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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핫] 3개사 분할 결정한 대림산업, 득과 실은?

투명경영이 목적이라지만…개미들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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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9.23 09:40:16

서울 종로 구 수송동 대림산업 사옥.(사진=대림산업)

2020년도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지주사 체제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지주사와 건설사, 석유화학부문 등 3개사로 분할하여 각 부문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이 지주사 체제 변신을 추구한 이유와 득실을 따져봤다.(CNB=정의식 기자)
 


기업가치 제고·지배구조 개편 ‘두 토끼’ 노려
이해욱 회장, 주주 불만 딛고 지배력 넓힐까?


 

 

건설업 중심의 기업집단 ‘대림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을 모두 아우르며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던 ‘대림산업’이 조만간 3개의 회사로 분할된다. 중간지주사가 될 1개사와 건설, 석유화학 사업을 맡을 2개 사업회사가 새로 탄생하는 대신 기존 ‘대림산업’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 10일 대림산업은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추진해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한다는 것. 대림은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분할 구조.(사진=대림산업)

분할방식은 먼저 대림산업을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하고, 이후 디엘에서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구조다. 디엘과 디엘이앤씨의 기존 회사 주주는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된다. 분할비율은 디엘 44.4%, 디엘이앤씨 55.6%다. 이후 디엘은 석유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디엘케미칼을 신설하게 된다. 디엘이 디엘케미칼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분할이 완료되면 지주회사인 디엘은 계열사 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업 부문인 디엘이앤씨는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가고, 석유화학 부문인 디엘케미칼은 저원가 원료기반의 사업을 확대하고 윤활유와 의료용 신소재 등 스페셜티(Specialty) 사업으로 진출해 글로벌 탑20 석유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건설과 석유화학, 나누면 커진다



대림산업이 갑작스럽게 분할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일단 대림 측은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산업의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간 두 사업을 함께 병행하는 복합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다보니 각 부문 전문기업들에 비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각 부문이 개별적 성장전략을 펼치기도 쉽지 않았다는 것. 이에 그간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독립적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갈 최적화된 시점을 모색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분할을 통해 각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까? 일단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 대림산업은 건설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이 복합된 회사라는 이유로 그간 PBR(Price to Book Ratio, 주가순자산비율)이 0.4~0.5배에 불과했는데, 분할이 이뤄지면 약 각 0.7배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해욱 회장 지배력 강화 ‘노림수’?



또 하나의 분할 이유는 지주회사 중심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 도모다. 대림은 이를 위해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서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함께 도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이 단순히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머무르는 게 아닌 이해욱 대림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단계적 전략이라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림그룹은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약 62.3%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대림산업이 다시 여타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대림산업 분할 및 지배구조 개편 예상.(사진=대림산업)

문제는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대림산업 지분율이 23.1%로 높지 않다는 것. 특히 이 회장은 대림산업 지분을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 반면, 국민연금(12.7%), 외국인(40.6%), 기타 주주(23.6%) 등의 지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지배력을 높일 방안이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대림산업 3분할이 추진됐다는 분석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분할 후에도 대림코퍼레이션의 존속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동일하지만 분할 후 추가적인 기업구조 변화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 주식회사의 합병을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법도 거론될 수 있다. 또, 과거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 전환 시와 유사한 방식도 합리적일 것으로 추론된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엘이 신주를 발행하고 디엘이앤씨 주식을 공개매수, 주식스왑을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디엘이앤씨가 디엘의 자회사로 편입되고, 동시에 대림코퍼레이션의 디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일부 주주들 “기업가치 제고전략 없다” 불만



증권업계는 대체로 이같은 분석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개별 사업부문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개별 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해보면 목표주가의 상향 여지가 존재한다. 이번 분할을 통해 대림산업 등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 각 사업부의 구체적 전략이나 배당정책 등이 함께 제시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고 분석했다.

조윤호 DB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룹 전반적인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특별한 변동사항을 발표하지 않아 기업분할로 사업부별 재무구조와 실적이 명확해지면서 할인률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주주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점을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림산업 최근 주가 추이. 8일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사진=구글)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분할 이후 디엘이엔씨 지분 취득가정에서 진행될 현물출자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신주 증가 효과에 따른 주당순이익·주당배당금 하락 효과가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는 11만원을 유지하되 투자의견은 ‘Hold(보유)’로 하향조정했다.

실제로 대림산업 주가는 지난 10일 분할 계획을 밝힌 이후 22일까지 9영업일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사업부 분할 등 인적분할 계획이 발표될 경우 개별 사업부의 재평가가 이뤄지며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소액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업분할 발표 후 되레 주가가 내려간 이유는 주주들에 대한 배려없이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에만 관심있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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