요" 스튜디오에 앉은 신청자들은 금세 동화되어 감탄한다. “그림 같아요. 엽서 보는 것 같아요"

이들은 알마 다리, 샹제리제 거리 등 파리의 명소를 함께 거닌다. 가이드가 직접 걸으면서 촬영한 영상을 같이 보고 있기 때문에, 요구하는 걸 들어주기 때문에 함께이다. "저희 진짜 지금 파리 간 것 같아요.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것 같아요" 투어의 동반자이기도 한 가이드에게 하는 말이다.

‘여행의 꽃’인 쇼핑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가이드가 의류매장 안을 비추자 신청자들은 저 맨 앞에 걸린 재킷이 예쁘다며 이쪽(한국)으로 던져 달라고 웃으며 말한다. 조회수 약 9만4000회를 기록한 이 영상의 제목은 ‘나 어제 파리 가서 쇼핑했잖아’이다.

예비부부라면 미리 신혼 여행지를 탐색해볼 수 있는 편도 있다. 5년차 커플이 현지에 거주하는 부부와 함께 떠나는 하와이 탐방이다. 와이키키 해변, 알로하 타워, 카카아코 벽화거리 등 볼거리와 먹거리를 현지인이자 외지인이기도 한 이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소개해준다. “바닷물에 발 담가주세요” 같은 주문도 소화하니 ‘원격 여행’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해외 기관과 손잡고 기획한 편도 있다. 지난달 올라온 ‘저 세상 텐션 나이아가라 폭포 체험’은 SK텔레콤과 캐나다 관광청이 협력해 제작했다. 한국의 스튜디오에 나온 출연자, 그리고 현지 가이드와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청 직원이 마찬가지로 서로 소통하며 랜선 투어를 하는 개념으로 진행된다. 세계적 단풍 명소 메이플로드의 풍경을 보여주거나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즐기는 크루즈, 와이너리 투어 등 체험을 생생히 전한다.

SK텔레콤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고객들에게 즐겁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런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캐나다 관광청이 협력해 제작한 캐나다편은 현지 전문 가이드와 관광청 직원이 출연해 한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에 대한 풍성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SK텔레콤)

 


코로나 이전의 추억을 더듬어



이국이나 타지로 떠나야만 각별한 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 과거로 떠난다면 얘기가 조금 더 특별해질 수도 있다.

집에서 쓰던 벽돌전화기, 허리춤에 차던 삐삐, 속부터 터지던 씨티폰, 밀레니엄 감성 풍부한 접이식(폴더) 휴대전화, 그리고 지금의 스마트폰까지. 이중 하나는 써봤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묻은 추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KT가 여는 '텔레뮤지엄(Tele+Museum)'은 과거 쓰던 물건에서 기억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한번쯤 내손을 거쳤거나 한번쯤 봤음직한 ‘통신수단’이 전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전시장을 360도로 돌려가며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전시장에 나간 도슨트가 1885년 전화기를 최초로 사용한 고종의 이야기부터 현재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까지의 역사를 들려준다. 중간중간 ‘클릭’이란 표시가 뜨면 눌러서 그 시기에 나온 제품을 볼 수도 있다. 내년 2월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통신기기를 타고 가는 추억 여행이다.
 

KT는 통신 역사를 담은 온라인 전시관인 ‘KT 텔레 뮤지엄’을 개관했다. 도슨트(해설사) 역할을 맡은 강해림 씨가 텔레뮤지엄 사이트를 소개하는 모습. (KT 제공)

 


“이렇게라도 하니…”



코로나 시국에 감행하는 여행은 이처럼 다분히 능동적이어야 하다. VR로, 영상으로, 하다 하다 추억을 더듬어서라도 떠나는 것 모두 자의적이다. 현재의 고립된 상황을 탈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남 눈치 안 보기다.

혼자가 아니다. 가상으로 호젓한 여행길에 오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NB에 "코로나 이후 ‘U+VR’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지난 3월에는 월평균 이용자 수가 1월 대비 30%나 늘기도 했다.

자기 최면을 걸어서라도 멈춤의 갈증을 풀어야겠냐고 묻는다면 ‘여행 on 기분’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라. “이렇게라도 여행하니 너무 좋네요” 생각보다 해갈의 쾌감이 크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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