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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2막과 ‘떠도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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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0.07.02 10:49:15

경기도 파주 임진각 철조망에 걸려 있는 태극기와 한반도기 모습. 지난달 20일.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허무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흔들리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도 있기 때문에, 차기 미국 정부가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미지수라 여러 가지 변수들이 남아있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이렇게 흔들리는 남북 관계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반도 리스크’로 불리는 남북 문제가 가져오는 군사적 긴장은, 시민들의 안정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경제적 안전성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된다는 점은, 생산성 저하 외에도 하락하는 주가에서도 읽을 수 있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는 한반도 평화의 정도에 따라 주가가 시소 타기를 해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가(家) 기업들이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힌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등에 관심을 가진 역사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2막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기존 북미, 남북, 남미의 중심축이 북미였다면, 2막에서는 남북이 중심축이 되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셈법이다. 북미의 일괄적인 타결로는 남북,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얽힌 이 문제를 풀기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북 문제에 있어서 미국보다, 어쩌면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숨의 새 장편소설 ‘떠도는 땅’ 표지 모습. (사진=은행나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도 있다. 위기보다는 평화가 보다 많은 산업군에 경제적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북 문제에 있어서 남북미 3국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와도 보다 적극적인 대화를 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북한의 경우 핵무기라는 카드가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먼 길일 것이다. 서두를 필요도 없고, 서두르면 더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김숨 소설가의 새로운 장편 ‘떠도는 땅’이 던지는 시사점이 적지 않았다.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김숨 소설가는 이 작품에서 과거 구소련의 조선인 강제 이주문제를 다루고 있다. 당시 한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 속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지, 척박한 땅에 버려져서 어떤 고생을 했는지 등을 기록문학적으로 보여준다. 남북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미국도 중요하지만, 우리 당사자와 중국, 러시아와 어떤 관계를 설정한 것인가도 중요해 보인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2막에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천천히 자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서두를 수도 없고,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이 상태대로 내버려 두기만 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 이 책에 나오듯이 ‘그리움이 삶의 전부인 떠도는 땅 위에 부유하는 사람들, 시리고 날 선 어둠 새로 스며드는 그들의 이야기’에 비밀의 열쇠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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