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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순위 새로 쓴 한화…김승연 회장의 ‘승부수’

2011년 10위→2019년 7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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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05.23 10:09:14

서울 종로구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그룹 본사 사옥. 사진 = 한화

재계 순위(자산규모 기준)가 지난해 8위였던 한화그룹이 7위 GS그룹과 순위를 바꾸며 한 계단 상승했다. 한화그룹은 2014년까지만 해도 10위권에 턱걸이했지만,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에 힘입어 9위가 됐고, 2016년에는 8위로 올라섰다. 이번 7위 상승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성장의 비결은 뭘까? (CNB=정의식 기자)

‘승부사’ 김승연, 진가 발휘
M&A 성공할 때마다 순위↑
GS그룹 제치고 7위에 올라
글로벌 위기인 올해가 고비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삼성그룹이 1위였고, 현대차, SK, LG, 롯데가 뒤따랐다.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은 매년 자산총액(공정자산)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이 리스트는 이른바 ‘재계 순위’로 통용된다. 올해 순위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0위권 내 두 기업의 자리바꿈이었다.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과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GS그룹의 순위가 역전된 것.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표. 자료 = 공정위

그간 GS그룹에 이은 8위였던 한화그룹은 2018년 61.3조원이었던 자산총액을 2019년 65.6조원으로 늘리면서, 같은 기간 65조원에서 62.9조원으로 몸집이 줄어든 GS그룹을 따돌리고 7위로 올라섰다. 7위였던 GS그룹은 8위로 밀려났다.

재미있는 건 한화그룹의 이런 상승세가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 순위가 고착화 된지 오래인 10위권 내에서 한화그룹은 지속적으로 순위를 올려온 유일한 대기업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는 13위로 10위권 바깥이었다. 하지만 2011년 10위권 진입에 성공했고, 4년 후인 2015년엔 9위, 2016년엔 8위에 오르며 빠른 상승세를 탔다. 이후 3년간 8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7위에 오르면서 한화그룹의 상승세가 과연 어디에서 멈출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광‧방산‧화학 M&A로 몸집 불려

현상유지도 쉽지 않은 10위권 내에서 한화그룹이 꾸준히 순위를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일단은 김승연 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전부터 적극적 M&A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온 한화그룹은 2010년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 2012년 큐셀(현 한화큐셀) 등 중국과 독일의 태양광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방산과 화학, 금융에 이어 태양광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웠고, 재계 순위도 10위가 됐다.

 

한화토탈 대산공장 방향족2공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이후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등을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며 자산규모가 50조원대로 늘어났고, 재계 순위도 9위로 올랐다.

빅딜의 성과는 놀라웠다. 인수 직후 석유화학 업황이 개선되면서 한화토탈의 영업이익이 2015년 7974억원, 2016년 1조4667억원을 달성하는 호조를 보였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2014년 적자에서 2016년 5547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테크윈과 한화시스템도 호실적을 낸 결과 한화그룹의 재계 순위는 2016년 다시 한 계단 상승해 8위가 됐다.

6위 포스코와 격차 좁혔지만…

그리고 2019년, 한화그룹은 마침내 7위까지 올라섰다. 6위 포스코그룹과의 격차도 줄였다. 올해 포스코의 자산총액은 78.3조원이다. 한화는 65.6조원으로 약 12.7조원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포스코의 자산총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화그룹의 상승세는 뚜렷해 최근 3년 사이 두 그룹의 자산총액 차이가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다. 향후 수년 이내에 포스코그룹과 한화그룹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타 기업에 비해 매출 대비 수익성이 높은 것도 한화그룹의 우상향을 예상하게 하는 근거다. 이를테면 매출액(2018년) 기준으로 보면 한화그룹의 순위는 GS에 못미치는 8위다. GS의 매출이 67.8조원인 반면, 한화의 매출은 60.1조원에 불과하다.

 

2017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 = 한화

하지만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한화의 순위는 훨씬 상승한다. 2018년 한화그룹의 당기순이익은 3.1조원으로 1위 삼성(40.6조원), 2위 SK(22.6조원), 3위 현대차(4조원), 4위 LG(3.4조), 5위 효성(3.2조원)에 이은 6위다. GS는 2.8조원으로 7위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자산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이 좀더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승연 회장의 승부사 본능이 한번 더 힘을 발휘한다면 순위 상승은 보다 쉬워질 수도 있다. 현재 M&A시장에는 롯데카드,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매물들이 등장해 또 한번의 ‘빅딜’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 기업들 중 한 곳이라도 인수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와의 6위 다툼이 한층 유리해진다.

물론 상황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4%나 줄었고, 한화생명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야심차게 시작했던 면세점 사업에서 결국 철수하는 등 불안요소가 많다. 최근 한화토탈 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사고로 수백여 명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도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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