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아쉬운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게임사들은 히트작과 성공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 (사진=각사)
2분기 실적 공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은행·증권 등 금융업과 음식료품 업계가 호실적을 보인 반면, 통신·건설·서비스 분야는 전분기에 비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전반적으로는 상반기 실적이 나쁘지 않으나 2분기에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이에 CNB는 업종별로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는 히트작 확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 중인 게임업계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펄어비스 ‘서프라이즈’
게임사들 대부분은 아쉬운 성적표
하반기 환율 청신호, 해외시장 기대
국내 게임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우선 업계를 이끌고 있는 빅3인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를 살펴보면 엔씨소프트만 1년 전에 비해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올 2분기 엔씨소프트는 매출 4364억, 영업이익 159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69%, 325%나 증가했다.
반면, 넷마블은 2분기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음에도 작년대비 실적이 나빠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넷마블의 2분기 매출은 5008억원, 영업이익 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40.8% 줄었다.
넥슨의 매출과 영업이익(2분기 평균 환율 적용)은 각각 4273억원, 1582억원으로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빅3를 좇고 있는 중견게임사들 역시 희비가 엇갈렸다.
펄어비스가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2분기 매출 1127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1.2%, 147.1%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2분기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게임즈도 매출 1116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며 하반기 코스닥 시장 IPO(기업공개)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6월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카카오게임즈는 연내 상장이 목표다.
반면 컴투스는 원화강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이 4.1% 줄어든 1241억원을 기록했으며, 게임빌은 영업손실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매출은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와 펄어비스 뒤에는 '리니지M'과 '검은사막 모바일'이 있었다. (사진=각사)
또다시 확인된 ‘역대급 게임’의 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인기 게임IP(지적재산)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실제 호실적을 낸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라는 IP가 매출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분기 매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리니지M 등의 모바일게임이 2099억원, 리니지(PC) 421억원, 리니지2(PC) 133억원 등으로 리니지와 관련된 게임 매출이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했다.
또한 리니지M의 대만진출 성과로 로열티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156% 오른 924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자신들의 2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펄어비스도 ‘검은사막’ 덕을 톡톡히 봤다. PC게임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흥행에 성공하며 2분기 모바일게임 매출만 8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73.5%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2분기보다 소폭 늘어난 매출을 기록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중국시장에서 성장세가 여전하다. 일본에 진출한 ‘오버히트’와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다크니스 라이지즈’, 140여개국에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M’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부진했지만, 2분기 업계 최고 매출을 올리며 올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넷마블도 해외시장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북미·유럽에 출시한 ‘해리포터:호그와트 미스터리’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쿠기잼’, ‘리니지2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 등이 성과를 내며 2분기 해외매출이 353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71%에 달한다.
1년 전보다 매출이 소폭 하락한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KBO 및 MLB 야구게임’의 지속적인 성과로 2분기 전체 매출의 83%인 103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컴투스 관계자는 CNB에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소폭 줄어들게 나왔지만 사실 2분기 동안 지속된 원화강세로 인한 손실 영향이 컸다”며 “지난 7월 서머너즈 워의 성공적인 길드 콘텐츠 추가 등으로 작년 이상의 성과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게임빌은 ‘MLB 퍼펙트이닝 2018’, ‘자이언츠워’, ‘가디우스 엠파이어’, ‘로열블러드’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의 65%를 넘어설 정도로 증가,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처럼 게임업계 전반의 해외시장 매출이 커진 가운데,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원화약세(달러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상반기에 1000원대 중후반에 머물던 환율이 지금은 1130원 안팎까지 치솟은 상태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환차익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박 롱런(Long-Run)게임, 글로벌 공략은 국내 게임업계의 트렌드”라며 “게임사 대부분 여기에 초점을 맞춘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