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도 암흑기다. 이런 와중에도 언택트(비대면) 업종은 기지개를 펴는 등 산업 전반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CNB가 주요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 편은 해외 실적은 크게 줄었지만 국내 주택시장에서 선방한 건설업계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3분기 핫실적①] CJ대한통운·롯데·한진…‘택배 빅3’ 코로나 풍선효과 언제까지?
[3분기 핫실적②] 신한·KB·하나·우리금융…4대지주 고공행진 비결은?
[3분기 핫실적③] 식품업계 ‘코로나 효과’…불안한 흑자 vs 대세 굳히기
국내·해외 온도차에 희비 교차
신사업·자회사 효자노릇한 곳도
신규 수주 ‘파란불’…앞날 자신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건설업계가 코로나19로 야기된 해외사업 부진의 악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해외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들의 실적이 부진했지만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컸던 건설사들은 이익률이 개선돼 대조를 보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대형건설사 중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반면, GS건설,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조42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398억원으로 무려 41.5%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38억원으로 61.6% 줄었다.
부진 이유는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를 예상해 보수적으로 회계 처리를 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내 주택 실적과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개선공사 등 국내 플랜트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3분기에 매출 3조10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2%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12.7%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건 국내외 플랜트 및 빌딩 공사 진행 호조 덕분이었으며, 영업이익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일부 현장의 비용이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우건설 역시 3분기 매출이 1조89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줄었고, 영업이익도 1029억원으로 13.5%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560억원으로 17.9% 늘었다.
대우건설 측 역시 매출 감소의 이유를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국내 분양사업과 해외 공사가 지연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GS·대림·HDC, 국내서 호조세 이어가
해외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과 달리 국내시장 비중이 컸거나 신사업에 집중한 건설사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GS건설의 3분기 매출은 2조320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03억원으로 12.1%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968억원으로 43.9% 감소했다.
이익 상승세를 이끈 건 건축·주택 부문과 신사업 부문이었다. 두 부문의 매출 총이익률은 각기 23.5%와 18.8%를 기록했다. 특히 새로 인수한 글로벌 모듈러 업체 폴란드 단우드 사와 영국 엘리먼츠 유럽 등 해외기업들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며 매출과 신규 수주가 모두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잠정 집계치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은 2조22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496억원으로 11.9%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291억원으로 28.5%나 증가했다.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사업부의 호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카리플렉스 등 자회사의 신규 연결 편입 효과와 석유화학사업부의 수요 증가가 지목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에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상승세를 보였다. 매출은 8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41.4%나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661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이 줄어든 건 전년도 신규분양의 기저효과 때문으로, 영업이익 증대는 대전아이파크시티, 영통아이파크캐슬3단지 등 대형 현장의 공사 실행률 본격화 덕분으로 분석됐다.
신규 수주 ‘순항’…2021년 ‘맑음’
이렇듯 3분기에 주요 건설사들은 상승과 하강이 교차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신규 수주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3분기까지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공사,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 고덕 강일 공동주택 지구, 대전북연결선 제2공구 사업 등을 수주해 전년 대비 22.7% 증가한 21조8921억원의 누적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규모로, 2020년 연간 수주 목표 25.1조원의 약 87.2%에 해당한다. 수주잔고도 전년 말 대비 16.4% 증가한 65조5623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약 3.8년치의 안정적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같은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48.8% 늘어난 6조5380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으며,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보다 14.2% 늘어난 8조4745억원의 누적 수주를 확보했다.
대림산업은 무려 전년보다 118.8% 늘어난 6조8425억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으며, GS건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늘어난 7조5130억원을,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1320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국내 시장이 건재하고 새 일감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