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을 보면 ‘정(情)’은 “무엇을 느껴서 생기는 마음”이라고 정의돼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동어격인 ‘정’은 이 회사 사회공헌을 추동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사회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받아들이고 타개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환경문제가 대두되면 포장지를 줄이고, 친환경 생산설비를 새로 들이는 식이다. CNB의 연중기획 <기업과 나눔> 열여덟 번째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나눔의 시작은 사회와의 소통
‘친환경’ 모토로 이윤환원 실천
교실에 ‘정(情) 문화’ 캠페인도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씨름선수 손바닥만 한 과자봉지를 뜯어 펼쳐봤다면 알 것이다. 생각보다 넓어 옛날에 많이 쓰던 은쟁반 같다는 것을.
오리온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이 ‘장대한 겉옷’의 사이즈를 줄여나가는 계획을 지난 2014년 세워 실행하고 있다. 이른바 ‘착한 포장 프로젝트’. 포장지의 크기는 줄이고 제품의 양은 늘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젝트 가동 6년째, 성과는 어떨까? 그동안 포카칩, 스윙칩, 오징어땅콩 등 주요 스낵제품의 포장지 면적을 과자별로 21~27%씩 줄였다. 그 결과 연간 총 약 1.2㎢(여의도 면적의 40% 가량)를 감소시키는 교과를 거두고 있다.
이달 들어선 파스타칩의 패키지를 기존보다 간소화해 내놨는데, 오리온 측은 이로 인해 연간 축구장 30개(21만㎡) 면적만큼 포장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은 미래의 일로 두고, 당장은 줄어든 포장재 원가에 따라 가격을 다시 책정했다. 파스타칩의 그램당 가격을 50g 규격은 16.7%, 80g 규격은 20% 인하했다.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비자는 보다 저렴해진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여럿 내놨다. 먼저 오리온은 지난 19일 환경 친화적 포장재 생산을 위한 인쇄설비인 ‘플렉소’를 70억원 들여 도입하기로 했다. 플렉소 인쇄설비를 채택하면 연간 잉크 사용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줄일 수 있어 자원 절감효과도 크다.
지난해 제과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녹색 인증을 받은 포장재 적용 제품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제조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을 기존 대비 각각 83%, 75% 감소시킨 것이 특징으로 지난 2017년 오리온과 협력회사가 공동 개발했다.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중국법인에서는 지난해 열에너지 회수 설비 도입, 고효율 보일러 설치, LED 조명 교체 등을 통해 전력 100만W, 물 15만t, 가스 134만㎥를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
러시아법인은 최근 연간 7억개 이상 생산하고 있는 초코파이와 초코보이(초코송이)에 환경 친화적 방식으로 생산된 포장재를 적용했고 하반기에는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교실의 희망, 정에서 찾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 학교 내 폭력을 예방하는 ‘교실에서 찾은 희망’ 캠페인 후원을 시작하면서 그 이유를 “자사가 추구하는 ‘정(情) 문화’가 잘 부합해서”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연상되는 단어가 있을 것이다. 맞다. ‘우정’이다.
이 캠페인은 단체 오디션과 성격이 비슷하다. 우선 참가 대상은 전국 유아기관, 초, 중, 고 학급단위 또는 12명 이상 규모의 동아리다. 이들이 플래시몹 수행 영상 등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뒤 캠페인 홈페이지에 URL과 참여소감을 등록하면 접수 완료. 학생들이 함께 캠페인송 율동 연습과 미션을 해나가며 추억과 우정을 쌓는 데 방점이 찍힌다.
올해는 4월 15일부터 7월 7일까지 ‘따뜻하게 말해줘’를 주제로 진행된다. 언어폭력 예방 차원이다. 이 기간, 오리온은 매주 우수학급을 선정해 총 2000팀에게 1억5000만원 상당의 대형 스낵박스를 제공하고 종료 후에는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곳에 10만여개의 초코파이를 전달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CNB에 “미래의 주역인 아동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건전하고 따뜻한 교실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며 “오리온 고유의 정 문화와 즐거움이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뜻깊은 활동들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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