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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핫 실적②]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희비쌍곡선 “왜”

LG생건 웃었지만…하반기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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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8.06 14:40:25

▲국내 면세점 뷰티매장에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을 살펴보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장사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 가량 증가한 4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수치라 실적 모멘텀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무역분쟁과 환율 불안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해 앞날을 점치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에 CNB가 업종별로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들여다봤다. 이번 편은 뷰티업계 양대 기둥을 형성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다. <편집자 주>     


LG생건, 고가 브랜드 승승장구
아모레, ‘사드 늪’에서 못 나와
하반기 재격돌, 판세 바뀔지 주목 

정통 뷰티기업 선두그룹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이들 기업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악재를 이겨내고 부진한 실적을 극복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부진을 면하지 못한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초 목표와 달리 실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아모레퍼시픽의 2018년도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3조2179억원, 영업이익은 448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간 매출 3조2683억원 대비 1.5% 줄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5089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연결기준 3조3118억원, 영업이익은 550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간 매출 3조468억원 대비 8.7% 늘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4921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에 신사옥 준공을 완료해 임직원들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은 뼈아프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사드악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 매출 6조7000억원에 영업이익 1조 8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발생한 사드 여파로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LG생활건강에 2년 동안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내어줘야만 했다.

그렇다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상 최대 실적을 처음 달성한 2016년 2분기 당시 영업이익만 3097억원에 달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사드보복으로 영업이익이 1304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올해 2분기 1703억원을 달성하면서 2년 만에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다. 

실적부진은 판매전략과도 연관있다. 실제로 해외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측면도 있지만 브랜드 가치하락에 따른 경쟁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에 “아세안·북미·유럽 등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새판짜기가 진행되고 있는데다가 브랜드 개편에 따른 전략세우기에 집중하다보니 실적성장이 다소 주춤했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통산 상반기 매출보다 하반기 매출이 더 높으며, 하반기 아리따움 편집샵 리뉴얼 개편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화장품 브랜드 해외공략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 상해 한 시중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후·숨·오휘’ 브랜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뷰티업계 양대 기둥 엇갈린 실적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실적을 이번에도 경신했다.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바로 화장품 사업이다. ‘후’·‘숨’·‘오휘’ 등 고가 브랜드 전략에 따른 것. 그 중 럭셔리 화장품 군에 속해있는 ‘후’ 브랜드는 매년 연매출 1조원 달성을 이끌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후’는 올해 7월 집계된 총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상반기 전체매출 3조3118억원의 약 30%가 ‘후’ 브랜드에서 나온 것이다. 국내·해외 전반에서 고객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꾸준히 찾는다는 점과 해외시장을 발 빠르게 공략했다는 점도 성장세를 이끈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은 화장품 사업과 비교했을 때 다소 실적이 저조했다. 생활용품 2분기 매출은 3372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6% 줄었고,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27.9% 감소했다. 음료사업은 소폭 성장했다. 2분기 매출은 3620억원으로 1.8% 늘었고, 영업이익도 457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 2014년 아모레퍼시픽에 화장품 업계 1위를 내줘야 했지만 사업 전 분야에 걸쳐서 꾸준하게 성장한 결과 지난해 2분기부터 1위 자리를 탈환해 견고세를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CNB에 “화장품 브랜드가 워낙 많아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놓인 시점에서 후·숨·오휘 브랜드가 계속해서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는 것은 유의미하다”면서 “중국 등 해외매장에서 우리 브랜드를 찾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 매출은 국내가 65%로 비중이 큰데다가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코스피에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3일 종가기준)은 19조7883억원으로 16위에 올랐으나 아모레퍼시픽은 16조1638억원으로 20위에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까지는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달리 LG생활건강은 이대로라면 하반기에도 목표치 달성이 가능해 무난하게 영업이익 1조 클럽의 반열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 사업실적에 따라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고자 아모레는 대규모 정비를 통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고자 판매수량 제한 규정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브랜드 가치 보호차원에서 브랜드별 구매 수량을 5개로 한정했으나 품목별 수량 5개로 규제를 낮췄다.
 

▲아리따움 편집샵 강남점.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리따움이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 메가샵(가칭)은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다. 기존 로드샵이나 H&B스토어(디럭스토어)와 다른 뷰티 콘셉트로 내세운 전문 멀티샵 플랫폼으로 바뀐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를 비롯 다른 유명세가 높은 타사 뷰티브랜드를 유치해 해외관광객 확보 및 국내 고객잡기에 나선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의식해 대외적 리스크를 줄이고자 기존에 다져놓은 중국·아세안(베트남·홍콩·태국·싱가폴) 등지에 ‘미쟝센’·‘려’브랜드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북미·유럽권에도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를 주축삼아 추가 브랜드 입점에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호주·중동·인도 개척 등 해외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에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다 보면 브랜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신중한 전략을 통해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속도가 당장은 느리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LG생활건강 본사 사옥.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반면, LG생활건강은 하반기에도 화장품 사업에 중점을 둔 가운데 부진했던 생활용품 사업 보완에 나선다. 화장품의 경우 ‘후’·‘숨’·‘오휘’ 등 고급화 전략을 계속 고수해나가되 중국·베트남·싱가포르·홍콩 현지에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CNB에 “화장품은 트렌드가 생명이다보니, 해외콘셉트에 맞도록 마케팅을 강화해 신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 힘을 더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최근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의 매출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다가 여름휴가철을 맞아 유커(중국단체관광객)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만큼 고삐를 바짝 쪼이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는 화장품 업계의 하반기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CNB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부터 면세점 구매수량 제한을 완화한 만큼 하반기 면세점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중국 마케팅전략 강화 및 여러 브랜드 신규 해외진출이 예정되어 있어 매출 회복에 따른 이익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럭셔리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 전년동기 68.8%에서 당기 77.7%로 꾸준히 커지는 등 외형성장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흐름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생활용품 사업은 구조조정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데다가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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