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지난해 대선 이전에 포털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필명 드루킹) 씨를 만났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보고를 받고서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으로부터 송 비서관 관련 보도에 대해 보고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밝히면서 송 비서관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사례비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한달 전 민정수석실의 조사 당시 파악한 내용으로는 총 네 번을 만난 가운데 처음 두 번에 걸쳐 한 번에 100만원씩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송 비서관은 2016년 6월 자신의 양산 선거를 도운 A부부의 소개로 김경수 의원실에서 김 의원과 함께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 7, 8명을 만나 20분간 짧은 대화를 나눈 후 다시 의원 회관내 커피숍으로 이동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100만 원을 받았으며, 두 번째 모임에서도 100만 원을 받고 그 자리에서 “이제 사례비를 주지 않더라도 필요하면 간담회에 응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송 비서관은) 경공모 회원들이 정치인을 부르면 소정의 사례를 반드시 지급한다고 해서 받았다고 한다. 경공모 회원들의 간담회 성격에 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간담회 사례비‘가 된 것“이라며 ”여비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송 비서관이 양산에서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이런 사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송 비서관이 ‘댓글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등 불법적 댓글을 말하는 것으로, 이런 것은 상의하지도 않았고 시연한 적도 없다”며 “단지 만났을 때 ‘좋은 글이 있으면 회원들 사이에서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달라’라는 말은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 몇 차례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 있다고 한다”며 “기사 링크 등은 전혀 아니고 정세분석 관련 글이나 드루킹이 블로그에 실었던 글을 읽어보라고 (송 비서관에게) 전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송 비서관이 드루킹 사건을 보고 ‘왜 우리 지지자가 마음이 바뀌었을까’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보도가 퍼지자 ‘조금이라도 연계된 것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 생각해 민정수석실에 알렸다고 한다”며 “조사는 4월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대면조사 형식으로 이뤄졌고, 송 비서관도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선 시기에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면 캠프의 누구라도 (지지자를) 만나는 것이 통상적인 활동이며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드루킹과 연락한 점이 없기 때문에 조사종결을 한 것”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조사종결을 하면서) 문 대통령에게도 특별히 보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통령께 송 실장 건과 관련해 내용을 종합해 보고드렸다”며 “대통령은 보고를 받으시고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을 하라’고 말씀주셨다”고 말해 조사 결과 발표가 문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