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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유통업계 잔칫날? ‘빼빼로데이’ 두 얼굴

매출 올리기 백태…뒷맛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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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7.11.11 08:20:32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김유림 기자)


매년 11월 11일 빼빼로데이가 다가오면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는 단 하루의 대목을 잡기 위해 판촉 경쟁을 벌인다. 올해 역시 플로리스트 디자인 패키지부터 인공지능(AI) 챗봇까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업체의 상술이란 걸 알면서도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쓸리는 모양새다. (CNB=김유림 기자)

대형마트·제과업계 대목잡기 혈안
소비자들 상술 알지만 지갑 열어
유래도 뿌리도 없는 씁쓸한 풍경

11월 11일 ‘빼빼로데이’는 군대에서 발렌타인데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소포가 도착하는 날로 꼽힌다. 1993년 영남지방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할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전 세대가 인식하고 있는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는 연인끼리 초콜릿과 사탕을 주고받는 반면 빼빼로데이는 친구나 직장동료 등 지인들에게 ‘감사’와 ‘격려’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7년 해태제과 스틱데이 기획제품. (사진=해태제과)


이에 올해도 식품업계는 빼빼로데이 특수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우정과 의리를 강조한 빼빼로데이 기획제품 17종을 준비했다. 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챗봇 ‘빼로’를 선보였다. 빼로는 채팅창에서 간단한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게 어울리는 빼빼로를 추천한다. 

해태제과는 지난 2013년 일본 글리코사로부터 ‘포키’를 공식적으로 들여온 이후 11월 11일을 ‘스틱데이’로 고쳐 부르고 있다. 포키는 글리코가 1963년 출시했으며, 사실은 빼빼로의 원조다. 빼빼로는 롯데가 1983년 국내에 포키와 비슷하게 만들어 내놓은 과자인 격이다. 

올해 스틱데이 슬로건은 ‘행복을 나눠요’다. 이에 맞춰 해태제과는 행복을 상징하는 ‘레인보우’를 콘셉트로 다양한 포키와 프리츠를 패키지에 담았다. 포키의 다양한 맛을 원한다면 모든 포키 종류가 들어간 파란색 패키지를 고르면 된다. 오리지널 포키를 뺀 극세, 딸기, 블루베리, 녹차 4종으로만 구성된 초록색 패키지는 좀 더 저렴하며, 보라색 패키지는 오리지널과 극세만 채웠다. 또 대형 포키 극세 패키지와 케이크박스 모양의 대용량 상품도 준비했다.  

▲롯데제과의 챗봇 ‘빼로’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김유림 기자)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신제품 20여종을 출시했다. ‘기브 유어 하트’를 테마로, 한 쌍의 커플을 상징하는 캐릭터 패키지에 위트 있는 메시지들을 담아냈다. 최근 무심한 듯 따뜻한 말투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에 착안, 패키지 중앙에 ‘알면서, 관심’, ‘오다 주웠다, 선심’, ‘빵 먹고 갈래? 흑심’ 등을 캐릭터 아래에 넣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내 베이커리 브랜드 ‘데이앤데이’, ‘밀크앤허니’에서 기획제품 30여종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3사 역시 각종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다양한 빼빼로 할인과 함께 경품도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빼빼로 행사상품 2만5000원 이상 구매 고객에 한 해 5000원 상품권을 증정한다.
 
아울러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은 전용 프로모션을 따로 마련했다. 롯데, 오리온, 해태, 크라운 상품을 각 2만5000원 이상 구매 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한다. 오리온은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기프티콘(30명)’, 해태제과는 ‘롯데시네마 기프티콘(50명), 크라운제과는 ‘스타벅스 기프티콘(50명)’을 전달한다.

▲이마트의 피코크 스틱 플라워박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조선호텔 플로리스트가 패키지 디자인한 초코스틱 플라워박스를 선보인다. 피코크 초코스틱 플라워박스는 사랑, 감사 두 가지를 테마로 플로리스트가 엄선한 프리미엄 꽃다발을 패키지에 형상화한 것이다. 피코크 초코스틱 플라워박스는 허쉬 초콜릿과 참깨스틱이 조화된 피코크 초코참깨스틱, 체다치즈분말을 함유한 피코크 초코치즈스틱이 각 2개씩 구성됐다. 

홈플러스는 단독 상품으로 기존 10배 이상 크기의 자이언트빼빼로(1452g)를 선보인다. 또 빼빼로데이 관련 상품 2만5000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벅스 90일 모바일 무제한 듣기 상품권을 한정 수량으로 증정한다. 

알바 세대, 선물비용 부담 느껴 

편의점 업계는 이달 초부터 빼빼로데이 마케팅 총력전에 들어갔다. 특히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매출 올리기에 치중하기 보다는 가맹점주와 본사간 화합의 의미로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처음으로 가맹 경영주를 대상으로 빼빼로데이 세트상품 디자인 공모전을 시행한 것. 

GS25는 1000여 점포에서 응모한 디자인 중 세 개를 선정해 상품을 제작했다. 특히 GS25 남양주금곡점을 운영하는 전지현 경영주가 제안한 ‘북빼로’는 가장 참신한 아이디어로 꼽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빼빼로만 주고 받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을 함께 선물하자는 의미로 책+빼빼로세트+디퓨저+페페로로쉐로 구성된 선물세트다.  

▲GS25의 북빼로. (사진=GS리테일)


GS25는 경영주가 제안한 아이디어인 만큼 원활한 판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알뜰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전했다. 제작된 상품은 나만의 냉장고를 통해 판매를 진행하며, 상품의 매출은 본사가 아니라 공모전 수상 점포의 매출로 반영한다. 

이밖에 롯데에서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피카츄 등 캐릭터 상품 100여종을 내놨다. 고가의 기획 상품보다는 일반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한 것이 특징이다. BGF리테일의 CU는 보노보노 빼빼로 시리즈 판매에 들어갔다. 

이처럼 쏟아지는 데이 마케팅 속에서 소비자들의 속내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빼빼로데이가 상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의 고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0대 회원 32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빼빼로데이 선물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꼈다. 

게다가 특정상품인 ‘빼빼로’가 기념일로 쓰이는 것을 두고 “제과업체의 상술”이라는 비판도 매년 제기된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빼빼로 단일 품목으로 약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전체 연매출(1078억) 중 약 5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경쟁사들은 초코파이데이, 써니텐데이, 에이스데이, 야쿠르트데이, 고래밥데이, 제크데이 등 각종 상표명을 붙인 ‘데이’들을 우후죽순 만들어내고 있다. 야쿠르트데이는 빼빼로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생긴 날이며, 오리온의 고래밥 데이(12월12일)는 12라는 숫자가 고래와 닮았다고 해서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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