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0.04.07 10:13:38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6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고 오는 5월에 예정된 세계보건총회에서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한국의 경험들을 기조 발언을 통해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 싶다. 하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 지원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5월에 화상으로 개최될 세계보건총회에서 아시아 대표로 대통령께서 기조 발언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WHO의 이같은 제안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채널을 통해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어제로 한국 내 확진자가 가장 감소했다는 반가운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 확진자 동선 추적 등 한국의 포괄적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께서 전세계 정상들에게도 한국의 이러한 포괄적 접근 방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면 좋겠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목소리를 내시는 것이 중요하며, 그럴 경우 각국이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WHO 권고에 따라 인적·물적 이동의 불필요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코로나19 대응 원칙을 설명하면서 “최근 20명 안팎의 국가 정상들과 통화하면서 코로나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각국에서 요청하는 방역 노하우와 방역 물품에 대해 형편이 허용하는 대로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전례 없는 글로벌 보건 위기 상황에서 WH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 단합을 통한 적극적 대응으로 코로나를 퇴치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WHO뿐 아니라 유엔 주도 코로나19 대응 프로그램 등에도 적극 기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세계보건총회에서의 유럽 기조연설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이며, 아프리카 대표 기조연설은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할 것으로 전해져 테르도스 사무총장은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WHO와는 한국출신 고 이종욱 박사가 제6대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인연이 있으며, 이 총장이 별세한 후 WHO는 제7대 마가렛 찬 사무총장에 이어 현재의 제8대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