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8.10.17 10:55:47
"우리가 아파하는 데 함께 아파해 준 의정부시청 공무원들,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안병용 시장님, 사명에 충실한 당신들께 고맙습니다." (발달장애인 엄마의 편지 中)
'성인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립을 요구하며 지난 9월 12일부터 '의정부시청 본관 로비 점거 농성'을 해 온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10월 16일 의정부시청 본관 앞에서 해단식을 갖고 총 31일간의 긴 '의정부시청 점거 농성'을 끝냈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이 문제와 관련한 의정부시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발달장애인 부모들과 공무원들이 심각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고 하소연하는 엄마들에게 안병용 시장이 극적으로 면담을 약속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CNB뉴스 2018년 10월 8일자 기사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부모 점거농성 27일째, 시장 면담 극적 약속...문제 해결될까' 참조)
안병용 시장은 이후 실제로 약속을 지켜 농성 29일 만인 10일 발달장애인 부모들 20여 명과 면담해 요구 사항들을 경청했고, 이틀 뒤인 12일에는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과 면담해 4가지 사안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혀 결국 점거 농성의 자진해산을 유도해냈다.
안병용 시장이 약속한 4가지는 무엇?
장애인부모연대가 발표한 성명서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립을 위해 올해 안에 조례를 제정하고, 두 달 안에 긴급 용역을 마무리하겠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또한 경기도와 중앙정부에도 지속적으로 정책 제안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명서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립과 관련해 예산 문제, 경기도 9개 시-군에 관련 조례는 있지만 시행된 곳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2019년 의정부시에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가 설치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며 "이는 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 회원들과 의정부시의 강력한 의지이며, 경기도 31개 시군 중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안 시장이 의지를 표명한 4가지 약속을 첫째로 연내 평생교육센터 설립을 위한 조례 개정, 둘째로 이를 위한 관련 용역도 연내 마무리, 셋째로 이를 진행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협의 및 자문을 듣는 절차 마련, 넷째로 경기도나 복지부 등에 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요청, 추가로 교육부 등의 시범 사업에 응모해 민간단체나 자치단체가 시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등이라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엄마의 눈물의 편지..."내 아이는 그렇게 세상에 내던져졌습니다"
이날 해단식의 끝자락에 한 성인 발달장애인의 엄마가 '안병용 시장님께'라는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에는 "가족의 울타리... 그 곳이 내 아이의 전부인 장소가 됐고, 그렇게 세상에 내던져졌습니다. 버려졌습니다. 먹고 자고, 갈 곳 없고, 할 것 없는 내 아이의 비참함을 보는 어미인 저는 오늘도 공허함 속에서 그나마도 겨우 남아있을 희망을 찾고 찾고 또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 저와 제 가족에게 의정부시는 큰 길을 내주셨습니다. 저희 아이들의 상처와 허물을 모두 보여드렸고, 그 상처를 보듬어 주고 감싸준 당신 덕분에 혼자가 아님을, 함께임을 느껴씁니다"라며 안병용 시장과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함이 표현됐다.
16일 오전에 진행된 '의정부시청 농성해단 및 기자회견'은 (사)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의정부시지회와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발언에는 이미영 의정부시지부 회장, 박영미 의정부시지부 부회장, 김재연 민중당 위원장, 천병삼 민주노총 사무처장, 김수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장 등이 참여했다.
현재 의정부시의 성인 발달장애인 약 1300명 중 발달장애인 200여 명만이 장애인 이용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로 경증 장애인들이다. 정작 돌봄이 필요한 중증 성인 발달장애인들은 부모의 책임 아래 집에서만 돌봄을 받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이들은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평생교육센터를 설립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아직 이들의 요구사항이 시행된 사례가 없어 만약 2019년 의정부시가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를 설립한다면 경기도 최초 사례가 될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11개 구청에서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가 90%의 재원을 부담하고 구청이 10%를 부담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의정부시의 의지에 더해 경기도와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의 지원과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CNB뉴스(의정부)=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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