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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체인지⑤] 재택근무 늘었지만 ‘뉴 노멀’은 아니다?

기업문화의 진화, ‘집콕’은 최선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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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7.06 09:42:33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사진=구글)

이미 많이 바뀌었지만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전복하면서 생활, 문화, 경제에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초점은 비대면에 맞춰진다. 사람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산업 전반에 로봇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갈 수 없는 현장을 그대로 옮기는 연결의 기법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람 간 맞대지 않고 사는 세상은 얼마큼 가까이 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CNB가 코로나 시대의 현재를 살피고 앞날을 내다봤다. 5편은 대중화의 갈림길에 선 재택근무 이야기다. <편집자주>

코로나 창궐에 재택근무 급증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일부 대기업의 실험들 ‘뉴 노멀’ 될까


[관련기사]
① SKT·KT·LG유플러스…생중계 패러다임 바꾼 이통사들
② 마이핏·예이·라이킷…카드업계 ‘디지털’로 승부수
③ 언택트 시대 맞은 편의점 업계 ‘배송 무한경쟁’
④ LG전자·SK텔레콤·KT…비대면 시대가 앞당긴 로봇 세상

 


#금융사 IT부문에 근무 중인 A씨. 회사 분위기가 워낙 보수적이어서 재택근무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예상치 않던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처음엔 원격회의 관련 기술적 어려움도 있었고, 집에서 업무를 한다는 낯설음에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달여간 재택근무를 경험하다보니 이제 새로운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일상)’에 적응한 것 같다. 그간 맛보지 못했던 여유를 느끼게 됐다. 가장 큰 장점은 왕복 약 2시간이나 소요되던 출퇴근의 시간낭비와 번거로움이 사라졌다는 것. 근무 복장을 신경쓸 필요가 없게 된 것도 맘에 들었다. 하지만, 좋았던 시절은 잠시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회사는 다시 이전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다시 출퇴근과 회의로 씨름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보수적 기업문화가 뿌리깊어 재택근무, 자유출퇴근제 등 ‘스마트 워크’가 쉽게 자리잡지 못했던 대한민국 기업들이 올해 들어 갑자기 재택근무를 너나없이 도입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일변한 덕분이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국내기업 300여 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업무방식 변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시행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4.3%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 전후의 원격근무 도입 변화.(자료=대한상공회의소)

코로나19 이전에 원격근무를 시행한 기업은 대기업 9.7%, 중견기업 8.2%, 중소기업 6.7%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원격근무 시행기업이 대기업 45.8%, 중견기업 30.6%, 중소기업 21.8%로 기업규모에 따라 최대 5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

대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E&S 등 SK그룹 계열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두산그룹, 코오롱그룹, 효성그룹, 현대중공업그룹, KB금융, 넷마블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3~5월 중 재택근무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효율 ‘Good’ vs 계속 도입 “……”

실제 업무 효과는 어땠을까?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업무 시행 후 업무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응답은 전체 중 16.4%에 그쳤고, 대부분의 기업은 업무효율성이 이전과 비슷(56.1%)하거나 오히려 좋아졌다(27.5%)고 답했다.

직원 만족도는 당연히 높아졌다.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 회식 등이 줄어든 덕분이다. ‘원격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질문에 ‘만족도가 높았다’(82.9%)는 응답이 ‘불만족했다’(17.1%)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롯데쇼핑이 운영 중인 스마트 오피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높은 업무효율과 직원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들은 비대면 업무방식의 지속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시행은 별 문제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방식과 불협화음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지속하거나 도입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응답으로는 ‘전혀 없음’이 70.8%를 차지했다. 또, 원격근무 도입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기업 중 72.8%는 화상회의, 온라인 보고 등 비대면 업무방식을 확대할 의향도 없다고 답했다.

비대면 업무방식 확대를 꺼리는 이유로는 ‘기존 업무방식과 충돌해서’(62.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업무진행속도 저하 우려’(16.7%), ‘정보보안 우려’(9.2%), ‘인프라 구축비용 부담’(7.0%) 등이 뒤를 이었다.

최태원·신동빈 “재택근무, 정착시키겠다”

실제로 7월 현재 재택근무를 여전히 시행 중인 기업의 수는 많지 않다. 코로나19 위기감이 급속도로 높아지던 3월부터 5월까지만 해도 재택근무 도입에 주저함이 없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잦아든 것처럼 보인 6월부터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상 모드’로 돌아간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재택근무 도입에 여전히 적극적인 기업들은 있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이 대표적인데, 두 그룹의 경우 총수가 재택근무 도입에 긍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연초부터 비대면 근무를 적극 추진해 계열사별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수도권 주요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설치하고, 인근에 거주하는 직원들을 본사가 아닌 거점 오피스로 출근하게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주 출근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한달 중 1주일만 사무실에서 일하고, 나머지 3주는 재택근무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이천포럼’에서 계열사들이 도입했던 재택근무 실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3월 24일 화상으로 개최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6월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사이에 하루는 무조건 집에서 근무하게 하는 제도다. 롯데면세점은 순환재택근무제를 실시 중이다. 본사 직원을 4개조로 나눠 일주일씩 번갈아가며 집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주 1회 재택근무제를 상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 본인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하는 등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원하는 직원은 영원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할 정도로 재택근무에 적극적이며, 페이스북, 세일즈포스 등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아예 이번 기회에 ‘뉴 노멀’로 정착시키자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비슷한 소신을 밝히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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