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8.11.20 08:23:14
일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12일부터 의정부시가 운영을 강행한 이른바 '전국 최초 출입통제 시스템 도입'으로 결국 시민들이 시청 출입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제 시민들은 평소 다니던 옆문 등으로는 시청을 출입할 수 없고 정문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한데, 그것도 신분증을 경비실에 맡기고 방문 목적과 방문처를 기록한 후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비로소 출입이 가능하다. 나갈 때는 물론 방문증을 반납해야 신분증을 돌려받을 수 있다.
'출입통제 시스템 도입 결정'에 시민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 이 '출입통제 시스템 도입' 결정에 시민들은 의견을 낼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시민 공청회도 없었고,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통해 정식으로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다. 정작 불편한 것은 시민들인데 결정은 공무원들과 시장이 해 버린 것.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난 19일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28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현주 시의원(자금동, 송산1,2동)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市의 불통 행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출입통제 시스템 운영을 철회하라"며 목소리를 높여 주목을 받았다.
김현주 의원은 "시민의 자율적인 시청 출입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제도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의정부시에서 시작됐다"며 "의회의 동의 절차도 최소한의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예비비를 사용하여 전격적으로 진행된 꼼수"라고 비판했다. 예비비는 수해 복구 등 긴급한 경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성격상 시의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
또한 "안병용 시장께서는 출입통제 시스템 강행을 '선출직 시장의 용기다'라는 말로 정당화했다"며 "44만 의정부 시민들께서 3선의 안병용 시장께 기대하는 용기는 불통의 벽을 세워 보이지 않는 차별과 통제를 만드는 그런 용기가 아니라 아무리 어려운 민원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대면할 수 있는 용기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 90.5% 응답자가 출입통제 시스템 반대"
김현주 의원은 한 언론사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출입통제 시스템 관련 설문조사 내용을 현재 시점에서 공개했는데, 그는 "11월 19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총 90.5%의 응답자가 '출입통제 시스템'을 철거와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4일 단체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출입통제 시스템의 반대 의견을 명확하게 했다. 이들 반대 입장을 표명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부의장인 임호석 의원, 구구회 의원, 박순자 의원, 조금석 의원, 김현주 의원 등 5명이다.
성명서에 의하면 "안병용 시장은 '불통의 장벽'이 될 출입통제 시스템을 즉각 철회하라!"며 "더욱이 안병용 시장은 당을 떠나 대다수 시의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출입통제 시스템'을 재난 재해에 사용해야 할 예비비(1억 2000만원)를 지출하면서까지 강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의정부시 총무과 관계자에 따르면 "출입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기 전 김현주 의원을 만나진 못했지만 대부분의 시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뵙고 동의를 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의를 얻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반대했고,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민들의 (반대)의견이 있기 때문에 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솔직하게 언급했다.
아직까지 민주당 시의원들은 출입통제 시스템 도입에 대한 의견을 언론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들 민주당 시의원들은 집행부의 의견과 시민들의 (반대) 의견 사이에서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도 조만간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로는 의장인 안지찬 의원, 오범구 의원, 김영숙 의원, 이계옥 의원, 김정겸 의원, 정선희 의원, 김연균 의원, 최정희 의원 등 8명이다.
또한 의정부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규현)은 지난 9일 언론에 보도자료 형식으로 성명서를 배포해 "조합원의 안전을 위한 출입통제 시스템이 조기에 정착되기를 희망한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공무원 사이에서도 개별적으로는 찬반 의견이 다소 갈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의정부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의정부시의 출입통제 시스템이 도입된 원인은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시청 본관 로비 점거 농성'이다. 발달장애인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 성인이 되면 갈 곳이 없어 집에서 온전히 부모가 돌봐야 하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마련해 달라며 시장 면담을 요구하면서 총 31일간 점거농성을 벌였다.(CNB뉴스 2018.10.08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부모 점거농성 27일째, 시장 면담 극적 약속...문제 해결될까?' 및 CNB뉴스 2018.10.17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소통에 '장애인부모연대' 점거 농성 해산...경기도 첫 사례될까?' 기사 참조)
CNB뉴스(의정부)=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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