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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또 불거진 BMW 논란…2년전 악몽 되살아나나

‘연쇄화재’ ‘시동꺼짐’ 이어 ‘품질불량’…‘대규모 리콜’ 예견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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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5.01 11:25:52

BMW코리아 리콜 대상 차량들과 리콜 내역.(사진=국토부)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무려 80여건의 화재가 일어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BMW 차량이 최근 ‘시동꺼짐’ 문제로 논란이 되더니 이번엔 ‘품질’ 문제로 국토부로부터 대규모 리콜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사고’가 잦아지면서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디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걸까? (CNB=정의식 기자)

‘2년전 화재사건’ 아직도 진행중
시동꺼짐 피해자는 청와대 청원
이번엔 아동보호좌석 불량 적발
“어린이 안전 나몰라라 한건가”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쌍용차와 비엠더블유코리아, 한국닛산 등이 판매한 차량 3만2506대에 대해 리콜 실시를 명령했다.

3개사가 리콜 대상이지만 단종된지 10년이 넘은 ‘체어맨’이 대상인 쌍용차와 리콜 대상이 50대에 불과한 한국닛산과 달리 BMW코리아는 리콜 대상 차량이 많고 지난해까지 활발하게 판매된 ‘현역’ 차량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국토부에 따르면, BMW코리아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한 BMW X6 xDrive30d 등 15개 차종 1만3991대에서 어린이보호용 좌석부착장치 용접 강도 부족, 동력전달장치 내 부품 결함, 에어백 소재의 내구성 부족 등의 문제가 확인됐다.

 

쌍용차 체어맨 리콜 내역.(사진=국토부)

쌍용차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한 대형 세단 ‘체어맨’ 1만8465대에서 반복적으로 키와 핸들을 동시에 회전할 경우, 열쇠 잠금장치 내부 부품 파손으로 조향핸들이 잠길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국닛산의 경우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한 인피니티 QX56 50대에서 운전석 에어백 내 추진제가 과도하게 또는 불규칙하게 들어가 에어백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거나 과도한 폭발압력으로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지적됐다.

 

한국닛산 인피니티 QX50 리콜 내역.(사진=국토부)

이상의 사항이 알려지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국토부 리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으로 ‘BMW’가 지목되는 분위기다.

우선, 쌍용차의 경우 리콜 대상은 1만8495대로 가장 많지만, ‘체어맨’이 이미 2017년 단종돼 주력 모델이 아니고, 그나마 리콜 대상은 2011년까지 생산분이다. 실질적인 리콜 대수가 많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 타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한국닛산 인피니트 QX56의 경우 리콜 대상이 50대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이번 리콜 조치가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BMW코리아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BMW X6 xDrive30d 등 7개 차종 8680대, BMW 320d xDrive 등 6개 차종 5080대, BMW 118d 등 2개 차종 231대 등 리콜 대상이 1만3991대로 많고, 이들 차량 대부분이 최근까지 판매된 ‘현역’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 리콜 내역.(사진=국토부)

리콜을 받은 원인도 다양하다.

먼저, BMW X6 xDrive30d 등은 어린이보호용 좌석부착장치의 용접 강도 부족으로 카시트 결합부가 이탈되고 이로 인해 사고 발생 시 탑승한 어린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문제는 지난해 12월 미국 NHTSA(도로교통안전국)에 의해 발견돼 현지에서 3만2760대가 리콜 처분을 받았던 사안이 국내 판매분에도 늦게나마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BMW 320d xDrive 등은 트랜스퍼케이스, 등속조인트 디스크의 결함으로 뒷바퀴 쪽으로 동력이 전달되지 않아 운행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BMW 118d 등은 에어백 소재의 내구성이 부족해 에어백이 작동해야 할 때 에어백 커버의 간섭에 의해 에어백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에어백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해자모임측 “아직도 소송 진행 중”

문제는 BMW코리아가 2018년 당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BMW 520d 연쇄화재 사건’의 소송전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 아직 문제가 해결돼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른 품질 논란이 불거졌다는 얘기다.

앞서 2015년부터 산발적으로 일어나던 BMW 520d 차량 화재 사고가 2018년 들어서는 최소 80건(소방청 자료)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 국토교통부가 관련 차량 약 2만대에 리콜과 운행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2018년 8월 9일 오전 8시 50분께 경기도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방향 안양과천TG 인근을 지나던 BMW 320d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15분 만에 꺼졌다. 사진은 불에 탄 BMW 320d 차량.(사진=연합뉴스) 

당시 BMW는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도 화재 사건이 이어지자 대대적 리콜을 실시했으나, 조치가 미온적이라 느낀 피해 차주들은 BMW피해자모임을 결성하고 ‘BMW코리아와 본사의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피고소인은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과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 등 BMW그룹 본사 및 BMW코리아 관련자 6명이었다.

이 소송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BMW피해자모임을 대리해 소송에 나선 법무법인 바른 측은 CNB와 통화에서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세한 진행 경과는 알려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쇄화재’ 불 안꺼졌는데…‘시동꺼짐’도 심각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시동꺼짐’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에 따르면, 청원인의 BMW X3 차량이 주행 중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시동이 꺼져버렸다.

청원인은 “다행히 큰 도로가 아닌 이면 도로이고, 와이프와 아이들 없이 혼자 타고 가다 생겨서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며 “해당 내용을 네이버 카페에 올려 공유했는데, 저 말고도 최근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현상을 경험했다는데 더욱 놀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주행 중 시동꺼짐은 뒷차량에 의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차원의 면밀한 조사·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BMW 시동꺼짐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실제로 BMW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번 국토부 리콜 조치와 관련해서도 한 BMW동호회 이용자가 “‘시동꺼짐’ 관련 리콜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아쉽다”는 댓글을 남겼을 정도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CNB와 통화에서 “BMW 연쇄화재 사건의 경우 2018년 대부분 리콜이 이뤄졌으나 2019년 여름 폭염이 심하지 않아 검증이 불충분했다. 올해 여름 폭염 시즌이 지나야 리콜이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논란이 된 시동꺼짐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자료가 축적돼야 리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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