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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꿈의 구장’ 5G와 킬러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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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9.05.10 12:04:05

영화 '꿈의 구장'의 한 장면. 사진 = 유튜브

“그것을 만들면, 그가 올 것이다.(If you build it, he will come.)”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 1989)’의 줄거리를 관통하는 문구다. 주인공 레이 킨셀라(케빈 코스트너)는 문득 옥수수밭 한가운데서 이 계시를 듣고 농지를 갈아엎어 야구장을 만든다. 이후 그의 야구장에는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하나둘 찾아오고, 마침내 그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사실 위 문구는 오랫동안 IT업계 종사자들을 사로잡아온 계시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서비스, 끝내주는 플랫폼을 만들면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몰리고, 그 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해 사업자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다는 믿음이다.

실제로 ‘꿈의 구장 이론’은 꽤 많은 상황에서 맞아떨어졌다. 인터넷 초기 시절 초고속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그를 활용한 수많은 사이트, 서비스가 만들어졌을 때, 스마트폰 등장으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됐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기마다 매번 새로운 킬러 컨텐츠(Killer Contents)가 나타나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검색, 커뮤니티, 상거래, 게임 모든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자’로 등극, 전리품을 독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믿음이 조금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이른바 5G 시대 킬러 컨텐츠 부재 논란이다.

 

영화 '꿈의 구장'의 한 장면. 사진 = 유튜브

3G 시대에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프로그램이 대중화를 이끌었고, 4G‧LTE 시대에는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사용자들의 생활 패턴을 장악했다. 하지만 5G 시대의 경우 전에 없이 빠르고 효율적인 망은 깔렸는데, 딱히 이를 활용한 대중적 킬러 컨텐츠가 눈에 띄지 않아, 소비자들 역시 굳이 5G로 이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외 이동통신사업자들 사이에서 5G가 4G와 별다른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애매한 서비스로 남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예전부터 5G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물로 예상돼왔다. 예전과 달리 통신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5G 킬러 컨텐츠를 소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업자들이 5G의 킬러 컨텐츠로 제시하고 있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등이 과연 대중에게 킬러 컨텐츠로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VR‧AR은 스마트폰 만으로는 구현이 어려워 별도의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장비들의 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장비가 있다 해도 낮은 해상도와 어지럼증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당장은 5G의 구세주가 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5G 킬러 컨텐츠 첫 후보, 구글 ‘스태디아’

그렇다면 가장 먼저 5G ‘꿈의 구장’의 주인공이 될 서비스는 무엇일까?

구글이 제시한 신개념 클라우드 게이밍 시스템 ‘스태디아(Stadia)’가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로 예상된다. 지난 3월 20일 구글이 공개한 스태디아는 스트리밍을 활용한 게이밍 시스템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니터와 조이스틱 등 조작부만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게임을 구입할 필요도 없고, 게임기나 그래픽카드 등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비싼 하드웨어를 구입할 필요도 없는 것이 강점이다.

스태디아를 5G의 킬러 컨텐츠로 꼽는 건 5G의 핵심 강점인 속도와 저지연성(Low latency)을 활용하면서도 많은 사용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구글 스태디아 소개 영상. 유튜브 감상 도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구글 

특히 저지연성은 온라인게임을 즐길 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원활히 즐기려면 지연속도가 10~50ms(mili second, 1000분의 1초) 사이여야 하는데, LTE나 와이파이, 유선망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10ms지만 실제로는 100ms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해외에 서버가 있는 온라인게임의 경우 200ms 이상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경우 게이머들은 '게임 랙'이라 불리는 끊김, 지연 현상을 겪게 된다.

5G의 경우 이론상으로는 1ms라는 놀라운 지연속도를 보여주는데, 실제로는 10ms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서버만 있다면 온라인게임 속도가 놀랍게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 스태디아의 경우 각국에 게임서버를 둘 것으로 예상되므로, 5G와 연계될 경우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물론 스태디아 역시 실제 사용자 환경에서 검증된 것은 아니고, 모든 게임에 적용되지도 않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현 시점에서는 5G의 킬러 컨텐츠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서비스로 여겨진다.

그 다음은? 역시 ‘꿈의 구장’ 이론이다. 사용자들이 찾아올 것이고, 그들이 알아서 새로운 구장에 걸맞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낼 것이며, 이를 빠르게 포착해 멋진 플랫폼으로 가꾸는 기업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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