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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GS·CJ·롯데홈쇼핑…‘패션 PB’에 사활 건 이유

자체브랜드 경쟁 치열…전통 패션기업들은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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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5.23 15:39:10

▲지난 3월 서울 소공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 2층 더웨이브 매장에 한시적으로 선보인 LBL·izel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롯데홈쇼핑 블로그 캡처)


홈쇼핑업계가 패션 부문에서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이하 PB)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연 매출만 1000억원이 넘는다. 패션PB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장규제가 크지 않은데다가 차별화 전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CNB가 홈쇼핑 기업들의 패션PB 실태와 전통 패션기업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CNB=김주경 기자)

홈쇼핑기업 자체 패션 브랜드 ‘우후죽순’
고급화 시도하며 백화점 시장에 ‘도전장’
전통기업들 “제품질 달라” 애써 태연한척  

TV홈쇼핑들이 패션 PB브랜드로 한 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방송을 통한 PB 고급화 전략이 먹히면서 고객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련 현상은 합리적인 가격과 제품의 다양성 등으로 자체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기인한다. 홈쇼핑 의류제품을 ‘질 낮은 저가상품’으로 취급했던 예전과 달리 ‘캐시미어·양가죽’ 등 고급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홈쇼핑 브랜드는 회사 전체 매출향상을 견인하는 ‘알짜배기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에 대한 비용부담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여기에다 시장규제도 느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존 패션기업의 브랜드 유치보다 자체브랜드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홈쇼핑이 백화점·온라인몰 등 전통 유통업체와 경쟁하는데 있어 기존 상품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과거 백화점이 내놓은 상품 구성을 따라하거나 단순히 박리다매 중심의 싸게 파는 형식이 아닌 자체상품을 기획해 내놓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만 3개의 신규 브랜드가 등장했다. 

매출도 쏠쏠하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홈쇼핑 패션 PB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정도 증가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CJ오쇼핑의 경우 지난해 자체 브랜드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20%에 달했다. 롯데홈쇼핑도 자체 브랜드 매출이 전체 패션사업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6년 패션 PB ‘LBL’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초 izel 브랜드를 내놨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4년 ‘조르쥬레쉬’를 시작으로 2015년 ‘샹티, 다니엘에스떼’, ‘페스포우’에 이어 2016년 ‘LBL’ 단독 브랜드로 패션 PB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 결과 ‘LBL’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금까지 누적 주문금액이 약 1800억원에 이른다. 

해외에서도 ‘LBL’ 브랜드가 인기다. 지난해 11월 대만 ‘모모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LBL코트는 불과 한달 만에 1만3000세트가 팔렸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지난 2월에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LBL SPORT’, 캐주얼 브랜드 ‘아이젤’ 브랜드를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LBL SPORT와 아이젤은 첫방송에서 1만7000세트가 판매되는 등 반응이 좋은 편이다. 

▲CJ오쇼핑은 단독으로 ‘VW베라왕’ 자체 PB브랜드를 내놨다. 5월 24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VW베라왕 2018SS 루비스Ruby's 썸머수트 상품. (사진=CJ오쇼핑 홈페이지 캡처)


CJ오쇼핑은 업계 중 PB브랜드가 가장 많다. 지난 2015년 단독으로 ‘VW베라왕’을 선보인 데 이어 ‘셀렙샵 에디션’, ‘씨이앤 태용’, ‘장 미쉘 바스키아’, ‘키스 해링’ 등 약 20개 자체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VW베라왕은 웨딩드레스로 유명한 베라왕 뉴욕본사와 손잡고 내놓은 브랜드로 론칭 2년 만에 누적 주문액 17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자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GS홈쇼핑은 패션 PB ‘쏘울’, ‘SJ와니’, ‘마리아 꾸르끼’, ‘비비안탐’, ‘모르간’, ‘로보’를 단독 보유하고 있다. 특히 ‘쏘울’ 브랜드는 2012년 첫선을 보인 후 누적 주문액이 26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은 1000억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J와니’는 손정완 디자이너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개발한 브랜드로 2016년에 이어 지난해 히트상품 순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뒤늦게 경쟁대열에 합류했지만 ‘가성비’와 ‘프리미엄’ 투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라씨엔토’에 이어 올해 2월에 출시한 ‘밀라노 스토리'로 패션시장 공략에 나섰다. 연간 500억 매출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정세현 인하대 겸임교수는 CNB에 “홈쇼핑업계가 고급화된 PB 브랜드로 재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PB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홈쇼핑업계는 PB브랜드를 통해서 빠른 속도로 패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물산, LF 등 전통 패션기업들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기존에 형성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홈쇼핑에서 새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해서 시장흐름에 위협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것.

패션업계 관계자는 CNB에 “같은 캐시미어로 만든 제품일지라도 백화점 캐시미어 니트와 홈쇼핑 캐시미어 니트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백화점 제품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완벽한 품질을 보장하는 반면 홈쇼핑은 다소 비싼 소재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쇼핑 입장에서는 자체 패션 브랜드로 시장을 노리는 것은 수익성이 가장 크지만 시장의 규모를 키우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는데다가 기존 브랜드를 제치고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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