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닻올린 ‘이성희號 농협’…취임식 대신 딸기농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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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닻올린 ‘이성희號 농협’…취임식 대신 딸기농가로

농업살리기·조직투명화…혁신 행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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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02.11 13:23:42

지난 4일 강원 홍천군 서면 반곡리 풀잎이슬농장을 방문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앞줄 왼쪽)이 딸기 꽃순 제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제24대 농협중앙회 수장에 오른 이성희 신임 회장에게 가장 먼저 붙는 수식어는 ‘50년 농협맨’이다. 반세기 가까이 농협에서만 근무하며 낙생농협 조합장, 농협 감사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내부 사정에 정통해 회장 직선제 도입 같은 농협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산적한 숙제 앞에서 막 닻을 올린 ‘이성희號’의 항로는 어디를 향할까? (CNB=선명규 기자)

4년임기 돌입한 이성희 회장
농가와 소통…현장경영 ‘시동’
공약 보면 농협 현주소 읽혀



이심(李心)과 전심(田心)은 통할까?

“조합장 여러분의 의견을 청취해 농협이 농민과 조합원 곁으로 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당선 소감 중)

이성희 회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농업인 월급제·퇴직금제 도입’이다.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이 농업발전의 초석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선 이후 “농업인 없는 농협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소신을 밝힌 이 회장은 현재, ‘농심(農心)’을 듣기 위해 전국 농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영의 첫 발을 디딘 곳 역시 강원도 홍천군의 딸기농가였다. 지난 4일 이렇다 할 취임식도 생략한 채 임직원 30명과 이곳을 찾은 이 회장은 딸기 꽃순 제거작업 등을 한 뒤 농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회장으로서 첫 일정의 무대를 으레 ‘강당’으로 삼는 것과는 다른 행보. 이날 이 회장은 “앞으로 우리 농촌에 산적해 있는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일선 농업 현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6일 방문지는 충북 진천의 화훼농가였는데, 행선을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졸업식 등의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꽃 판매가 감소돼 해당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농업인으로부터 불편사항을 들은 이 회장은 다각적이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약속했다.

 

지난 6일 충북 진천의 화훼농가를 방문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가운데)이 농업인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겪는 불편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존 틀 깨는 ‘회장 직선제’ 도입

현장 경영으로 시동을 건 이성희 회장 앞에 놓인 암초 같은 존재는 농협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 논란이다.

지난해 국감을 통해 농협이 직원들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고 대출이자 2.87%를 현금으로 보전, 일부 직원이 무이자 특혜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게다가 초고가 무기명 골프회원권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458억원 규모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여기에 농협의 1억원대 연봉자가 4년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좀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선결과제로 꼽히는 것은 회장 선출 방식 변경이다.

그간 농협은 간선제로 회장을 뽑아왔다. 그 과정이 투명치 못해 농업계에서는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왔다. 불법, 혼탁 선거라는 오명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선거철이면 고소와 고발이 이어지는 등 잡음 역시 끊이질 않고 터져 나왔다.

이성희 회장 역시 이 같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핵심공약으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을 내세웠다. 이 회장이 해묵은 과제를 해소해 농협이 이미지를 개선하고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31일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전국 대의원 조합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대의원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체 유효 투표수 293표 중 60.4%인 177표를 얻어 당선됐다. (사진=농협중앙회)


‘50년 농협맨’에 쏠린 기대감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도 ‘이성희號’의 순항을 기대케 하는 것은 신임 선장의 풍부한 경험이다.

1949년생인 이 회장은 올해로 71세다. 지난 1971년 낙생농협에 입사한 이후 50년 가까이 농협에 몸담으면서 주요 자리를 거쳤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낙생농협 조합장을 세 번 역임했고,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았다. 이 외에도 농협보험최고전략위원회 위원,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운영협의회 위원,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등 이력이 화려하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 회장이 당선되자 “각종 농업·농촌 문제와 농협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매우 높아 보여 슬기롭게 조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성희 회장의 임기는 당선일인 올해 1월 3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 회장은 향후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년 추진방안 ▲농축산물유통구조 혁신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구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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