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분쟁과 일본발(發) 수출규제,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여기에다 소비 침체, 기업실적 악화, 실업률 증가 등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내수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이번 편은 단가 인상 등으로 실적 상승세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업계 ‘빅3’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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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빅3’ 성적표 ‘쾌청’
사업재편·구조개선 효과 톡톡
택배단가 인상→내년에도 맑음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70~80%를 점하고 있는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이른 바 ‘빅3’의 올해 3분기 성적은 쾌청했다.
먼저 CJ대한통운은 3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조6218억원, 영업이익은 67.9% 급증한 88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5893억원, 영업익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32.6% 늘었다. 택배운임 인상(평균단가 전년 동기비 3.2%↑)과 곤지암 터미널 고정비 효과로 택배부문 수익률이 개선됐고 글로벌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종합물류기업 한진의 경우,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이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1억원 대비 무려 108% 수직 상승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1조5191억원을 달성했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3년 간 항만물류·해운부문을 중심으로 물류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수지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롯데로지스틱스의 합병으로 재탄생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개선세는 돋보인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174억원, 2018년 -95억원으로 적자였으나 올해에는 흑자로 탈바꿈, 3분기까지 영업익은 205억원을 시현했고 매출액은 1조9951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CNB에 “통합물류법인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현되면서 매분기 실적이 오르고 있다”며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면서 택배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량 늘고 택배비 인상 ‘양수겸장’
이 같은 택배사들의 호조세는 이어질까. 일단 주어진 환경은 나쁘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택배시장의 물량은 전년 대비 약 9.9% 성장한 20억 박스(통합물류 공시 기준)다.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에 따라 택배산업의 지속적인 동반 성장이 예상되며, 주요 유통 업체들의 더 빠른 배송경쟁으로 다양한 배송상품제공을 통한 시장규모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치는 올라간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만지작거리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단행된 약 3~4%대의 택배비 인상이 향후에도 수익성 향상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 따르면 2003년 1박스당 3280원이었던 평균 택배단가는 2015년 2392원, 2016년 2318원, 2017년 2248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업계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경우 2019년 연평균 택배단가를 100원/box 인상시 택배부문 매출액은 1332억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약 666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진 또한 단가가 10원 오르면 매출액은 36억원, 영업이익은 약 18억원 증가하며, 50원 인상시 매출액은 180억원, 영업익은 9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100원 인상 시에는 매출액은 약 359억원, 영업이익은 179억원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임금이 오르는 등 비용 상승 요건이 많아졌지만 외려 단가는 점점 내려가 그동안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충격을 감수해 왔었다”라며 “주요 고객사인 전자상거래 업계 등에서도 이 같은 부문에 공감을 해줬기에 협의 하에 새로운 요율체계를 도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올린다기 보다는 제값 받기가 정착돼 가고 있는 것으로 즉, 택배비 정상화 작업이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