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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기업정책 핫이슈⑯]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권’은 빛 좋은 개살구?

금융사마다 기준 제각각…표준화 입법 추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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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8.11.07 14:52:05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해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자는데 경제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제 보장, 본사의 횡포로부터 가맹점 보호, 대기업과 골목상권의 상생, 재벌지배구조 개편 등을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에 CNB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업정책들을 분야별, 이슈별로 나눠 연재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금리인하요구권’이다. (CNB=이성호 기자)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사에서 주는 혜택이 아니라 대출자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지만 수용률 갭은 큰 편이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는 모르고 은행들은 안지키고
‘인하요구 수용률’ 금융사별 천차만별
제도안내 의무화 및 기준 표준화 시급

‘금리인하요구권’은 말 그대로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대출자가 취업이나 승진, 신용등급 개선, 소득 및 재산 증가 등에 따라 신용상태가 개선된 경우, 자신이 돈을 빌린 금융회사에게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해당 금융사에 신용상태 개선과 관련된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이를 심사해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은행업·저축은행업·여신업·보험업의 금융업권별 표준약관 및 모범규준 등에 명시돼 있다. 

금리인하 인정사유, 적용대상 등 구체적인 사항은 개별 금융사 내규에서 정해 기관별로 상이하게 운영되고 있다. 금융사에서 주는 혜택이 아니라 대출자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지만 수용률 갭은 큰 편이다. 

실제로 장병완 의원(민주평화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의 경우 2017년 한 해 동안 금리 인하를 신청한 건수가 1만8219건이나 이중에 수용된 것은 4912건으로 나머지 1만3307건은 거절당했다. 

올 1월~8월까지는 1만5146건 중에서 4884건만 금리 인하가 적용돼 수용률은 32%에 불과했다.

이를 금융사별로 따져보면 교보생명이 934건의 신청 중에서 920건(98.5%)을 받아들여 수용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화재(신청건수 250건/수용건수 204건(81.6%)) ▲DB손해보험(141건/50건(35.5%)) ▲삼성생명(7065건/2350건(33.3%)) ▲동양생명(110건/25건( 22.7%)) ▲현대라이프(4271건/314건(7.4%)) 등이었다.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에는 74%(신청건수 5744건/수용건수 4250건) 수용률을, 올해 1월~6월까지는 87.4%(6349/5546)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른 이자절감액은 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초 도입(2013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수용률을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 98.4% ▲KB국민카드 97.7% ▲현대카드 78.1% ▲롯데카드 77.8% ▲신한카드 74.8% ▲우리카드 68.8% ▲하나카드 56.3% 순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6년 80.3%, 2017년 79.3%, 2018년 상반기 72.1%로 감소 추세다.

▲주요 보험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비교(2013년~2018.8월). (자료=장병완 의원실)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평균치를 깎아 먹었다.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의 국감자료에 의하면 국내 19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올해 들어 8월까지 42.%에 그쳤다. 이자절감액은 2080억원이다.

이는 전체 신청건수의 65.4%에 달하는 카카오뱅크(62.7%)·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용률이 13.9%로 극히 낮은데서 기인한다. 은행권 수용률은 인터넷전문은행 탄생 전인 2016년까지 약 97% 수준이었다. 

한편에서는 은행들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2017년 금리인하요구권 산정결과, 차주의 신용등급이 상승했음에도 임의로 금리를 낮춰주지 않은 건수가 총 194건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조사결과 대출상담시 금리인하요구권의 내용·신청·심사절차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금융소비자들의 인지도도 떨어지고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에 대해 공식적인 심사를 거치지 않고 접수담당 직원이 접수를 임의로 거부하는 등 미흡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최초 도입 이후 최근까지 국내 카드사별 금리인하요구 실적. (자료=장병완 의원실)


안내의무 미이행시 과태료 부과 추진

이처럼 금융권의 수용률이 업권별, 연도별로 들쑥날쑥 한데다, 규정을 위반한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모바일·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쉽게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시중 은행들에 요청하는 등 바짝 고삐를 죄고 있으며,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대기 중이다. 

김한표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2월 대표발의한 은행법·보험업법·여신전문금융업법·상호저축은행법·대부업법 등 개정안은 금리인하요구권을 법제화해 금융소비자 권익을 보호함이 골자다.

재산 증가나 신용평가등급 상승 등 신용상태 개선이 나타났다고 인정되는 경우 금융기관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를 명시했고, 특히 대출계약시 금리인하요구권을 고객에게 고지토록 강제화했다. 이를 어길 시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 될 경우 금리인하요구권의 존재, 구체적인 내용, 신청절차 등에 대해 숙지하지 못해 신용상태가 개선되더라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한 관계자는 CNB에 “관련 개정안이 정무위에서 커다란 이견 없이 가결됐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로 올라가 계류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 통과가 기대되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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