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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믹스나인’과 ‘더 유닛’은 왜 ‘프듀’보다 궁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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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7.11.13 17:06:03

▲(위부터) ‘프로듀스 101’ 시즌 2, JTBC ‘믹스나인’, KBS 2TV ‘더 유닛’ 방송 화면 캡처.

요새 JTBC ‘믹스나인’과 KBS 2TV ‘더 유닛’의 출연진이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 식상하다. 왜일까?


한때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계의 트렌드를 이끈 바 있다. 2009년 엠넷 ‘슈퍼스타 K’가 서인국이라는 스타를 탄생시키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허각, 존박 등 꾸준히 스타를 탄생시켰고, 슈퍼스타 K의 인기에 자극받은 방송사들이 ‘위대한 탄생’ ‘케이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중은 식상함과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는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끈 슈퍼스타 K 또한 시즌이 거듭될수록 관심에서 멀어졌고, 2015년 시즌 7 종영을 끝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내년 새 시즌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지기도 했으나 엠넷 측은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엠넷이 이번엔 타깃을 바꿨다. “한물갔다”고 느껴졌던 오디션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다. 슈퍼스타 K가 일반인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면, 이번엔 국내 연예기획사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 여러 기획사의 연습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오디션을 보는 프로그램은 없었던 터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신선함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대국민 투표 속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즌 1에서 걸그룹 아이오아이, 시즌 2에서 워너원을 탄생시켰다. 특히 시즌 2는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상반기 방송계를 압도하는 큰 파급 효과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에 자극받은 방송사들이 과거 슈퍼스타 K를 따라했던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믹스나인’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양현석이 국내의 다양한 기획사를 돌아다니며 인재를 발굴해 최종 9명을 선정하는 콘셉트다. ‘더 유닛’은 연예계에서 데뷔를 했으나 실패를 맛본 아이돌을 위한 오디션이다. ‘믹스나인’은 JYP 엔터테인먼트의 숨겨진 실력파 연습생 신류진을 공개해 화제를 이끌었다. ‘더 유닛’ 또한 스피카로 활동했으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던 양지원 등을 재발견하는 무대를 선사해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관심은 가지만, 프듀 때만큼 많이 궁금하지는 않다. 두 방송에는 봤던 얼굴이 또 등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 유닛’엔 프듀 시즌 1에 출연했던 허찬미 등의 출연 소식이 알려졌고, ‘믹스나인’에도 프듀 시즌 1, 2에 출연한 한혜리, 박우담, 우진영, 조용근 등이 재도전에 나섰다. 이들에 대한 반가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프듀 시즌 2가 끝난 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처음만큼의 신선함이 없는 것도 사실. 그리고 ‘더 유닛’의 경우 데뷔했지만 실패를 맛본 아이돌이 대거 출연하기에 비슷한 사연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따라서 진부함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편집이 중요한데 오히려 “자막이 매우 올드하다” 등 편집이 더욱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는 혹평도 있었다.


겹치기 출연도 있다. 그룹 에이스는 멤버 5명 중 3명이 ‘믹스나인’에, 2명이 ‘더 유닛’에 출연했다. 이로써 에이스의 이야기는 ‘믹스나인’과 ‘더 유닛’ 모두에 등장하게 된다. 그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지만, 다른 방송을 보더라도 뭔가 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출연진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국민 투표와 출연진 모두가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까지, 구성 방식이 프듀의 ‘픽 미’와 ‘나야 나’ 무대를 다시금 떠오르게 하며 진부함을 주고 있다. 앞선 사례로 ‘아이돌학교’가 있다. 프듀 2가 끝나고 바로 시작된 아이돌학교는 프듀의 구성을 거의 전부 그대로 가져다 썼다. 그 결과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 매주 0%의 시청률을 보이며 씁쓸히 퇴장했다.


또 ‘믹스나인’과 ‘더 유닛’은 아직 정체성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더 유닛’은 실패한 아이돌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 또는 데뷔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출연진을 등장시켰다. ‘믹스나인’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양현석의 심사 기준으로 대중을 잘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믹스나인’ 3회는 1.7%, ‘더 유닛’ 4회는 5.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각각 1회와 비교해 떨어진 수치를 보였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지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아빠 어디가’를 시작으로 아기를 돌보는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사라졌다. 이후엔 ‘쿡방’, ‘먹방’ 열풍이 불어 TV만 틀면 음식을 만들고 먹는 모습이 나왔다. 요즘엔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콘셉트의 방송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 하나의 유행이 생기면 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대중이 피로감을 더욱 빠르게 호소하는 경로이기도 하다. ‘믹스나인’과 ‘더 유닛’이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각 방송만의 특징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방송을 이어간다면 그저 프듀를 어설프게 따라한 프로그램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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