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일한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기 위해 국회 본청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8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 40여분에 걸친 비공개 면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

이 대표는 이날 가와무라 간사장과 40분가량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일 현안에 대해 당국 간 적극적으로 협의하자, 서로 지혜를 짜내자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으며, 가와무라 간사장은 “정부 간에 더 이야기할 분위기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서로 지켜야만 하는 원칙은 있지만, 그 원칙하에 해결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이날 만남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결정 등으로 인한 양국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양측이 확인한 차원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측근인 일한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왼쪽)이 1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갖기 위해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의원의 안내를 받으며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면담에서 한일 당국 간 협의가 진행되다 윗선에 의해 중단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당국 협의가 꾸준히 지속되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가와무라 간사장도 그 취지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상회담 등 고위급 회담에 대해 가와무라 간사장은 “정상회담 논의는 구체적으로 하진 않았다”면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정상회담처럼 서로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양국이 그것을 위해 협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가 총리가 지난 17일 제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낸 것에 대해선 가와무라 간사장에게 유감을 표명했으며, 가와무라 간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비판은 잘 알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부터 이어온 관례”라며 “양국의 비판은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지도 요청했으며, 가와무라 간사장은 “아직 일본 정부가 어떻게 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이 대표로부터 그런 요청이 있었다는 것을 접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는 17∼19일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 가와무라 간사장이 요청해 성사돼 최근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선출된 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함께했다.

한편 이 대표는 기자 시절 일본 특파원을 지낸 정치권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서 평소에도 가와무라 간사장과 연락하면서 한·일 관계 관련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국무총리 재임 중인 지난해 10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아베 전 총리와 회담을 하는 등 양국 관계에서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자민당 니카이파 중진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서 아베 전 총리에게도 한·일 현안에 대해 수시로 직보하는 ‘파이프’ 역할을 해왔으며, 스가 정권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