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U+ ‘선방’ vs KT ‘부진’
무선통신에만 의존하던 시대 끝
미디어·B2B·커머스가 ‘효자노릇’
갈수록 첨단 신사업 비중 커질듯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도 암흑기다. 이런 와중에도 언택트(비대면) 업종은 기지개를 펴는 등 산업 전반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 편은 희비가 교차한 이동통신 3사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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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통신사들의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신성장 사업의 성과가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IPTV 등 비통신 분야에서 선전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기 ‘사상 최대 매출’과 ‘10년 만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T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일부 계열사의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동통신 3사는 코로나19 위기에도 비대면 추세 확산과 탈통신 전략으로 실적 선방을 이끌어냈지만, 각 기업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렸지만, KT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5일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조730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었고, 영업이익은 3615억원으로 19.7% 늘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3957억원으로 44.2%나 증가했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도 3분기 매출이 3조3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512억원으로 60.6%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40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6.2%나 급증했다.
다음날인 6일 KT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KT의 3분기 매출은 6조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2924억원으로 6.4%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7.9% 늘어난 2301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성과 놓고 희비 교차
코로나19의 악영향에도 통신업계가 선전한 요인으로는 비대면 추세 확산과 디지털전환에 대응한 기업간거래(B2B)의 성장, 신사업 육성을 통한 탈통신 전략의 효과 등이 꼽혔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기존 무선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1.0% 증가한 2조9406억원에 그친 반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신사업 영역의 매출이 1조52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9% 성장한 것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미디어사업은 IPTV 사업 성장 및 티브로드 합병 효과 등으로 전년보다 20.3% 증가한 9668억원의 매출을 냈고, 보안사업은 전년보다 15.5% 증가한 3533억원, 11번가와 SK스토아로 이루어진 커머스 사업은 전년보다 18.7% 성장한 20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무선사업 매출과 IPTV 등 미디어 사업이 골고루 선전했다. 무선사업 부문은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5.4% 성장한 1조38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IPTV는 전년 동기보다 13.2% 성장한 2926억원을, 초고속인터넷은 11.6% 늘어난 2217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0.7% 감소한 5812억원에 그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KT는 무선사업 매출이 5G 가입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0.9% 늘어났지만,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매출이 각각 0.3%, 7% 감소하면서 주력 분야인 통신사업에서 제동이 걸렸다.
IPTV 사업 매출이 11.9% 증가하고, 5G B2B 사업, AI 콜센터 사업 등 신사업과 콘텐츠 자회사 매출이 늘었지만, 일부 계열사의 부진이 뼈아팠다. 코로나19 영향으로 BC카드 매출이 0.6% 감소했고, 호텔 사업을 하는 에스테이트 매출이 39.4%나 급감한 것.
이에 따라 이날 KT는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4분기도 AI·빅데이터에 집중
신사업과 자회사의 성과에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이통 3사는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자회사 IPO(기업공개) 등을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 자회사의 상장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원스토어는 지난달 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이다. T맵 서비스를 분사한 모빌리티 전문기업도 설립했으며, SK브로드밴드는 내년 7월 경기 일산과 서울 가산동에 대규모 IDC(데이터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KT는 서울 용산에 13번째 데이터센터를 개관하고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이는 등 B2B 및 디지털전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Cloud) 등 ABC 사업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우선 A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연계한 KT DX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4분기 융복합사업과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정부 디지털뉴딜 사업 참여로 기업정부간거래(B2G)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2% 이내 비중인 B2B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내년에는 2배, 내후년에는 5배까지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3분기까지 통신사 실적을 분석해 보면 당초 예상보다는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3분기까지 실적과 4분기 실적 흐름을 감안할 때 2020년 통신산업 영업실적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올해 통신 3사 연결 영업이익 합계가 전년 대비 15% 성장이 예상되며, 통신 3사 별도(통신부문) 영업이익 합계도 14% 증가가 기대된다. 분기별로는 이동전화매출액 증가와 더불어 장기 이익 성장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