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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발달장애인 부모 점거농성 27일째, 시장 면담 극적 약속...문제 해결될까?

성인 발달장애인 갈 곳 없어 하루종일 부모가 돌봐..."평생교육센터 신설 요구" vs 市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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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18.10.08 16:20:45



"발달장애아 어머님들, 저 의정부 시장과 면담할 시간을 정해 드리겠습니다. 그 때 만나서 얘기합시다."

 

8일 오전 10시부터 안병용 시장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는 의정부시청 2층 브리핑룸의 닫혀진 문 밖에서는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이 브리핑룸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 "시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외치는 소리들이 뒤범벅이 돼 아수라장이었다. 이들은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학습센터'를 설립해 달라며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시청사 본관 로비에서 현재 27일째 점거 농성 중이다.

 

11시 쯤 기자회견을 마치고 안병용 시장이 브리핑룸을 나가려고 직원들이 문을 열자 밖의 많은 발달장애아들과 그 엄마들이 브리핑룸 안으로 밀려들어와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때 안 시장은 직원들에게 소리치면서 "어머님들 들어오시게 문을 모두 열어드려"라고 지시했다. 결국 몇몇 발달장애아 엄마들이 눈물을 흘리며 안으로 들어와 안 시장에게 발달장애아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무릎까지 꿇자 시장은 어쩔줄 몰라 하며 엄마들을 일으켜 세웠다.

 

발달장애아 엄마들이 안 시장에게 지금이라도 자신들과 면담해달라고 요구하자, 안 시장은 "면담할 수 있는 시간 마련을 약속할테니 그때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그제서야 엄마들은 문밖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장애아 및 엄마들에게 "시장님이 약속을 잡아줬다"며 "시장님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시장과의 면담이 극적으로 이뤄지면서 극으로 치닫고 있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일단락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갈 길이 멀기에 면담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의정부시청에 대체 무슨 일이?

 

8일 열린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은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시청 불법점거 농성에 대한 의정부시 입장'을 밝히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한 자리였다. 


▲8일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청사 점거 농성 관련 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지난 달 9월 12일부터 시청 본관 중회의실 앞 로비를 점거하고 27일 동안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 발달장애인들과 그들의 엄마들은 "발달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6개 정책 과제"를 요구하면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평생교육센터' 설치 요구는 의정부 시와 대립하는 쟁점이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현재 의정부에는 발달장애인 수가 대략 1600여 명이며 이중 20세 이상 성인이 70%를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 20세 이상의 발달장애인들은 갈 곳이 없다. 이들을 위한 교육 내지 돌봄 장치가 거의 없어 장애인은 물론 하루종일 집에서 성인이 된 장애인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에 따르면 "약 1300여 명(장애부모연대 추산)의 성인 발달장애인 중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 등 장애인 이용 시설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는 경우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며 "게다가 시설 이용자 대부분이 경증 발달장애인으로 중증 장애인들은 갈 곳이 없이 오로지 부모의 책임 하에 집에서만 보호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들 엄마들은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근 한 달째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시설 등을 신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이들은 넓은 시청 본관 로비에 텐트를 치고 식재료와 식탁 등도 차려놓은 채 이곳에서 24시간 숙식을 해결하면서 한 달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의정부시청 본관 로비를 27일째 점거 농성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모습. 이들은 성인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평생학습센터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 김진부 기자)


지난 9월 19일 오전 11시에는 (사)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를 중심으로 회원 250여 명이 의정부시청 앞에서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정책 촉구’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장애인부모연대 요구에 대한 의정부시 입장은?

 

이날 안병용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의정부시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참으로 딱하고 민망하고 아직 해결하지 못함에 송구할 따름"이라면서 "이(평생교육센터 신설 및 1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근본적 해결)는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경기도)가 함께 검토 시행할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이러한 사항(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요구)들을 시행하는 시군은 현재 경기도에 없다. 서울특별시에서만 특별시와 구청이 90 : 10의 비율로 재원을 조달해 현재 11개 구청이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정부시도 100% 재원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서울시처럼 90%를 경기도나 중앙부처에서 지원 받아야 그나마 가능한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해결이 난감한 상황이다.

 

안 시장은 "시는 이분들의 요구의 절실함과 필요에 동감해 중앙부서와 경기도에 관련 정책검토와 대책마련을 공문으로 요청했다"며 "(이재명) 도지사에게는 시장이 직접 보고했고 부시장이 시군 부자치단체장 회의에서 보고하고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로부터는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시는 자체적으로 시의 실무부서가 대책을 검토 중이며 시의 행정혁신위원회 긴급 과제로 용역의뢰 할 예정"이라며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탈북자, 다문화가정 및 성인 장애인 등의 평생 교육을 위해 평생학습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것도 도와 중앙부처의 정책적 결정을 통한 지원 및 예산 등이 확보돼야 하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市 "청사 점거는 안돼"...강제퇴거 조치 검토 중

 

하지만 청사 점거 농성과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안 시장은 "청사 내 로비에 돗자리와 텐트를 설치하고, 로비 벽면을 현수막과 벽보들로 가득 메우고, 취사 행위, 숙박, 구호 외침 등을 하는 바람에 불편과 음식 냄새 등으로 시 청사를 찾는 시민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정상적인 업무 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계속된 경고에 불응할 경우 사태 종식을 위해 강제퇴거 조치를 검토할 수 밖에 없고, 불법 농성자들에 대헤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책임 문제를 거론하면서 국과장 등 담당 공무원의 문책 등에 대해 언급했으나 과연 공무원들의 문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안 시장은 자신의 브리핑에서 "물론 책임을 논하자면 이 사태를 원만하고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시장의 부덕과 리더십의 부족이 가장 크고 중함을 말씀드리며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CNB뉴스(의정부)= 김진부 기자
citize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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