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기자 | 2020.08.24 16:33:0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도 암흑기다. 이런 와중에도 언택트(비대면) 업종은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다섯 번째 편은 언택트 시대 물동량 상승으로 동반성장하고 있는 택배업계 ‘빅3’다 <편집자주>
늘어나는 물량
3사 실적 ‘쑥쑥’
소외된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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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80% 가량을 차지하는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이른바 ‘빅3’의 올해 2분기 성적은 양호했다.
먼저 CJ대한통운의 경우 2020년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2조6499억9800만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전기 대비로는 44.1%나 늘었다. 상반기 누계실적은 매출액 5조1653억원(전년 동기 대비 4.0%↑), 영업이익은 1420억4800만원(21.3%↑)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계약물류(CL) 사업부문은 완성차 및 철강 관련 물동량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하락했지만, 글로벌사업부문은 중국 자회사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고 특히 택배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도 택배중심의 실적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택배 부문 물동량은 3분기에도 25% 이상 성장, 글로벌부문은 2분기까지 부진했던 인도·동남아·중동의 완만한 정상화를 기대하며, CL부문은 전분기 완성차 하역 타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나쁘지 않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7098억1025만원, 영업이익 101억8846만원을 시현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3867억3500만원, 영업이익 16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1조274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CNB에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택배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합물류기업 한진의 경우 2분기 매출액 5271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24.7% 각각 상승했다.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403억원 대비 30.8% 올랐고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1조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부터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4.95%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하반기에도 택배와 하역을 중심으로 실적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쾌속 전진 속 신음하는 노동자
이처럼 택배 ‘빅3’의 고공행진의 비결은 가속화되는 언택트 시대에 확산되는 물동량과 비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날로 활성화되고 있는데 통계청이 최근 집계한 2020년 6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9.5% 증가한 12조6711억원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9년 택배시장의 물량은 전년대비 약 9.4% 성장한 28억 박스다. 올해 상반기에는 16억800만 박스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에 따라 택배산업의 지속적인 동반 성장이 예상되며, 더 빠른 배송경쟁으로 다양한 배송상품제공을 통한 시장규모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택배사들은 물류 수용 인프라를 키우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694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1년 12월까지 지역분류시설인 ‘택배 MP(Multi Point) 설비’를 전국 곳곳에 세우고 있다.
한진은 2850억원을 들여 대전 메가 허브 터미널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글로벌로지스 또한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33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군 초평은암산업단지 내에 오는 2022년 중부권 메가 허브 터미널을 오픈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승승장구하는 택배사들과 달리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택배노동자들은 휴식 없는 고된 노동과 과로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처우개선을 부르짖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으며, 국회에는 법 사각지대에 놓인 택배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이하 생활물류서비스법,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대표발의)이 제출돼 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은 무엇보다 종사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휴식시간 및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안전시설을 확충하며, 이상 기후 시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하도록 하고, 안전 확보·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생활물류서비스사업자에게 개선명령을 내리거나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서 과연 제정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 이로 인해 택배사와 노동자간 ‘윈-윈’ 하는 상생구도가 만들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