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DMZ 박물관에서 열린 ‘평화경제 강원 비전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담대한 여정 속에서 강원도와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의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 계속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라는 말을 강원도만큼 실감하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이미 강원도는 금강산관광으로 평화가 경제임을 체험했다”고 강조하는 등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함께 남북 경협의 상징인 금강산관광 재개를 또다시 언급한 것은 대북제재 완화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날 강원도 고성 방문은 지난 해 10월 전북 군산을 시작으로 한 8번째 지역 경제투어의 일환으로 강원도에 경제 활력 제고와 평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려는 취지이며, 특히 여기에는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제동이 걸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의 출발점인 4차 남북 정상회담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내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날로, 1년 전 남과 북은 전 세계 앞에서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다”며 “오늘 강원도가 발표하는 ‘평화경제, 강원 비전’은 한반도 평화·번영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겨울 마침내 강원도가 대한민국에 평화의 봄을 불러왔으며, 평창동계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평화올림픽”면서 “남북은 마음속 분단의 철책을 거두고 손을 맞잡았다. 공동으로 입장하고 단일팀을 구성해 함께 땀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강원도가 꿈꾸는 평화경제 핵심축은 평화관광으로 DMZ 최북단인 고성은 남북이 만나는 평화지역으로 탈바꿈되고 있다”면서 “철원 화살머리고지에는 한반도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가 연결됐고, 강릉 ‘바다부채길’과 속초 ‘바다향기로’는 국민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동해북부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수 있으며, 대륙 반대편 사람들이 강릉 바다를 찾아오는 날이 올 것”이라며 “(따라서)동해북부선 남측 구간인 강릉∼제진 간 철도를 조속히 연결하겠다. 동해북부선은 강원도 발전의 대동맥이 되고, 한반도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물류 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강원도를 덮친 화마 앞에서 ‘우리의 힘’이 발휘됐다”며 “강원도민들은 위험한 순간에도 이웃의 안전을 먼저 챙겼고, 스스로 돕는 도민들의 모습을 보며 전 국민이 호응했다. 내 일처럼 서로 돕는 마음이 있다면 불가항력의 재해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정경두 국방·박양우 문화체육관광·김연철 통일·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최근 산불 피해로 인해 현재 66세대 160여명의 이재민들이 머무르고 있는 임시 숙소인 속초 소재 서울시공무원수련원을 찾아 복구 계획을 점검하고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묻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바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한 뒤 복구 작업을 벌이는 자원봉사자와 공무원들의 수고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의 한 음식점에서 송신근 ㈜디피코 대표, 이미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강원지회장, 최돈진 강원아스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손덕규 고성 거진전통시장 상인회장, 정준화 통일산업개발주식회사 대표 등 강원도 경제인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지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강원 지역 경제활동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듣고 “동해안 관광 활성화, 군사보호 규제 완화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