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8.08.10 10:41:00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오전 9시 25분 특검에 출석한 지 약 20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5시 20분께 드루킹과의 대질신문 및 조서 검토 등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김 지사는 “저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며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이 바뀐 것 전혀 없습니다”라며 “저는 경남으로 내려가서 도정에 전념하고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김 지사 귀가 현장에는 지지자들과 시위대가 모여 밤새 구호를 외치는 등 소란을 빚었으며, 특히 김 지사가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뒤따라온 보수단체 시위자가 김 지사의 옷을 거세게 잡아끌면서 목덜미를 가격하는 불미스러운 일을 겪기도 했다.
김 지사는 특검이 전날 밤 10시 30분부터 이날 새벽 2시까지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실시한 대질신문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오후 8시께 출판사를 찾아와 킹크랩 시연을 지켜보고 ‘사용을 허락해 달라’는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한 반면, 김 지사는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1차 수사 기간을 보름 남긴 특검은 이날로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그의 진술을 분석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나, 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또한 2016년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오는 11일께 참고인으로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수사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이날 오전 5시 20분께 두 번째 특검 조사를 미치고 귀가하던 김 지사의 뒤통수를 한 차례 가격하고 뒷덜미를 강하게 잡아끈 혐의(폭행)로 50대 남성인 천모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천 씨는 특검 앞에서 김 지사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성향 집회 등을 생중계한 적 있는 인물로 알려졌으며, 이날 약 20시간의 특검 조사를 마친 김 지사가 특검 건물에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후 대기하던 차량으로 이동하자 뒤에서 김 지사의 머리를 가격한 데 이어 뒷덜미를 잡아 강하게 끌었고, 이에 김 지사는 몇 발짝 끌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