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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이 가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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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1.23 10:50:25

사진=루아크

2019년 대한민국 합계 출산율은 0.90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0.98을 기록해 1.0의 벽이 깨졌는데, 감소세가 전혀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물론 언론까지 ‘인구절벽’ ‘국가소멸’ 운운하며 저출산 위기를 강조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친절하지 않다.

‘아이 가져서 죄송합니다 – 워킹맘 라테파파의 육아분투기’는 현직 부동산 전문기자가 쓴 색다른 육아경험담이다. 여타의 육아일기가 대단한 육아비법과 묘수를 소개하며 ‘제 자랑’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초보 엄마와 아빠가 두 아기를 키우며 겪는 온갖 사건사고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생활감 넘치는 언어로 묘사한다.

문제는 그 안에 그려진 우리 사회의 모습이 결코 ‘아이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직장맘’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짧은 기간에 두 아기를 낳아 키우는 그녀는 분명 '애국자'로 칭송받아야 마땅하지만, 현실에서는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 기간 1년의 절반을 사용하기 위해 회사의 눈치를 봐야 했다. 여전히 많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쓰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공무원조차 육아휴직을 쓰려면 불이익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니 한숨이 나온다.

전업주부가 된 남편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저자 부부는 우리 사회에 흔치 않은 ‘회사 가는 엄마, 아이 보는 아빠’ 커플이다. 어쩌면 장려해야 할 형태지만, 우리 사회 다수의 시각은 여전히 ‘남자의 육아’를 고까운 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테면 일부 마트의 육아휴게실은 주부들만의 공간이어서 남자는 출입하지 못하게 한다. 아빠가 키우는 아기는 어디서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걸까?

다행인 건 그래도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아직은 아이를 낳아 키우기 부족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30년 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분명 더 좋은 세상일 것이란다. 우리 사회가 저자의 소망에 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제 막 초보엄마, 초보아빠가 된 모든 부모들, 이미 그 과정을 지나온 선배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육아·출산정책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김노향 지음 / 루아크 펴냄 / 197쪽 / 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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