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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⑱] 北 넘어 러시아로…동방경제 재편 초읽기

‘나진-하산 프로젝트’ 다시 가동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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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10.27 07:22:28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 러시아 철도를 연결하면 유럽까지 한번에 물류를 운송하는 게 가능해지고, 이후 IT 등 우리의 다른 사업영토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은 철도와 가스 등 9개 사업분야에서 경협계획을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CNB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사업 전망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러시아와의 경협 가능성에 대해 다뤘다. (CNB=손정호 기자)

南北 모두 러시아와 경제협력 추진
현대상선·KT 등 북방로드맵 ‘시동’
철도 연결·북극 항로 등 ‘빅 픽처’ 

한반도 화해무드 속에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러시아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10월 말에서 11월 초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9개 분야(철도, 가스, 전력, 항만, 북극항로, 조선, 농업, 수산, 일자리 창출)의 협력방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일명 ‘9브릿지’ 계획이다.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도 시작됐다.  

이런 앞뒤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고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게 되면 남북이 러시아와 함께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상선(현대그룹)은 북방물류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용백 대외협력실장을 팀장으로, 컨테이너사업개발팀, 경영전략팀, 항만사업관리팀, 투자기획팀 등 부장급들이 참여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 북극항로 운항 등을 검토 중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현대상선이 포스코, 코레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다 지난 2016년 중단됐다. 러시아산 광물을 러시아(하산)와 북한(나진) 사이의 철도(54㎞)로 운송해 한국이나 중국으로 수출하거나,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유럽으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다. 

CJ대한통운도 러시아를 통한 북방물류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FESC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페스코는 TSR을 통해 물류사업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페스코와 협력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를 잇는 물류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남북 철도가 연결돼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운행되면 TSR과 연결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스마트시티 등 러시아와의 경협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KT는 연해주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연해주주정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너지, 보안, 교통,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정부의 공공사업에 KT의 ICT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유라시아 지역에 KT의 기술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연해주 농장사업(롯데상사 소유·운영, 9350만㎡ 규모)을 소개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롯데는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제과 등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데, 향후 연해주 농장을 중심으로 기존과 신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러시아와의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통일민주협의회 주최로 ‘남북러 북방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 성원용 인천대 교수(제일 왼쪽)는 러시아를 통해 다양한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손정호 기자)


남북-러시아, 동방경제 청사진

이처럼 러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러시아는 인구(1억4396만명, 세계 9위), 면적(1709만㎢, 세계 1위) 규모가 크다. 지하자원과 고급인력이 많지만, 1인당 GDP(1만1946달러, 세계 63위)는 높지 않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된다.

지난 16일 통일민주협의회 주최로 인천에서 열린 ‘남북러 북방경제협력’ 포럼에서 성원용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는 러시아를 통해 다양한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봤다.

성원용 교수는 “러시아는 동서로 6시간의 시차가 있는 거대한 대륙으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독립국가들과 함께 하는 경제공동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통해 유라시아 지역의 물류와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철도를 연결하면서 러시아로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현지철도의 표준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삼성과 LG는 이미 모스크바에 연구소를 지어서 기술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앞으로 러시아와의 사업교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철도를 연결한 후 이를 TSR과 연결하면 유럽까지의 운송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북극항로(북극해를 통해 유라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항로)로 대규모 화물을 저렴한 비용으로 운송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러 천연가스 협력, 해운·조선업 신시장 개척, 동북아 슈퍼그리드(거대한 전력망) 구축, 농수산업 진출 활성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성 교수의 견해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유라시아 프로젝트가 실현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 후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러시아와 남북 정부 사이의 의견일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러시아를 통하는 유라시아 프로젝트 등 동북아시아 발전 플랜은 매력적”이라면서도 “아직 가시화된 게 아니기 때문에 희망만으로 성장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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