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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주거복지 로드맵’ 건설사에 독일까 약일까

“웃어야 돼 울어야 돼?” 업계 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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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2017.12.02 08:19:17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그동안 막혀있었던 수도권 공공택지를 민간기업에게 일부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건설사에게 힘이 될 것이란 전망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기업에 수도권 공공택지를 일부 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수도권 토지 확보에 주력했던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공공택지 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져 별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가 건설사에게 득이 될 수 있을까. (CNB=손강훈 기자)

수도권 택지공급 기대감 솔솔
과잉공급 미분양 양산 우려도
주판알 튕기며 잠못이루는 밤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 청사진’을 지난달 29일 공개했다. 이날 발표된 ‘주거복지 로드맵’의 핵심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연간 20만호씩 총 10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등의 방법을 이용하겠다는 방안도 함께 내놓았다.

그 중 건설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민간분양용 공공택지다. 연간 8만5000호를 공급하는데 이 중 6만2000호 정도가 수도권에 배정된다.

이를 두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에게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 신규 아파트를 지을 땅을 구할 수 없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입지가 좋은 경기도에서의 물량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실 건설사들은 택지 확보에 난항을 겪어왔다. 수도권은 여전히 주택수요가 크지만 주택을 지을 땅이 부족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 주택 공급과잉과 가계부채 증가를 이유로 정부가 수도권 지역 택지 공급 조절에 나서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에 더욱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건설사들의 내년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해외사업의 부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년 일정규모의 공사물량을 수도권에서 확보한다는 점은 단비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시장에서도 이번 대책이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 전망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거복지로드맵은 공공주택의 시공을 담당하게 될 일부 건설사의 외형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공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일부 중견건설사의 사업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택지공급으로 건설사가 재건축·재개발 이외에 아파트 공사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사업성을 고려할 때 별 실익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크다. 서울 시내 재건축·재개발 공사현장. (사진=손강훈 기자)


‘늪’ 인줄 알면서도…

하지만 수도권 주택택지 확보가 건설사의 수익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토지는 공공성이 우선이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이번 대책은 ‘공급확대로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공공주택을 많이 제공, 아파트 매매수요를 줄여 전체적인 주택가격을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그린벨트 해제 등으로 만들어진 수도권 택지가 민간건설사에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직접 사업을 진행하려면 건설사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여러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경기도에 있는 땅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보통 인기 있는 주택부지는 교통, 문화시설, 교육 등의 주변 여건이 중요한데, 새로 공급될 수도권 택지는 그린벨트 내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확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방안이 건설사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정부가 민간택지를 공급하면서 어떤 조건을 달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공공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기조를 볼 때 사업성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주택 사업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르면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기금출자, 공공택지 등 공공지원을 받아 8년 이상 임대되고 초기임대료, 임차인의 자격 제한 등을 적용받는 주택이다. 박근혜 정부가 민간 임대시장 육성을 위해 도입했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사실상 폐지하고, 입주자격 강화와 초기 임대료 제한 등을 도입해 공공성을 강화했다.

문제는 뉴스테이 조차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망설였던 건설사가 규제가 더 심해진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겠냐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임대사업 참여와 관련 세제혜택, 자금마련 지원 등의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임대사업은 수익성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회사가 참여하려면 정부의 과감한 지원안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번 대책을 보면 임대사업에 동참할 유인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거복지 로드맵으로 인해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대규모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반면, 서울의 주택 물량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시세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은 반사이익?

한편 이번 대책이 오히려 건설사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지역 집값 하락을 불러일으키며 이 지역 분양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번 방안으로 서울과 경기도의 집값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수도권에만 62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는 대부분 경기도 지역이다. 즉 서울 지역 주택은 물량이 없어 가치가 올라가고 경기도는 물량이 많아 가치가 하락한다는 뜻이다.  

실제 대책 발표 후 경기도 광주, 용인, 평택, 남양주, 수원 동탄 등에서 부동산 시장은 더욱 냉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임대아파트가 경기도에 생기는데 지금 서둘러서 아파트를 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경기 남부 지역은 이미 분양가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는데, 이번 정부 대책으로 인해 관망세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는 비상이다. 당장 이달에만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금호건설, 호반건설, 태영건설, 우미건설 등이 경기도 지역에 1만2191가구를 분양하는데,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택지 공급보다 경기도 지역 분양침체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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