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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일본行…삼성전자‧SK하이닉스 득실 따져보니

日당국 수출규제 장기적으론 득? 되레 반사이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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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2019.07.08 10:37:5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의 갑작스런 경제보복 조치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본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3개 품목의 수입 절차를 까다롭게 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형 IT기업들에게 타격을 가하겠다는 시도여서, 단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피해가 크지 않고 ▲오히려 반도체 불황에 호재가 될 수도 있으며 ▲관련 업계의 일본 의존도가 낮아지는 등 장기적으로는 ‘보약’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

이재용, 휴일에 일본行…상황 급박
전문가들 “타격 입겠지만, 극복 가능”
日기업도 당혹…장기적으론 반사이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응하고자 7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반도체 관련 핵심소재 수입의 차질로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직접 사태해결에 나선 것이다. 이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급히 회동을 갖고 일본 리스크에 따른 무역 상황을 점검했다.

이는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에 대한 2종의 수출 규제를 4일부터 적용한다고 전격 선언한데 따른 것이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국의 외환법상 우대제도인 ‘제3의 국가(화이트국가)’ 카테고리에서 한국을 제외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rinated Polymides, 투명PI), 감광액(PR, PhotoResist), 불화수소(HF, Hydrogen Fluoride)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3가지 소재에 대한 허가 제도를 기존의 ‘포괄 수출 허가’에서 ‘개별 수출 허가’로 변경한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사진=일본 경제산업성)

경제산업성 측은 규제의 이유로 “한일 양국의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판단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수출 관리에 엄격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후 7월 4일부터 실제 규제가 적용됐다.

지난 2004년 이후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이 이들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한번 포괄적인 허가를 받으면 3년간 개별 품목에 대해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포괄허가’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이날 0시부터는 20~30일에서 최대 90일까지의 심사 기간을 거쳐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이 가능해졌다. 일본 정부의 재량에 따라서 수출 허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소재의 공급을 일본 기업에 의존해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애플, 소니,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2차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은 생산차질…불화수소‧투명PI ‘대체 가능’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3대 소재는 모두 일본 기업의 점유율이 지배적인 물질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규제는 과연 우리 기업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기적 타격은 입겠지만, 결정타는 아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우선, 감광액의 경우 제재 대상이 차세대 EUV 광원에 사용되는 것에 제한되므로, 현재 D램 반도체의 주요 공정인 ArF나 3D 낸드플래시의 주요 공정인 KrF 광원과는 무관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차세대 7나노 공정(2019년 하반기 양산 예정), D램 1A공정(2020년말 양산 예정)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현재 생산되는 D램, 낸드플래시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차세대 공정의 양산 일정 지연 정도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7나노 공정에 EUV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D램과 마찬가지로 EUV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5나노 공정에서 EUV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미리 적용해보는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화성에 짓고 있는 EUV라인.(사진=삼성전자)

불화수소 역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에칭)과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작의 필수 소재다. 독성이 강하고 변질이 쉬워 재고 관리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화수소의 경우 약 50%를 일본 스텔라, 모리타, 쇼와덴코 등에 의존하고 있다. 공급사 별로 영향은 다르겠지만,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받고 있다”며 “솔브레인, 후성 등 한국산으로 대체하거나 1Y 공정 중 가스를 케미컬로 교체하여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갤럭시 폴드’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 최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필름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일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었으나, 이번 규제로 갤럭시 폴드 양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투명 폴리이미드를 공급받고 있어 일본의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이미 양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 소재 국산화에 연 1조원 투자

한편, 한국 기업이 입을 피해보다 더 큰 것은 일본의 소재 기업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60%를 넘는 수준이라, 한국 기업들에게 제때 수출을 하지 못하면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가 대상 품목을 수출하는 자국 업체에 피해를 주고 한국에서 반도체를 납품받아 완성품을 생산하는 자국 제조사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청사인 한국 기업 측이 구매 리스크가 커진 일본 기업보다는 한국과 대만‧EU 등으로 거래처를 바꾸거나 2원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일본 일간공업신문은 불화수소를 생산에 한국에 수출하는 모리타화학공업 측이 “앞으로 수출 허가가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 기준도 불명확하다”며 당혹감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최근 국내 대법원에서 징용 배상 판결을 받은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주금)의 명예회장인 미무라 아키오 회장도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방안에 대해 “전체적으로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한국이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내에서 스스로 만들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우리 정부는 반도체 소재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대책을 내놨다. 3일 정부는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반도체 소재, 부품, 설비의 개발에 매년 1조원 수준의 집중 투자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기회에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일본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화 비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감광액을 제조하는 동진쎄미켐, 반도체 소재업체 솔브레인, 불화수소 제조업체 후성 등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오르는 분위기다.

이외에 공급 과잉으로 고전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에게 오히려 중장기적 수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단기 생산 차질을 입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지만, 지금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모두 공급이 과잉된 상태라 생산 차질이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 제조사가 과잉 재고를 소진하고, 가격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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