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의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작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인터넷, 디지털경제 로드맵'에 합의했고, 한국은 의장국이 제안한 로드맵 이행 메커니즘을 지지한다”며 “로드맵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APEC 디지털혁신기금’ 창설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각국 경제주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개도국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며 한국은 기금 창설과 운영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히면서 “우리의 협력과 노력이 디지털의 미래를 포용적 성장으로 이끌 것이며 국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여 공동번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함께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됐다. 우리 정부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다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채택했다”며 “포용성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APEC 회원국 간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기회와 호혜적 협력을 보장할 때 우리는 함께 잘살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은 포용적 성장, 포용적 사회,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라며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며 성별·지역·계층·연령에 상관없이 국민 단 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만나 “최근 주요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하면 세계 경제가 다시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은 최근 외환 채무 규제 강화 등 거시건전성을 강화하고 대외채무 동향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각국이 외환시장 건전성을 강화해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세계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IMF가 신흥국들이 거시건전성 제도를 잘 운영하도록 도와주고 세계 경제의 ‘최종 대부자’로서 충분한 대출 재원을 확보해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잘 구축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할지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라가르드 총재는 “IMF에 대한 주요국의 쿼터 확대, 즉 추가 출자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불균형적 성장으로 세계 경제성장과 무역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외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신흥 개도국과 개방통상국들에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IMF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우려를 표하고 올해 연차총회에서 다자주의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신 다자주의’를 주창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하고, WTO(세계무역기구) 개혁을 통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자 라가르드 총재는 WTO 개혁에 여러 국가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