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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낸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함께 K반도체 이끈다

‘10조원대 빅딜’ 인텔 낸드 인수한 SK하이닉스…최태원 회장 '통 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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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10.22 08:26:52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약 10조원에 인수하면서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의 주인공이 됐다. D램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SSD 부문의 경쟁력까지 확보함으로써 D램과 낸드의 ‘원투펀치’를 갖춘 진정한 의미의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나게 된 것. 관련업계에서는 그간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그룹의 외연을 확장시켜온 ‘승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의 한수'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정의식 기자)

10조원에 인텔 낸드 인수
역대 최대 ‘빅딜’ 이유는?
D램·낸드 ‘양 날개’ 확보
K반도체 지배력 강화 전망


지난 20일 SK하이닉스는 공정공시를 통해 미국 인텔사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플래시 부문 전체를 10조3104억원(90억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부문은 인텔의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로, 비주력인 메모리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주력인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하려는 인텔과 낸드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SK하이닉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빅딜’로 분석됐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연합뉴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이날 사내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낸드 사업에서도 D램 사업만큼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D램과 낸드라는 든든한 두 날개를 활짝 펴고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함께 비상해 나가자”고 말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낸드 분야는 경쟁사보다 다소 늦게 시장에 진입한 탓에 고전을 이어왔다. 올해 2분기 기준 D램의 사업 비중이 72%에 달하는 반면, 낸드는 24%에 불과할 정도로 D램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보니 D램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실적이 크게 흔들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사업 비중도 D램이 60%, 낸드 40%로 변동되면서 이전보다 한층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D램 이어 낸드도 K반도체 독식?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 시장의 점유율 1위 사업자는 올해 2분기 기준 33.8%를 기록한 삼성전자다. 2위는 키옥시아(舊도시바, 17.3%), 3위는 웨스턴 디지털(15%)이며, 인텔(11.5%)과 SK하이닉스(11.4%)가 4·5위다.

하지만 이번 M&A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게 되는데, 이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다. D램 시장에 이어 낸드 시장까지 한국 기업 2강이 50%가 넘는 점유율로 1·2위를 나눠갖게 되는 셈이다.

 

2020년 2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자료=유진투자증권)

특히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인텔이 기업용(Enterprise) SSD 시장의 강자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는 고가 시장으로, 수익률과 성장세가 모두 높은 이 분야에서 인텔은 삼성전자(34.1%)에 버금가는 29.6%의 점유율을 가진 2위 사업자다(올해 2분기 기준). 반면, SK하이닉스는 7.1%로 5위에 불과한 상황. 하지만 두 회사를 합치면 점유율 36.7%로 삼성전자를 앞지르게 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텔은 기업용 SSD에서 국제 표준(PCIe)을 주도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지난해 2분기 낸드 부문 영업이익률이 21.4%에 달하는 등 수익성도 좋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승부사’ 최태원, 이번에도 '신의 한 수'

그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Harman) 인수다. 약 80억달러(약 9조2000억원)가 들어간 이 빅딜을 통해 삼성전자는 많은 시너지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는 이보다 10억달러가 더 들어간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같은 ‘빅딜’의 막후에는 ‘승부사’로 통하는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그간 몇 차례의 과감한 M&A 승부수로 그룹의 외형을 키우고 체질을 일신시켜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그의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2012년 하이닉스 인수다. 극심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불경기에 워크아웃을 거치며 매물로 나온 하이닉스는 ‘독이 든 성배’로 인식됐지만 최 회장은 3조4267억원에 단독 입찰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고, 그 결과 탄생한 SK하이닉스는 이후 이어진 반도체 호황기를 거치며 SK그룹 최고의 캐시카우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로도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와 관련해 과감한 M&A 전략을 이어갔다. 2015년 OCI머티리얼즈 인수, 2017년 LG실트론 인수에 이어 2018년에는 도시바 메모리 지분 인수까지,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직 계열화와 D램 및 낸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베팅을 이어왔고, 이번 인텔 낸드 인수 역시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역할도 컸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석희 대표가 주도해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검토해왔고, 인텔측과 오랜 논의 끝에 매각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증권가 “낸드 경쟁력 강화, 점유율 확대 기대”

투자분석가들은 SK하이닉스의 전격적인 인텔 낸드 인수 발표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인텔의 낸드 사업부는 기업용 SSD 부문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향후 이 분야 점유율 1위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메모리 경쟁력 강화, 인텔 낸드 IP 및 소프트웨어의 활용을 통한 낸드 기술 경쟁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128단 1Tb 4D 낸드 기반 솔루션 제품.(사진=연합뉴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인텔의 다롄 낸드 생산 시설과 낸드 관련 지식재산권(IP), 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외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등 국내외 낸드 관련 소재 업체의 공급량 증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도 21일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를 통해 D램 시장 지위와 비교해 상당히 취약한 낸드 시장에서의 지위를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2위의 낸드 메모리 사업자로 부상하고, 시장점유율도 기존 10~12%에서 20%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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