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뉴스텔링] ‘고용’ 감독하는 고용노동부가 채용비리?

공공기관들 경쟁하듯…‘제멋대로 채용’ 국감 도마 위

  •  

cnbnews 이성호기자 |  2019.10.17 10:38:14

지난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년에 한번 있는 국정감사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조국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극도의 찬·반 대립은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드렸다. 이어 급작스런 조 장관의 사퇴 속에서도 대립은 일단락되지 않고 여·야는 다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총선 등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모양새다. 이러한 혼돈의 정국 속에서도 이번 국감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공공기관들의 채용과 관련된 잡음은 조용히 넘어가선 안 될 문제다. 그 어떤 분야보다 투명 공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CNB가 국감에서 나온 채용비리 행태를 정리해봤다. (CNB=이성호 기자)

또 채용비리? 국감에서 의혹 제기
2년 연속 적발 기관 무려 ‘38곳’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결과 ‘불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이번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입수한 과기부의 기관별 채용비리 지적 현황(지난 5월 해당 기관에 통보)에 따르면 국립광주과학관은 심사위원 심사표에 대상자의 가점(5점)을 미리 기입, 평가위원 점수 중 최고·최저 점수 산입 여부를 임의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신규 채용 시 근거 없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 등을 부여했고, 울산과학기술원은 교원 채용 시 이해관계 제척 제도 미수립, 기초 전공 심사 시 외부위원 1/2 미만, 면접심사 시 내부위원으로만 구성 등 특혜성 인사 의혹이 일었다. 한국전파진흥협회는 지난해 사무국장 채용 시 응시자 1명에 대해 서류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시켰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들도 제멋대로 채용이었다. 신보라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청년인턴 운영 계획상에는 응시 자격을 ‘미취업 청년층(만 34세 이하)’으로 취업자 또는 예정자로 제외한다고 명시했음에도 응시 당시 다른 병원에 취업 중이던 응시자 6명을 탈락시키지 않고 뽑았다. 이 중 2명은 지난해 2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학사조교(기간제) 채용 시, 과거 계약 만료로 퇴사한 직원 등 2명을 선발하면서 공고도 하지 않고, 내부검토나 결재도 없이 특별전형으로 임의 채용했다. 이 2명 모두 지난해 2월 정규직이 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지난해 5월 휴직대체근로자(기간제) 채용 시, 가점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외부위원의 의견에 따라 가산점을 부적정하게 부여했고, 같은 해 3월 휴직대체근로자(기간제) 채용 시, 계획상 우대사항을 정하고도 응시자에게 실제로는 미적용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인사위원회 구성 시 외부위원을 참여(서류 1명 이상, 면접 1/2 이상) 시켜야 함에도 기간제 채용 시 위부위원을 미위촉하거나 적게 위촉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도 눈총을 받았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지난해 3월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서류전형을 먼저 실시했다. 기준을 충족하는 자에 한해 면접전형을 실시해야 하지만 면접을 먼저 진행한 후 서류단계에서 부적격자로 처리돼야 할 응시자에게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이 없는데도 자격증 점수를 부여해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뀌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과 한전 계열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종배 의원(자유한국당)은 “한전의 과장급 남편을 둔 배우자가 한전산업개발에 근무하는 경우가 96명인데 이 직원들의 근무처는 대부분 한전 과장들의 소속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아 인사시스템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실제로 한전 임직원들이 한전산업개발에 직원을 추천한 자료가 존재한다”며 “부정청탁 등 채용 비리가 밝혀진다면, 직원 징계 및 기관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한전 측은 “실명이 비공개됐기 때문에 실제 채용여부, 채용형태 및 현재 채용형태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밖에도 코트라(KOTRA)가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코트라의 A 이사는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특정인이 청년인턴으로 지원한 사실을 듣고 직원들에게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에 대한 배려를 요청했다.

이 같은 요구를 받은 팀장과 부장은 청년인턴 담당 직원에게 특정인이 채용되도록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고, 결국 사실이 밝혀진 후 관련된 임직원에게 인사통보·견책 등 징계성 조치가 이뤄졌다.

 

(자료=김경협 의원실)


각양각색 불공정 “왜”

이처럼 공정한 기회를 박탈시키는 채용비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120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5년간의 신규채용·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비리를 점검해 182건을 적발하고 36건을 수사의뢰했다.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 및 해당 공공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올해 7월 기준) 채용비리 점검결과 부정합격자 13명중에서 6명이 현재 수사 중이며, 혐의 처분을 받은 자 3명을 제외한 4명은 퇴출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제대상 피해자는 57명으로 채용이 결정된 사람은 21명(36.3%), 응시기회부여가 12명(21.1%)으로 집계됐다. 피해 구제조치를 통보받고도 응시하지 않은 피해자는 20명이었는데 지난 2014년부터 발생한 채용비리 사안까지를 포함한 탓에 뒤늦은 감이 컸다. 나머지 4명과 관련된 사안은 아직까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같은 당 유동수 의원에 의하면 2년(2017년~2018년) 연속 채용비리가 적발된 기관은 38곳에 달했다.

2년 연속 채용비리 적발 기관은 ▲수사 의뢰: 근로복지공단, 서울대병원, 전북대병원, 강원대병원, 한국건설관리공사 ▲징계요구: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부산대병원, 제주대병원, 충북대병원, 서울대치과병원, 한국국토정보공사,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산업단지공단, 중소기업연구원,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환경보전협회, 서울의료원, 경기대진테크노파크, 남양주도시공사, 성남도시개발공사, 성남문화재단, 안양창조산업진흥원, 파주시시설관리공단, 강원도강릉의료원, 전북남원의료원,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전남복지재단, 경남개발공사, 창원문화재단, 국립극단, 제인스 ▲징계→수사: 경북대치과병원 ▲수사→징계: 한국벤처투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의료원, 경남무역 등이다.

 

(자료=서울시)

 

서울시, 반발한 이유는?

사정이 이런 가운데 이번 국감에서 일부 기관이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불복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는 관련 법령에 따른 능력의 실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체의 평가절차 없이 2018년 3월 무기계약직 1285명 전원을 일반직으로 신규로 채용했는데 이 중 192명(14.9%)이 재직자와 친인척 관계로, 당초 공사가 감사원에 제출한 자체조사 결과(112명)보다 80명이 더 많았다.

하지만 서울시는 감사결과에 일부 불복하며 재심의를 청구한 상태다. 무기계약직이라는 제도 자체를 없애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을 개선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가치를 실현코자 했는데, 감사원이 일반직 전환의 절차를 지적하면서 이와 연계된 정책판단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CNB에 “감사원이 지적한 4가지 사항은 사실과 달라 재심의를 청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재심의를 청구한 4가지 사항은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정책 시행방안 수립 부적정 및 일반직 전환 업무 부당 처리 ▲7급보의 7급 승진시험 추가실시 합의 및 시험 관리 부적정 등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등 용역의 직고용 전환 업무 부당 처리 ▲특수차 운전 분야 채용업무 부당 처리 등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원의 재심의를 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검토·판단했다”며 “소명기회도 있을 수 있기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 감사원이 잘못된 사실관계에 기반한 결과를 내놨다는 얘기로 공방의 추이가 주목된다.

한편,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의하면 최근 5년간(2014~2019년 9월) 감사원이 심의·의결한 재심의청구 사건은 329건이지만 이 중에서 인용된 사건은 33건(10%)에 불과했고 243건(74.1%)은 기각 또는 각하된 바 있다.

감사원은 재심의 청구를 접수한 때로부터 2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하지만 훈시규정인 탓에 잘 지켜지지 않고 건당 평균 처리기간은 330일이 소요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를 둘러싼 논란이 최종 매듭을 지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인용될 지 여부가 관심이다.

(CNB=이성호 기자)
 


▲ CNB뉴스, CNBNEWS,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