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남북경협 교착상태 장기화, 건설·서비스업 침체로 내수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이번 편은 택배단가 인상으로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CJ대한통운, 한진과 합병 시너지 효과가 주목되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업계 ‘빅3’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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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단가인상’ 추진
한진, 2분기에도 상승세 지속
롯데글로벌로지스, 합병 효과
올해 1분기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80%에 육박하는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물류 빅3’는 평타를 쳤다.
먼저 CJ대한통운의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1.5% 증가한 2조43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이는 글로벌 부문이 고성장한 반면 3자물류 부문 사업이 부진했고, 택배부문 안전·근무환경 인프라 개선 및 리스 회계 기준 반영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
한진의 경우는 1분기 매출액 4752억원, 영업이익 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198.1% 각각 늘었다.
지난 3월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로지스틱스의 합병으로 새롭게 통합법인으로 출발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1분기에 매출액 5399억원, 영업이익 15억8000만원을 시현했다.
이처럼 빅3의 1분기 실적이 비교적 선방했지만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시장은 전년 대비 8.7% 성장했고 연간 물동량은 25억개를 돌파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저단가 영업경쟁의 심화, 고객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는 화주 기업의 증가로 높아진 서비스 요구 수준, 택배 기사 수급 불균형 문제 등으로 인해 부담 또한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 ‘장밋빛 전망’
이에 업계에서는 타개책으로 ‘택배비 인상’ 카드를 전면에 들고 나왔다. 기름값 상승에 따른 수송비 증가, 최저임금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택배단가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므로 가격의 현실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단가인상을 꾀하고 있다. 실제 물품 크기와 중량에 따라 택배단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체적확인시스템(ITS)을 도입했고, 지난 3월부터는 평균 택배가격을 100~200원 인상한 새로운 운임단가표를 기준으로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CJ대한통운의 택배단가는 전년대비 약 4% 인상될 전망”이라며 “ITS 도입을 통해 기존에 제대로 받지 못했던 운임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새 운임단가표로 화주들과 재계약을 추진하는 등 단가인상이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신증권 또한 호조세를 예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택배비 인상 추진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 향상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가능성 높다”며 “2019년 연평균 택배단가를 박스 당 100원 올리면 택배부문 매출액은 1332억원, 영업이익은 약 666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단, 최저임금인상으로 인건비도 약 200억원 늘어날 것이므로, 최종 영업이익 증가분은 약 46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진 역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한진은 CJ대한통운보다 1년 앞선 2018년 이미 택배단가 인상을 시작, 2018년 2.4% 상승했다. 올해에도 1위 사업자인 CJ대한통운이 인상을 시행함에 따라 한진 또한 추가적으로 3.6%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진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4981억원, 영업이익 224억원이 될 것”이라며 “하역에서는 영업일수 증가에 따른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커지고 택배는 2분기에도 처리량 증가 및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택배운임비가 높아질수록 업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아직 택배비 인상 계획이 없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CNB에 “단가를 올리는 건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합병을 하면서 사업 전반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로지스틱스와 합쳐지면서 롯데그룹 내 유일한 물류사가 됐다. 나이스신용평가 등 따르면 롯데 계열사와의 거래관계가 이전 대비 점차 확대됨에 따라 회사의 사업기반이 강화되고 관련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2년 중부권 허브 터미널을 오픈해 택배시장 성장에 대응함은 물론 혁신적 고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사업본부는 올해 화주군별 전담 맞춤 서비스 강화 및 영업-운영조직간 협력 창출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룹사를 비롯한 산업군별 잠재적 화주군 분석‧발굴에 이은 전략적 영업활동 전개로 대형 신규 고객사 수주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