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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보험계약 고지의무 ‘논란’ 어떻게 손볼까

자발적 알릴의무→수동적 전환 추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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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7.10.12 10:38:06

▲국회에는 보험 계약전 고지의무 수동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사진=이성호 기자)

보험을 가입할 때 계약자는 본인의 병력(病歷) 등을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 이 고지의무(알릴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사는 보험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변경할 수 있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축소할 수 있다 보니 민원발생의 다발구간이기도 하다. 소비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현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회 상임위에 개선안(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돼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고지의무 위반시 계약해지 사유
보험사·보험소비자간 분쟁 구간
“작성자 불이익 원칙 지켜져야”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함에 따라 향후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상법 개정안은 정운천 의원(바른정당)이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보험대상자)는 보험자(보험회사)가 고지를 요구한 사항에 대해 고의 또는 중과실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알린 경우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함이 골자다.

고지의무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보험계약자인 보험소비자는 보험사가 계약의 체결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의 병력(病歷) 등 중요한 사항을 자발적으로 알려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즉 소비자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알리안츠생명·메트라이프생명·신한생명·메리츠화재·현대라이프생명·현대해상·동부화재·롯데손보·흥국화재·KDB생명·KB손해·The-K손해·MG손해 등에 보험을 가입할 때 자발적(적극적)으로 본인의 건강 상태를 알려야 한다.

현 상법에 따라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사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당하거나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보니 보험사와 보험소비자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민원을 제기한 건수는 2016년 한 해에만 1424건에 달한다.

이에 개정안은 소비자에게 부여된 자발적 의무를 보험사가 질문한 것에 대해서만 답하도록 응답적(수동적)으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법사위 검토보고에 따르면 수동적 고지의무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복잡하고 다양한 내용의 보험상품이 등장, 고지해야 할 사항이 점차 세분화·전문화되고 있어 보험에 관해 전문적 지식이 없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중요한 사항을 스스로 알아서 고지할 것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 보험전반에 관해 보험자에게 지식의 우위성이 있으며, 현재로서는 고지의무 위반이 악의가 없이 발생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화·인터넷에 의한 보험판매가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계약자가 질문에 답변하는 형태로 계약체결 절차가 진행, 질문내용에 없는 추가적 사항 등을 고지할 의사가 있더라도 이를 실제로 이행하기가 어려워 적극적 의무로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

마지막으로 보험기술의 향상으로 보험사는 위험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조사할 능력이 제고, 이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높아졌다. 보험자가 직접 조사하면 보험계약자보다 중요한 사항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으며, 질문표를 통해서 중요한 사항을 손쉽게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에서도 보험 상품별 문의 항목에 대한 자율성이 주어진다면 굳이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험업 감독규정 시행세칙 '계약전 알릴의무 사항' 캡처.


“질문내용 알기 쉽게 소비자 중심으로”
 
한편, 수동적 고지의무로 바뀐다고 해도 능사가 아니라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법사위에 따르면 특히 보험자가 추상적·포괄적으로 고지를 요구하고 이에 대해 보험소비자가 불고지를 하거나 추상·포괄적으로 알릴 경우 고지의무의 이행 여부에 관해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소지는 여전히 상존한다.

더불어 보험소비자가 성실하게 고지해야 할 의무도 단지 ‘적극적’에서 ‘수동적’으로 전환될 뿐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보험사가 고지를 요구하는 내용은 물론 어떤 범위 및 정도까지 고지해야 되는지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CNB에 “응답적 고지의무로의 전환 추진은 일단 긍정적”이라면서도 “자발적이든 수동적이든 여전히 보험사가 묻는 문항을 통해 보험계약이 체결된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험청약서상 질문표가 보험소비자가 아닌 보험자 즉 보험사에게 악용돼 온 점이 있다는 것. 보험사들은 보험업 감독규정 시행세칙의 ‘계약전 알릴의무 질문표’를 준용하고 있는데 문구의 모호성을 지적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보험사들은 청약서 질문표를 통해 최근 5년 이내 ‘계속해서 7일 이상 치료’ 및 ‘계속해서 30일 이상 투약’한 사실이 있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계속’이라는 문구가 ‘연속’이라는 단어와 혼동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5일간 이어서 치료를 받고 이후 1일+1일+1일인 경우 계약자는 총 8일을 치료 받았으나 7일 연속으로 치료 받은 게 아닌 것으로 오인해 치료받은 사실이 없다고 기재한 경우 고지의무 위반이 돼 버린다는 설명이다.

이 사무처장은 “질문표 내용을 소비자 중심으로 알기 쉽게 바꾸고 정확한 기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문구가 애매모호한 경우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보험사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지의무를 둘러싼 분쟁의 원인 중 하나가 기억의 오류라며 “최근 5년간 병력에 대해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며 “계약을 체결할 때 고지의무를 따지는 게 아니라 계약 이전으로 시점을 바꾸고 보험사들이 시간을 줘 계약자 스스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진료내역을 확인해 명확히 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지의무가 수동적으로 바뀌어도 선의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본인 스스로가 정확한 고지를 해야지 추후에 민원발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은 지금이나 이후 제도가 개선되더라도 변하지 않다는 얘기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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