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의 사회공헌 활동을 관통하는 주제는 친환경이다. 전략은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사업장에서 쓰는 일회용품과 비품을 ‘줄이고 바꾸고 또 쓰는’ 것,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 사막 지역에 나무를 꾸준히 심는 것이다. 단조롭지만, 실천하기란 지난해서 의미 있는 일들이다. CNB의 연중기획 <기업과 나눔> 열여섯 번째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사기 전, 버리기 전 다시 생각’
‘Re:think’ 캠페인에 담긴 철학
에너지 절감하는 장치도 만들어
친환경으로 가려는 일련의 도모는 네 번의 재고에서 비롯한다. 다시를 의미하는 접두사 ‘re’를 쓴 ‘Re:think’ 캠페인을 통해서다.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말 것(Refuse)’, ‘쓰레기를 줄일 것(Reduce)’, ‘반복 사용할 것(Reuse)’, ‘재활용할 것(Recycle)’이 지침이다. 새로울 것은 없다. 몰라서 안 했던 행동들이 아니다. 일상에서 쉽게 쓰고 버려지는 비닐 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처럼 실행법은 간단하다.
공허한 구호는 아니다. 실제로 베이커리를 포함한 모든 식음업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일회용 포크, 나이프 등은 자연 분해되는 소재로 바꿔나가고 있다. 비닐 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 포장재도 개발 중이다.
일선 호텔의 일회용품 감축이 던지는 큰 시사점은 이용객 수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준,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 1위(98.2㎏),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 2위(64.12㎏) 국가다. 같은 해 기준, 국내 호텔 이용객 수는 6370만명(통계청 조사)이다. 사람들이 운집하는 장소에서 플라스틱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간다면, 불명예 타이틀을 보다 빨리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준칙뿐 아니라 건물에 물리적 장치도 구축했다. 에너지 절감이 목적이다. 롯데호텔 구로·대전·울산·명동과 자체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 명동·강남·홍대에 마련한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2017년 기준 연간 135만8112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온실가스(CO2) 748톤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용객들의 캠페인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롯데호텔과 L7의 모든 체인들은 욕실 어메니티(비치 용품)를 천연재료가 주원료인 브랜드로 바꾸고 있다. 이용객들은 이를 쓰는 자체로 환경보호에 동참하게 된다.
기획 상품에도 친환경적 요소를 반영했다. 작년 연말 L7은 페트병에서 추출한 실로 가방을 만들어 화제가 된 에코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PLEATS MAMA)’와 클러치 백을 제작해 객실 패키지 상품에 포함시켰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작은 물건들을 휴대할 수 있는 클러치 백 사용은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친환경 활동”이라며 “고객들의 캠페인 참여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막에 일으키는 녹색바람
녹색행보는 해외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사단법인 미래숲과 진행 중인 ‘띵크 네이처(Think Nature) 캠페인’을 통해서다. 국내에 황사를 일으키는 진원지 중 하나인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서 조림사업을 하고 있는데, 추진비용 마련 방식이 눈에 띈다. 객실 내 침대시트나 수건을 매일 세탁하지 않고 재사용하는 것에 동의한 고객의 수만큼 기부금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금껏 여럿이 합심해 쌓은 총 1억5000만원이 마른 땅을 숲으로 바꾸는 데 쓰였다.
일관된 녹색경영 활동을 공인받은 사례도 많다. 2012년 한중일 호텔 최초 에너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증인 ISO 50001, 2013년 국내 호텔업계 최초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인증하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 18001) 획득이 대표적. 2014년에는 2014 글로벌 스탠더드 매니지먼트 어워드(Global Standard Management Award)에서 호텔업계 최초로 녹색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CNB에 “‘리 띵크’, ‘띵크 네이처’ 캠페인처럼 호텔업의 특수성을 살린 친환경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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