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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알콜은 싫지만 맥주는 좋아”…하이트·롯데칠성 ‘무알콜 음료’ 마셔보니

술 아닌 술? 어디까지 진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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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식기자⁄ 2019.05.15 09:27:30

'워라밸' 열풍 속에 술 문화도 가볍고 간단하게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알콜 도수가 없는 '무알콜 음료'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

주춤하던 ‘무알콜 음료’ 시장이 다시 성장하고 있다. ‘워라밸’ 열풍 속에 술 문화도 가볍고 간단하게 즐기는 것으로 바뀌면서 알콜 도수가 없는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 관련 시장 규모가 이미 100억원에 육박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다만, ‘무알콜’임에도 청소년들은 구매는 물론 마실 수도 없다. CNB가 ‘핫’하다는 무알콜 음료들을 비교·체험해봤다. (CNB=김수식 기자)

‘무알콜 음료’ 성장세 지속
‘맥주 고픈 임산부’에 인기
‘19금’은 지나치단 목소리도


술이 술을 마신다는 말이 있다. 가볍게 한잔하려던 자리에서 취해 다음날까지 숙취에 고생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다. 분위기 맞추려 마신 술 때문에 하루를 아무것도 못하고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사람들이 요즘 찾는 음료가 있다. 알콜을 뺀 맥주인 무알콜 음료, 즉 무알콜 맥주다. 맥주를 즐기는 기자로선 무알콜 맥주가 인기 있다는 게 정말인가 싶다. 그래서 마셔봤다.

‘하이트제로0.00’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구입해 두 제품을 각기 투명한 컵에 따랐다. 두 제품 모두 음료 색은 물론, 따를 때 생기는 거품과 소리 등이 일반 맥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이트제로부터 한 모금 마셨다. 맥주 맛이다. 맥아 맛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이와 달리 저칼로리 문구에 맞는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둘다 맥주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맛이었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컵에 따르자 일반 맥주처럼 거품이 올라왔다. (사진=김수식 기자)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어딘가 밍밍함이 느껴졌다. 일반 맥주 맛에 너무 길들여져 그런가 싶어 맥주 두 모금이 최대 주량인 기자의 모친에게 권했다. 그는 “맥주네”하면서도 “근데 어째 취기가 오르진 않는다”며 의아해 했다.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출시한 '하이트제로0.00'. (사진=김수식 기자)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사진=김수식 기자)

하이트제로는 하이트진로음료가 2012년에 출시한 국내 첫 무알콜 맥주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4200만 캔을 돌파했다. 2017년 대비 5% 이상 성장했으며 출시 초기인 2013년과 비교하면 25%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수입 무알콜 음료가 많게는 0.5% 가까이 알콜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알콜이 전혀 없는 하이트제로가 임산부 등 알콜에 취약한 소비층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가 지난 2017년 출시한 제품이다. 회사 측은 이 제품에 대해 비발효 제조공법으로 만들어 알콜 함량 0.00%에 당류 0g, 저칼로리(30kal)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비발효 제조공법은 일반맥주의 제조공정 중 효모를 첨가해 발효시키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맥아를 당화시킨 후 여과한 맥아엑기스에 홉엑기스와 맥주의 바디감을 부여하는 원료 등을 배합하고 향을 가미해 여과한 공법이다.

보기에는 일반 캔 맥주와 다르지 않다. 하이트제로는 무알콜이라는 걸 증명하듯 ‘0’이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디자인됐다. 이조차도 모자란 듯 전면에 ‘0.00%’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도 무알콜 음료임을 강조하기 위해 0.00%를 빨간색으로 부각시켰다.

알콜 싫어하는 ‘맥주 마니아’ 겨냥

무알콜 맥주는 맥아로 만들어 맥주와 비슷한 색깔과 청량감을 구현하지만, 알콜 도수가 없어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특히, 임산부나 모유 수유 중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아이가 둘인 주부 이가윤(가명·33세) 씨는 “맥주를 좋아해 자주 마셨는데 임신 이후에는 입도 대지 못했다”며 “어느 날 남편이 무알콜 맥주라고 사와서 마셨는데 맥주와 맛이 비슷해서 놀랐다”고 회상했다.

술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위안이다. 직장인 정지운(가명·36세) 씨는 “술을 잘 못 마시기도 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술자리에 매번 빠질 수 없는 노릇”이라며 “회식자리서 혼자 물로 잔을 채우는 게 민망했는데 무알콜 맥주는 그 마음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하이트제로0.00(사진 왼쪽)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사진=김수식 기자)

이 같은 소비자들에 힘입어 무알콜 맥주 시장은 성장세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12년 13억원에서 2013년 50억원, 2014년 61억원, 2015년 62억원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2016년 56억원, 2017년 53억원 등으로 기세가 꺾였으나 지난해 57억원으로 반등했다. 현재 국내 무알콜 음료 시장 규모는 약 1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알콜 없는데도 ‘19금 음료’

하지만 성장의 발목을 잡는 몇 가지 요인도 있다.

우선, 구입이 쉽지 않다. 기자가 편의점 4곳에 갔지만 두 제품 모두 없었다. 심지어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제품 이름을 듣더니 “그게 뭐예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두 곳의 대형마트에 방문했지만 하이트제로만 있고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없었다. 다른 슈퍼마켓 두 곳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다른 매장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큰 홍대 지하철역 부근의 세븐일레븐(편의점)에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구할 수 있었다.

한 편의점 가맹점주는 CNB에 “무알콜 맥주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보니 발주를 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보다는 대형마트 등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청소년이 구입할 수 없다는 점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무알콜 맥주는 ‘음료’ 제품이지만 관련법에 따라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판매해선 안 된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르면 음료가 술병 형태로 포장되면 일반식품이 아니라 술로 본다. 무알콜 음료는 캔맥주 형태라 술병 형태다. 따라서 청소년이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판매처에서는 음료 코너가 아닌 주류 판매대에 배치해 둔다. 제품 전면부에도 ‘성인용’이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전면부에 성인용 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

업계 관계자는 CNB에 “맥주와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기업들도 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청소년 판매금지 등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운전이나 업무 등으로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선보였다”며 “성장하는 무알콜 음료 시장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지금보다 최소 10배인 1000억원 수주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대표 무알콜 음료 브랜드로서 제품의 품질을 더욱 높이고 신제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김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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