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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그루터기①] 포스코 50주년 전시회, ‘철의 향연’ 펼쳐지다

다음달 8일까지…28명 작가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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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8.04.17 08:56:11

▲김창환 작가가 철근을 사용해 완성한 'Shark'(왼쪽 위. 사진=선명규 기자)

기업에겐 저마다 ‘그루터기’가 있다. 사업의 이정표 제시는 물론, 깊게는 정체성까지 담아낸 공간을 이른다. 포스코에겐 ‘포스코미술관’이 그루터기다. 올해로 쉰 살이 되는 동안 제철보국(製鐵報國)에서 문화보국(文化報國)으로 사시(社是)를 하나 더 늘렸고, 그 상징이 된 미술관을 중심으로 ‘기업 메세나’의 표본이란 평도 얻었다. 회사 창립 50주년 축하연도 신구(新舊)작가의 예술작품들과 함께 한 달 간 미술관에서 열린다. CNB가 그 현장을 다녀왔다. (CNB=선명규 기자)

미술관과 인연 있는 작가 28명
‘쉰살 포스코’ 헌정 작품 선보여
달항아리·철근상어 등 시선강탈

지난 4일 서울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지하 1층 ‘포스코미술관’ 들머리에 ‘Hommage to POSCO’란 문구가 붙었다. 포스코 쉰 돌(4월1일) 기념전의 첫 날, 전시장엔 나이와 작업방식도 상이한 신진·중견작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포스코미술관에서 전시 경험이 있거나 금속을 주재료로 쓰는, 직간접적 인연이 있는 28명의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권남득 작가는 2007년 포스코청암재단이 주최한 ‘2회 스틸아트어워드’ 대상 출신이다.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는 강익중은 포스코센터 로비의 명물인 초대형 달항아리 ‘선릉에 뜬 달’의 작가다. 한경원 작가는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심병건 작가는 스틸아트어워드에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대부분 포스코미술관을 통해 작업 기회를 넓히고, 다시 한 번 이름도 알렸다.

전시장은 철의 향연이다. 거칠고 투박한 재질이 예술작품이 되어 관람객을 맞는다. 철강 회사의 반세기 회고(回顧)에 빠질 수 없는 소재인 철을 향한 오마주라 불러도 손색없다. 차가운 소재만큼이나 주제도 날카롭다. 김윤희 큐레이터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탐구, 산업화로 인한 문제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철에 빛을 쏘면 그림자로 실체가 드러나는 엄익훈 작가의 작품(사진=선명규 기자)


총 76점의 작품은 회화, 조각, 영상 아트 등 다채롭다. 엄익훈 작가의 추측 불가능한 철제 조각 앞에선 관객이 일제히 고개를 갸웃거리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언뜻 형상을 알 수 없는 철 구조에 빛을 쏘면 풍선을 든 아이와 연인의 모습이 벽에 그림자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김 큐레이터는 “이 작품을 오래 관찰하면 매직아이처럼 핵심이 되는 유닛(구성 단위)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고 귀띔했다.

철근공이기도 한 김창환의 작품엔 작가와 생업의 삶이 함께 묻어난다. 건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그에게 철은 일상의 일부. 그는 이번 전시에서 곧은 철근을 매끄럽게 꼬아 자유롭게 유영하는 상어를 선보인다. 깔깔한 물성을 오브제로 멀끔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작업 과정을 상상하면, 작가의 고집스러움이 겹쳐 보일 수밖에 없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미술관 측은 참가 작가들로부터 ‘포스코 50주년’ 축하메시지를 받아 작품 옆에 게재했다. 김 큐레이터는 강익중 작가의 “한글과 달항아리가 담고 있는 조화의 정신으로 세계를 감싸고 연결하는 선구자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는 말이 이번 전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했다.

▲청암재단이 주최하는 포스코스틸아트어워드에서 2007년 대상을 받은 권남득 작가의 '철의 호흡' (사진=포스코미술관)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시민과 가까운 또 다른 문화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숲에 과학관, 공연장, 전시관을 갖춘 ‘청소년창의마당’을 만들어 문화예술과 체험교육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현상공모가 마무리 되면 개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성희 포스코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포스코만의 전유물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높일 수 있는 명물로 만들겠다”며 “문화로 국가와 국민에 보답한다는 자세로 이런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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