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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모바일앱·드론·VR…‘안전과의 전쟁’ 나선 건설사들

건설업계 사고 방지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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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3.17 08:34:19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공사현장에서의 인명사고로 '안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안전관리에 힘쓰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모습. (사진=손강훈 기자)

최근 공사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자 건설사들이 안전관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드론을 통한 작업장 감시, 가상체험기구(VR)를 이용한 적응력 높이기 등 다양한 첨단기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정부도 안전관리 규정 강화에 나섰다. CNB가 확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들여다봤다. (CNB=손강훈 기자)

연이은 건설현장 인명사고
건설사들 이미지 실추 심각 
‘안전’ 최대 이슈로 떠올라

지난해 12월 5명의 사상자를 낸 평택 타워크레인 사고와 지난 2일 8명의 사상자를 기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구조물 추락사고 등 대형 인명피해가 잇따르면서 공사현장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경·검찰의 수사는 물론, 사고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공사가 중단된다. 

무엇보다 이미지 타격이 크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엘시티와 인천 송도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연달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불감증’에 걸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에서만 46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는 전체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 수에 5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토교통부는 2022년까지 건설현장 사고 사망자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발주청 안전관리 활동 평가·공개 ▲안전관리 소홀로 중단 재해가 발생한 경우 입찰참여 제한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 안전 강화 등의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안전관리에 나서고 있다. 강력해질 정부 규제를 피하기 위함은 물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전은 뒷전’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각 사마다 매뉴얼을 정비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등 ‘안전’에 힘을 쏟고 있다.  

▲2016년 12월 싱가포르 T301프로젝트 현장 내에 설립된 GS건설의 안전혁신학교. (사진=GS건설)


특히 별도의 시설을 마련해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눈에 띈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2006년 ‘안전혁신학교’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전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숙하며 안전교육을 받는다. 올해 1월 기준으로 1만4387명이 교육을 받았다. 학교로 올 수 없는 현장이나 일용직 노동자를 위해 출장교육도 진행 중이며, 2016년 12월에는 해외(싱가포르)에도 안전혁신학교를 개소했다.      

삼성물산은 ‘건설연수원’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건설현장처럼 꾸며놓은 실습관에서 추락과 낙상사고 등 안전사고를 직접 경험해보거나, 안전모·안전화 같은 장비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올해를 ‘안전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한 대림산업은 연내 안전체험학교 설립, 임직원과 협력회사 직원에게도 안전교육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며, 롯데건설은 안전 생활화 캠페인을 전개해 전 임직원의 안전의식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창원 대원 꿈에그린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한화건설 직원들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건설)


‘사고 원천봉쇄’가 4차산업혁명 화두 

건설사들은 관리·감독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대우건설은 ‘선 안전, 후 시공’ 원칙을 적용해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높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 현장 공사책임자와 안전관리자에게 안전대책을 확인받도록 하고 있다. 현장소장 주재 하에 ‘위험성평가회의’를 실시, 작업순서와 작업방법 등을 토의하며 위험요인을 사전에 찾아낸다.

SK건설은 CEO 직속 ‘안전·보건·환경실(SHE실)’이 안전전략 수립과 실행·관리 업무를 주관하고 있다. 각 사업별로 특화된 SHE실을 운영해 현장을 관리한다. 

현대건설은 안전사고 발생 비율이 주말과 휴일에 높다는 점에 착안해 본사 상시점검단과 현장 일일점검단 등이 ‘주말 현장 특별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GS건설은 본사에서 올해부터 시공안전팀과 공사관리를 담당하는 CM팀이 모든 현장의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과정을 직접 감독하고 있다. 

모바일앱(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안전관리도 시선을 끈다. 

한화건설은 자체개발 모바일 앱인 ‘HS2E’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장에서 안전환경 개선 및 예방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면 누구나 즉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관련 내용을 입력해 올릴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현장 전체 직원·협력사 직원과 공유하고 후속 조치까지 이뤄지는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복잡한 문서작업이나 서류절차가 필요 없이 안전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대부분 대형사들은 자체 개발한 모바일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직원들이 가상체험기구를 착용하고 추락하는 사고 상황을 가상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첨단 IT기술도 안전에 동원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가상체험기구(VR)을 통해 실제로 작업하는 장소를 3D로 체험, 위험요인을 미리 인지하도록 하고 현장 노동자들이 추락사고 등을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드론’을 통해 작업현장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이를 3D로 모델링해 공정을 계획·관리하는데 이용한다. 지상에서 놓치기 쉬웠던 지형지물, 현장 노동자, 장비 등을 파악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는데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CNB에 “최근 크고 작은 건설현장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건설사 CEO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안전을 강조한 부분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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