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의 사회공헌 사업은 빽빽하다. 큰 틀만 다섯 개다. 메세나, 주거시설 개선, 교육 지원, 환경보호, 봉사. 이 다섯 밑동에서는 물품 기부, 소외계층의 노후주택 보수 같은 갖가지 세부 프로그램들이 울울창창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이들이 한데 모여 궁극에는 사회문제를 완화하는 나눔의 큰숲(大林)을 이룬다. CNB의 연중기획 <기업과 나눔> 서른 세번째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복지시설서 맞은 80주년 기념일
봉사와 기부로 ‘나눔 축제’ 열어
직원들은 소외계층 집 고쳐주기도
지난해 여든이 된 대림은 의외의 장소에서 자축연을 열었다. 전국 복지시설이다. 창립일인 10월 10일을 전후로 일주일 동안 취약 계층이 있는 곳을 찾아 나눔의 축제를 벌였다.
주축이자 주최자는 전국 현장 곳곳에서 근무 중인 이 회사 임직원들. 지참물은 다양했다. 걸머쥔 것들이 많았다. GTX-A5공구 직원들은 서울 용산구 청파노인복지센터에서 주걱을 들었다. 점심 배식봉사를 한 뒤, 시설을 찾는 노인들을 위해 준비한 물리치료기를 기증했다. 수도권,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부산 등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인근 복지시설을 찾아 냉장고, 에어컨, 장애아동용 특수 가구와 생필품을 전했다. 회사의 산수(傘壽)를 전국 각지에서 기부와 봉사로 기념한 것이다.
특별한 날이기에 유별하게 공헌의 장을 연 것은 아니었다. 해오던 것을 한 것이다.
대림은 ‘사랑나눔’이란 이름으로 보육원, 요양원, 복지회 등과 연계한 지원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쌀이나 휴지 등의 생필품 전달은 기본. 전국 건설현장의 직원들로 구성된 한숲봉사대원들은 해당 지역 내 복지단체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봉사활동으로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사랑의 여로에는 국경도 없다. 전력공급이 원활치 못한 동남아 저개발 국가 어린이들을 위해 태양광 랜턴을 제작해 전하고 있다.
물품 기부도 활발하다. 품목은 사내에서 쓰던 PC다. 지난 2004년부터 자활후견인기관을 통해 국내 장애인과 자활근로자들에게 중고 PC를 기증하고 있으며, 일부는 저개발국의 정보화 교육용으로 후원되고 있다. 이른바 ‘소망나눔’이다.
주업인 건설업의 강점을 살리기도 한다. 지난 2005년부터 ‘행복나눔’을 내세워 소외 계층의 노후한 주거 시설을 고쳐주고 있다. 전문가인 직원들이 직접 기술자로 나서 도배와 장판교체, 단열작업과 LED 조명 교체를 통해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있다. 올해는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와 손잡고 서울, 수도권의 노후주택 밀집지역과 복지단체 시설을 개선하는 ‘사랑의 집고치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연 보존도 사회공헌 사업의 한 줄기를 담당한다. 전국의 현장 직원들로 꾸려진 ‘맑음나눔 봉사대’가 헌걸차게 움직이는데, 반경이 넓다. 서울을 비롯한 10개 권역에서 관할 지자체와 연계해 ‘1산, 1천, 1거리 가꾸기’를 진행 중이다. 2005년부터는 본사 임직원들과 가족, 협력사와 그룹 관계사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분기별로 남산 가꾸기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풍요로운 삶 만드는 메세나 활동
‘대림’하면 허물없이 뒤따르는 단어가 있다. ‘메세나’(Mecenat·기업의 문화 예술 후원)와 ‘미술관’이다.
지난 2002년 서울 서촌에 개관한 대림미술관은 젊은 층이 특히 열광할만한 전시를 기획해 빠르게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코코 카피탄, 닉 나이트, 린다 매카트니처럼 좀체 만나기 힘든 해외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해 예술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림의 문화예술 저변 넓히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젊은 창작자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구슬모아 당구장’을 2012년 개관한데 이어, 2015년에는 서울 한남동에 ‘디뮤지엄’을 열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림 관계자는 CNB에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창출한다’는 한숲정신(창업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문화·행복·사랑·맑음·소망나눔 등 5대 활동을 토대로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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