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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회장님·행장님의 여름휴가 “올해는 편하신가”

짧은 휴식마저…온통 일 일 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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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9.07.17 09:28:54

4대 금융그룹 회장들의 최근 모습.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기업문화의 화두로 등장했지만 올해도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여름휴가는 ‘일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여러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실적에 비상이 걸린데다, 일부 지주회장·행장들은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이들의 ‘휴가 아닌 휴가’를 엿봤다. (CNB=도기천 기자)

무거운 성적표 들고 휴가 행렬
일부는 임기 만료로 연임 구상
트렌드는 ‘짧게·조용하게’ 대세


주35시간 자율근무, 근속연수에 따른 특별휴가, 평균 2주에 이르는 정기휴가…. 미국·유럽 등 선진국 CEO들의 일상이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지주회장, 은행장들에게는 꿈같은 얘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의 CEO들은 짧게는 3일, 길면 5일 정도 휴가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차 사용을 장려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경영진의 휴식 주기는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특히 은행권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통상 상반기 실적이 나온뒤 휴가를 떠나는 게 관례인데 이번에는 우울한 성적표를 품고 휴가지로 향하게 됐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상반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은행의 주요수입원인 대출 부문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대 마진(예금-대출 간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또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마저 위축된 상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정부의 금리인하 기조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수장들은 편치 못할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조용히 지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들. 이들에게 이번 여름휴가는 연임 도전을 구상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사진=CNB포토뱅크, 연합뉴스)
 

높아진 연임 문턱…무정한 여름

특히 임기만료를 앞둔 수장들은 마음이 더 뒤숭숭하다. 어떻게든 하반기에 좋은 성적을 만들어야 연임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례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1월 20일,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12월 27일,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12월 31일 각각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빈대인 부상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도 내년 3월까지다.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손태승 회장은 내년 3월 회장 임기가, 내년 12월 은행장 임기가 각각 만료된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연임 도전 과정에 바뀐 룰이 적용되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은행권의 지배구조 개혁이 새로운 수장을 뽑는 절차와 맞물려 있기 때문.

금융당국은 지주회장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지금의 회장·행장 추천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개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검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금융지주사들은 CEO 연령 제한, 현직 회장의 회추위(회장추천위원회) 참여 배제,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전문성 테스트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거나 추진하는 중이다.

 

지난 3월 나란히 취임한 지성규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가족·독서·경영구상…최대한 조용하게

이처럼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가장 먼저 휴가일정을 확정한 금융수장은 허인 국민은행장이다. 이달 말 강원도 동해안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 행장은 이른 여름휴가를 선호해왔다. 미리 휴식을 취한 뒤 일찌감치 하반기 경영에 돌입하겠다는 것. 작년의 경우 6월초에 휴가지로 떠났다.

하지만 올해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평소보다 늦게 휴식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허 행장은 11월에 임기가 끝나는 만큼 휴식을 취하며 연임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은 8월에 휴가를 떠난다. 국내휴양지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매년 여름 해비타트와 씨티은행이 함께하는 ‘희망의 집짓기’ 행사에 참가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올해도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이 행사에 참가할 계획이다.

올 연말에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휴가지에서 하반기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대(對)일본 위기상황…불편한 휴식

금융지주 회장들도 대부분 8월에 휴가일정을 잡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정도 짧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올해 초 지주사 전환이 이뤄져 조직개편과 경영쇄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오래 집무실을 비울 수 없는 처지다.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8월 초에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휴가 때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예정된 전쟁’을 읽으며 휴식을 취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5일간의 연차를 썼는데 직원들의 휴가를 독려하기 위해서였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올해도 5일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하반기에 영국과 북유럽 출장이 예정된 상태라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작년에는 8월초 5일간 휴가를 내고 가족과 서울 근교에서 보냈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 조 회장은 당시 ‘역사의 역습’(김용운 저)과 ‘굿 라이프’(최인철 저) 두 권의 책과 함께 했다. 역사의 역습은 동북아 정세 변화에 따른 근원적 접근을 다루고 있고, 굿 라이프는 경영자의 역할론을 담은 책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한금융에게 뺏긴 1위 자리를 어떻게 되찾을 지를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 중순에 일찌감치 휴가를 떠났지만 올해는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에 매달렸던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도 현재로선 휴가계획이 없는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NB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돼야 일의 효율도 증가되는 것이므로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독려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이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일본과의 통상 갈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때라 CED들은 짧은 기간 조용하게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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