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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3)]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경협 재개에 들뜬 철강업계

가뭄에 단비 같은 ‘한반도 철도’, 돌파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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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5.21 09:45:43

▲철도건설을 중심으로 남북경제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철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자, 철강업계의 기대감은 커지는 중이다. 사진은 'DMZ-트레인' 관광 열차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질 전망이다. 이에 CNB는 남북경협의 수혜주로 부상한 우리 기업들의 앞날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세 번째는 북한 내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로 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 기대되는 철강업계다. (CNB=손강훈 기자)


내수·수출 답답한 철강업계
경협으로 수요증가 기대감
北 새로운 시장 될지 주목 

미국의 철강수입 제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남북경제협력’이 희망이 되고 있다.

남북정상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동해선(강릉·고성·제진·금강산) 및 경의선(서울~신의주), 경원선(서울~원산) 철도를 연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들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철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동해선 및 경원선 개발은 총 2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데, 이 중 철도레일 구축을 위한 사업비는 2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규모다. 

이미 통일부는 경원선 남측 구간 공사를 연내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철원에서 월정리역까지 9.3km 구간과 월정리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2.4km 구간이다. 2015년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에 착수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바 있다.  

한반도 전역을 기준으로 잡으면 그 파이는 더욱 커진다. 정부의 ‘한반도 통합철도망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북한 내 7개 노선의 개량·신설 및 유라시아 철도 연계에 38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철도망에 38조원을 투자할 경우, 철도 선로에만 850만톤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국내 봉형강 수요 2338만톤의 36%로, 금액으로 보면 6조2000억원 가량이다.

개방으로 인해 예상되는 북한의 철강소비 증가도 국내 업체에게 기회가 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북한의 조강(강철) 생산량은 121만톤으로 같은 해 소비량(152만톤)을 충족하지 못했다. 설비 노후화와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이 철도를 중심으로 남북 간 인프라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북한의 철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세계철강협회와 유진투자증권은 북한의 철 소비가 2045년이 되면 4480만톤까지 늘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이 늘어나는 철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족시키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에게 새로운 철 공급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국제시세 대비 10% 이상 저렴한 북한 철광석을 쓸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철광석 매장량은 약 50억톤으로 전 세계 8위 수준이다. 특히 남북간 교통연결이 마무리될 경우 육로를 활용할 수 있어 수입에 드는 비용은 더욱 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경협, 멀리 봐야”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 빅3 중 가장 큰 경협 수혜자로 꼽힌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을 생산·판매하는데다가, 철도 건설과 관련된 봉형강 생산도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남북경협의 문을 열었던 현대그룹 창업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관련된 기업이라는 점도 현대제철에게는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남북경협은 1998년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제철과 생산하는 제품 품목이 거의 유사한 동국제강도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건설 분야에 대한 협력이 본격화 될 경우, 동국제강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철근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키운다.   

과거 북한으로부터 무연탄을 수입해 사용했던 전례가 있는 포스코는 북한 철광석이나 연료를 수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품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 이익을 보겠다는 것.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달 24일 열린 2018년도 1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북한의 무연탄을 제철소에 활용했었고 나름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해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검토해왔다”며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증권시장에서도 빅3 철강사가 남북경협으로 실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언제든지 상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례로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후 꾸준히 오르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주가는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통보한 16일 하락했다.

정하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추진 시기와 투자계획이 나오기 전까지 실적 추정치에 (남북경협 기대감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의 철강 수요 성장은 단기·테마성 이슈가 아닌 중장기적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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