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지역의 또 다른 치열한 접전지로 해운대을 지역구가 꼽히고 있다. 부산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케이에스오아이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진행된 해운대을 여론조사 결과, 통합당 김미애 후보가 41.8%, 민주당 윤준호 후보가 39.3%로 박빙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재 해운대을 지역은 현역 의원인 민주당 윤준호 의원이 지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는 통합당 김미애 후보도 지역구 곳곳을 발로 뛰며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첫 선거에 임하는 김미애 후보는 반여동 방직공장 여공 출신으로 치열하게 살다 20대 후반 동아대 법대에서 수학해 변호사로 성공한 인물이다. 특히 김 후보는 변호사로서 가정 문제 등을 겪는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해온 스토리를 적극 어필하며 지역민들의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CNB뉴스와 만난 김미애 후보는 “이곳 해운대는 제 꿈을 열어준 곳이다. 지금까지 넘치게 받아온 기회와 은혜를 반드시 돌려드릴 것”이라며 “제 삶처럼 누구든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꿈꾸며 노력한다면 모두 이룰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 모든 이가 억울하게 차별받지 않는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위해 온 역량을 쏟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김미애 부산시 해운대을 후보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 상당히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역경을 극복하고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로 오기까지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학창시절 포항여고에 입학하고 나서 한 달 후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당시 차비가 없어 학교도 못 다닐 정도로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17살에 해운대 반여동에 있는 방직공장에 취업해 하루 8시간씩 힘든 노동을 하며 산업체 학교에서 학업을 근근이 이어갔다.
그런데 20대가 돼서도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져 방황도 많이 했다. 이러다 내 인생이, 어릴 적 꿈이 없어지겠다 싶어 20대 초반에 돈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4년여에 걸쳐 모은 돈으로 20대 중반 무렵 작은 식당을 하나 운영했다.
당시 새벽 6시 기상해 부전시장에서 장을 보고 자정쯤에야 영업을 마치는 등 15시간씩 일하곤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소상공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당시 돈을 계속해서 벌어왔지만 마음 한 켠에 늘 공허함이 있어 다시 공부하겠단 결심을 세워 그동안 모은 돈으로 29살에 동아대 야간 법대에 입학했다. 결국 4년 만에 사법고시 1차를 합격한 뒤 이듬해 최종합격했다.
저의 삶의 원동력은 ‘꿈’이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 곧 저의 꿈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편찮으셨기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었다. 어려운 환경과 계속해서 싸워오다 20대 후반 다시 공부하기로 결심했을 때 치열한 고민 끝에 사회의 부당함과 싸워 이웃들을 지키기 위해 법조인으로 일하겠다 마음먹었다.
변호사로 활동하며 여성, 청소년, 저소득층 등을 위해 무료 변론을 해왔다. 극심한 가난과 질병으로 1만원 상당의 책을 훔칠 수밖에 없었던 ‘현대판 장발장’ 사건을 변호하고 심각한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하게 된 여성을 직접 찾아가 변론했다.
제 삶처럼 누구든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꿈꾸며 노력한다면 다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모든 이가 억울하게 차별받지 않는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위해 온 역량을 쏟고 싶다.
- 싱글맘, 방직공장 출신의 변호사란 특별한 이력이 있는데 변호사로 약자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국회 입성하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어떤 법안을 마련하고 싶은지?
저는 2005년 변호사 사무소 개업 후 사회적 약자를 찾아 돕는 일을 해왔는데 대표적으로 성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변호해왔다. 고아들과 위탁돼 키워진 아이들, 보호소년 등 여러 사항을 보며 이런 점은 개선해야겠다 생각해 2013년 모 일간지에 칼럼을 게재해왔다. ‘이렇게 법 좀 바꿔주세요’란 취지로 글을 여러 편 썼는데 그동안 하나도 제대로 안 바뀌니 이젠 제가 국회의원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우선 입양가정과 위탁 아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양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 보호란 원칙을 분명히 하는 입법을 추진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부모님’이고 그보다 중요한 복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어야 한다.
현재 운영 중인 ‘아이 돌봄 서비스’는 최소 일주일 전 예약이 필요하고 보육교사 수가 부족해 이용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언제든 부모가 요청하면 보육교사가 아이를 픽업해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아이 긴급돌봄센터(가칭)’를 해운대에서 우선적으로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이와 함께 아동 포르노 소지에 대해서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N번방’ 사건에서 보듯, 아동·청소년 성폭력에 관대한 사회가 괴물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단순히 보기만 했는데’ 이런 마음으로 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해 우리 법은 너무 관대하다. 몇 년 전 형사법에 이를 처벌하도록 도입되긴 했지만 벌금형 등으로 가볍다. 이를 방치한다면 이러한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한 더욱 가학적인 범죄 행위가 발생할 것이다.
이외에도 성폭력에 보다 엄격한 법 기준을 정비하며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명확히 규정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이트폭력법’ 등을 제정할 계획이다.
- 여성 후보로 통합당의 공천을 받았다. 일각에선 여성 공천율이 아직 미흡하단 의견도 있는데 과거에 비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소신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번 21대 총선에 여성 후보자가 총 213명으로 전체 후보의 약 19% 정도다. 부산에서는 이번에 여성 후보자가 공천 신청을 많이 했고 통합당에는 저를 포함한 3명의 후보자가 나서게 됐다. 실질적으로 총선 경쟁에 뛰어든 후보는 경선까지 포함하면 총 5명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나왔으니 고무적인 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여성 공천율이 목표치인 30%를 못 채웠다는 것에 대해 아직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여성의 비중이 남성보다 낮은 것도 일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여성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 과거보다 여성 후보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여성의 정치 참여율은 점차 높아지리라고도 본다.
또 우리의 고정관념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여성이 할 일, 남성이 할 일을 구분 지을 필요는 없다. 현 사회에서 여성의 할 일이 남성보다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여성의 장점은 아이 문제에 대해 남성보다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는 우리 모두가 잘 키워야 하는 우선되는 의무다. 출산부터 양육문제를 여성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저만 해도 일-가정 양립 활동을 한다. 저는 스스로 선택해 아이를 입양한 워킹맘이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힘든 것은 갑자기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다. 누가 대신해서 돌봐주기 힘든 경우, 특히 야간에 아이가 아파서 생길 수도 있고 내가 일해야 할 때 아이에게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대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저는 야간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를 대신 돌봐주는 환경만 있으면 아이를 더 키워도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저도 여성으로서 경험해보고 계속 고민하니 이런 대안이 필요함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에서부터 현재 운영되는 정책의 문제점도 파악한 것이고 개선하면 좋겠다는 점들도 답이 나왔다. 여성도 정치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면 전체적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조화를 이룰 것이라 본다.
- 핵심 공약으로 상대 후보인 윤준호 의원과 같은 센텀2지구 개발을 내세웠는데, 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한 확실한 플랜이 있는지?
지난 26일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그린벨트 조건부 해제 결정으로 센텀2지구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다. 가장 큰 산 중 하나는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조건으로 ‘보상비 산정근거 제시’ ‘공론화 과정 제출’ ‘127개 업체 입주 의향서 제출’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제2센텀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법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따라서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제2센텀’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제2센텀 사업은 부산시, 부산도시개발공사, 기업체 등 수많은 당사자가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 사업이다. 행정, 부동산, 조세 등 풍부한 사건을 해결한 16년 차 변호사 경력을 바탕으로 변론서 쓰듯 꼼꼼히 검토해 사업이 지체없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저는 누구보다도 제2센텀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으로 전국적으로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예방, 방역뿐 아니라 경제적 이동도 상당히 둔화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보나?
코로나19 감염증 위기 이후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주민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나라 꼴이 이게 뭐냐’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오늘 정부가 소득 하위 70% 정도 4인 가구에 100만원의 재난 지원금 지급을 결정했지만 그정도로는 사실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는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사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전 업종에 대한 부가세 부과도 한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에 대해 전 품목 소비자가를 인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재원이 필요하다면 정부의 예정된 불용 예산을 사용하면 된다. 올해 정부가 계획한 예산안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불용 되는 예산이 교육, 대규모 SOC 사업, 여비 등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이 예산을 활용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 근로자 등 실제로 어려운 분들을 도울 실효적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또 국회는 총선이 끝나면 정부가 만든 예산안을 심의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 끝으로 지역구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동네 곳곳을 다녀보면 자영업자,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방과 후 선생님 등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특히 마스크 2장을 사기 위해 줄 서는 일이 일상이 됐다. 그 앞을 지날 때면 죄송스런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국민들이 대체 무슨 죄가 있는지 안타깝다.
저는 지금 사태가 정치를 잘못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저 김미애는 절대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항상 초심 그대로 제대로 일하겠다.
이곳 해운대는 제 꿈을 열어준 곳이다. 지금까지 넘치게 받아온 기회와 은혜를 반드시 돌려드릴 것이다. 더는 국민이 나라와 정치를 걱정하지 않고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세상을 만들겠다.
(취재=CNB뉴스 부산 변옥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