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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프로젝트(2)] “개성공단 재개는 한반도 경제지도 바꾸는 첫걸음”

[인터뷰]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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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5.16 15:09:45

▲개성공단기업협회 신한용 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순간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질 전망이다. 이에 CNB는 남북경협의 수혜주로 부상한 우리 기업들의 앞날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이야기다. 지난 9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만나 다시 맞은 한반도의 봄날에 대한 기대와 소회를 들었다. (CNB=김주경 기자)


남북경협은 ‘한반도 신경제’ 구심점
북미정상회담이 개성공단 운명 결정
“살얼음판 딛는 심정으로 기다린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등장한 ‘남북경협’ 조항은 우리로선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만큼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에 있어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지난 11년 간 응어리가 한 순간에 녹아내리는듯 합니다” 

지난 27일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신한물산 회장)의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지 2주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마음 속 벅참과 감동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년 2월 남북관계 악화로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124개에 이르는 입주기업들은 2년 3개월 째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4.27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한껏 들떠 있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사진=김주경 기자)


신 회장은 판문점 선언의 의미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이번 선언은 남북 두 정상이 만나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언급했다는 자체도 굉장한 일인데 생각지 못하게 남북경협 조항이 담겨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선언문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언급한 것은 빠른 속도로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면서 “개성공단에는 인프라나 기본적인 설비가 이미 갖춰져 있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빠른 시간에 복구가 가능해 이곳에 사무소가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언제가 될 지는 우리도 정부도 알 수 없다”며 “판문점 선언에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명시한 것은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해 금강산관광 추진에 대한 의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며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연내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그는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 경제제재가 걸려 있어 우리 정부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UN과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일차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 향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기도 파주시 소재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연내 ‘개성공단 재가동’ 희망적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동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온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기업들은 일부 미국언론이 보도한 북한 시설물 유출 의혹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데다, 현지에 두고 온 시설물이 잘 보존·유지되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정부가 우리 방북신청을 허가해 시설물을 둘러보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선언을 계기로 자체 TF팀을 구성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현안들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비해 추진해야 할 사항들을 논의 중에 있으며 조만간 정리되는 대로 발표 하겠다”며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문 닫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5년 2월 개성공단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개성공단)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보험제도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보험은 최대한도가 70억원에 그치는데다가 피해액의 90% 수준까지만 보장해주고 있다”며 “한도를 폐지하거나 보장액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당시 124개 입주기업들 중 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76곳에 불과했다. 보험에 가입한 기업들도 시설투자금만 건질 수 있고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은 어디서도 보상받을 길이 없었다. 

신 회장은 판문점 선언문에 포함된 경의선(서울·개성·평양·신의주) 및 동해선(강릉·고성·제진·금강산) 철도·도로 연결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남북 교통망이 연결된다는 것은 남북경협과 인적왕래의 시초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남북경협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 회장은 북미정상회담의 향배에 따라 경협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남북 정상간 만남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성사되면 남북경협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다”면서 “동해·환황해·접경지역 등 3개 경제벨트로 나누고 벨트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펼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기업들이 남북 경제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주길 당부했다. 그는 “대기업들은 정권의 성향에 좌우되는 리스크가 큰 사업에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며 “기업으로서는 ‘이윤’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는 점 잘 알지만 경제특구가 조성되고 여기에 대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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