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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⑮] 대형건설사들, 北 ‘27개 경제특구’ 노린다

“가자 北으로” 출발 신호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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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09.10 09:10:52

▲북한의 27개 경제특구 계획이 건설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UN과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면 인프라 등 건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남북경협TF를 만들어 미리 대비하고 있다. 기존 개성공단의 가동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북(南北), 북미(北美)관계가 개선되면서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CNB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사업 전망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설사들 이야기다. (CNB=손정호 기자)

주요 건설사. 남북경협TF 구성 붐
매머드급 북한개발, 업계 새돌파구 
대북제재만 해제되면 곧장 北으로

UN과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면 북한은 중국·베트남처럼 개방의 길을 걸으며 대규모 경제특구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북한 전역에 이에 대한 밑그림이 완성된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책방향을 최근 ‘선군정치’에서 ‘경제건설’로 수정했다. 

이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북한 경제특구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있다. 개발의 핵심은 산업단지와 주변 거점도시, 이에 필요한 도로와 철도, 발전소 등 인프라 시설이다. 

현대건설은 대북 7대사업 독점권(명승지 관광, 백두산 수자원, 통천비행장, 철도, 전력, 통신, 댐)을 갖고 있는 현대아산이 남북경협에 나서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03년 평양에 ‘류경정주영체육관’을 건립한 경험이 있으며, 현대아산과 마찬가지로 고 정주영 회장이 이끈 범(汎) 현대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상무급을 팀장으로 하는 임직원 4명 규모의 ‘남북경협 TF’를 만들었다. 북한 내 각종 기반시설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토목과 플랜트를 중심으로 TF를 구축해 수력발전 등 전력산업에 대한 정부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북방사업지원팀을 구성했다. 팀원 2명으로 시작해 점차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GS건설은 인프라와 전력, 재무, 홍보 등 다양한 분야 인재들로 남북경협 TF를 만들었다. 문산~개성 고속도로 사업 등에 대한 정부(도로공사 등)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남북경협 TF를 발족했고, SK건설도 TF 구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대한건설협회도 나섰다. 건설협회는 기존 ‘건설분야 통일위원회’를 ‘통일건설포럼’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6월 말 첫 회의를 가졌다.   

▲북한의 중앙급 경제특구 5곳과 지방급 22곳 모습. 총 3억7400만평 규모로, 공단과 인근 주거생활시설 등을 포함하는 계획이다.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한반도 통일경제 포럼’을 통해 공개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사실상 북한 전체 ‘개방’ 

북한의 경제특구는 중앙급 5곳과 지방급 22곳으로 설계돼 있다. 총 3억7400만평 규모다. 

5대 중앙급 특구는 신의주국제경제지대, 황금평‧위화도경제지대, 나선경제무역지대, 원산‧금강산관광특구, 개성공업지구다. 주로 해안지대와 휴전선 등 외곽지역에 분포해 있다. 

신의주(2480만평)는 홍콩 기업이 개발에 참여하고, 황금평·위화도(347만평)는 정보, 관광, 경공업, 농업 등 4대 산업을 육성하는 북중 경제특구다. 나선(1억4200만평)은 동북아시아 물류 허브단지를 목표로 하며, 원산·금강산(1억6060만평)은 관광벨트를 목적으로 스키장과 골프장, 승마장 등을 만들고 있다. 개성(2000만평)은 지난 2016년 중단된 남북경협 특구다. 1단계에 이어 추가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급 22개 특구는 강령국제녹색시범구, 진도수출가공구, 와우도수출가공구, 송림수출가공구, 신평관광개발구, 강남경제개발구, 청남공업개발구, 은정첨단기술개발구, 청남공업개발구, 숙천농업개발구, 압록강경제개발구, 청수관광개발구, 위원공업개발구, 만포경제개발구, 혜산경제개발구, 무봉국제관광특구, 온성관광개발구, 청진개발구, 어랑농업개발구, 북청농업개발구, 흥남농업개발구, 현동공업개발구 등이다. 

지방급 특구는 대부분 100만평 이하, 투자유치 목표액 2억달러 미만이다. 평양 등 북한 중앙지역과 외곽 등에 골고루 분포해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개성공단과 비슷한 방식으로 경제특구들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은 현대아산이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다가, 북한 측에서 한국 정부의 참여를 요청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00만평의 공동사업권을 갖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LH가 토지사용료(3억달러)와 개발사업 발주, 입주기업 선정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나머지 26개 경제특구도 한국 공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점점 민간기업과 국제자본이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건설·부동산)은 “북한 경제특구는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물리적 토대이자 북한식 개혁·개방의 실체”라며 “개성공단은 인건비와 토지사용료가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30~60% 정도 저렴한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특구는 아직 ‘청사진’ 수준이다. 개성공단 폐쇄와 대북제재로 인해 한발 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라는 두 가지 난제가 풀려야만 속도를 낼 수 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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