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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재계 전망④] ‘희망’ ‘두려움’ 교차하는 보험업계

새해에는 ‘터널’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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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0.01.06 14:35:46

저성장 속 2020년 보험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자년 새해에도 한국경제에 드리운 그림자가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내년 세계경제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우리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새해 국내경제는 세계경기 침체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진이 이어져 2%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2020년 실적을 예측하고 있다. 이번 편은 어두운 터널 속에 진입한 ‘보험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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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터널 속’에 갇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오렌지라이프,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5개 생명보험사의 2019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4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8.4%, 1.8% 줄었다.

이처럼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된 위험손해율 상승이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보험손익이 감소했고,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수익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도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4326억원으로 전년 동기·전분기대비 각각 27.5%, 6.6% 감소했는데 전 보종별 손해율 상승에 따른 보험영업이익 감소폭이 컸고, 신계약판매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비 증가로 사업비율 부담이 커진 탓으로 풀이됐다.

 

(사진=연합뉴스)

장면2, 경기악화에 규제까지…갈수록 태산

올해에도 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경기둔화 등으로 인한 보험계약 실적 저하, 과열경쟁에 따른 사업비 상승,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보험소비자권익 강화 추세에 의한 보험금지급 증가, 금리하락에 의한 이차역마진 확대 및 운용자산이익률 하락,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에 따른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 등이 위협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가입 여력 위축 등으로 수입보험료 감소세가 이어지고, 보험금지급률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저하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손해보험업계도 마찬가지로 내수경기 위축과 장기손해보험 판매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성이 정체되고 투자영업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장기손해보험 등의 손해율 상승, 사업비 지출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 전망: 보험’ 보고서를 통해 생보사들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심화와 변액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 규제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 손해율 상승에 따른 사차익 부진, 손해보험에서 촉발된 신계약 경쟁은 올해에도 딱히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매각 가능 부동산이나 특별계정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원을 갖춘 일부 생보사들은 업계와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은 올 2분기부터 완연한 손해율 개선 흐름이 예상되나 장기 위험손해율 및 사업비율은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보이며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만큼 투자이익은 감소할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보험연구원은 2017년(-1.0%)부터 시작된 저성장 추세가 2020년에도 계속돼 올해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이 0.0%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2.5%), 2020년(-2.2%) 감소해 4년 연속 역성장하고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2019년 3.8%, 2020년 2.6%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보험연구원)

장면3, “위기가 기회” 사업구조 혁신

반면, 위험 요인이 있는 만큼 기회 요인도 분명 있다.

고령화 관련 상품 수요 증대, 디지털기술과 보험의 융합,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및 지급여력비율 개선,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통한 신뢰도 제고, 신지급여력제도·신회계제도 대처를 통한 재무건정성 체질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자동차·실손보험료 인상은 보험사에 있어서는 긍정적 요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손보사는 위험손해율 불확실성, 매출경쟁 지속으로 업황이 추세적으로 좋아진다고 보기 힘들지만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이익은 커질 것으로 봤다. 생보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3사의 순이익이 4.6% 늘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손보사 합산 보험영업이익은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장기보험 사업비율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생보사도 지급률 상승 둔화, 책임준비금 전입액 감소 지속, 사업비 증가 속도 완화, 투자손익 방어에 힘입어 합산 보험손익은 적자 폭 확대 속도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것.

한편, 보험업계가 하향세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있다.

보험연구원 조영현 동향분석실 실장은 CNB에 “현재 보험산업은 구조적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진다”며 “과거에 해왔던 대로 수입보험료 점유율을 목표로 하는 등 외형 확대 전략을 버리고 이제는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제시했다.

업계가 성장성 중심의 경영을 탈피하고 사업구조를 전환해 지속가능성을 꾀해야 한다는 얘기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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