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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서희의 페미니스트 선언이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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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7.09.25 18:10:10

▲(사진=한서희 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한서희가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 한서희는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한서희는 2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라이브 방송을 열고 “4인조 그룹으로 늦어도 내년 1월쯤 데뷔한다”고 데뷔 소식을 알리며 “가만히 있어도 어차피 욕먹을 거 시작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데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느닷없이 이뤄진 한서희의 방송은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 가운데 더욱 눈길을 끄는 발언이 있었다.


한서희는 “원래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하는 성격”이라며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혔다. 이어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지금 제가 화제인 것을 이용해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저도 인해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여성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소속사에서도 제가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성 팬들과 팬 미팅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용기 있는 발언을 했다는 옹호 발언도 있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공존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서희의 이번 방송은 매우 뜬금없었다. 서울고법 형사 7부는 지난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서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현재 ‘자숙’의 시간이 더 중요할 한서희는 방송을 택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발언이 마케팅이 아니라고 했지만, 방송에서 데뷔 소식과 더불어, 탑과의 과거 교제 사실도 알리는 등 화제성 발언이 위주가 됐다. 또한 현재까지의 한서희의 행보에서는 페미니스트적인 측면이 읽히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생물학적인 성으로 인한 모든 차별을 부정하며 성평등을 지지하는 여성 운동을 일컫는다. 여성 우월주의가 아닌, 양성평등과 비차별이 전제다. 이 가운데 한서희의 페미니스트 발언은 물음표로 남는다.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가?


21일 한서희는 페이스북에는 “가진 것들이 명품뿐인 걸 어쩌라고”라며 “여자는 명품만 입어도 빼액 여자가 어디서 명품을 아주 그냥 난리버거지고 남자들은 명품 입던 뭘 입던 화제 거리도 안 되는 세상”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마약 관련 수사를 위해 법원에 한서희가 출두할 당시 명품 패션을 입은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남긴 사람들에 대한 한서희의 반응으로 보인다.


해당 글에서는 ‘내가 여자라서’라는 전제의 억울함이 읽힌다. 하지만 억울함과 분노 그뿐이다. 강한 공격성을 띠며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이렇고’ 식의 이분법적 발상, 더 나아가서는 역차별적인 발상의 위험함도 느껴진다.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성숙한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여성 팬들을 조롱한 일도 있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빅뱅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너네 오빠들이랑 껴안고 뽀뽀했다. 너네는 이런 거 못하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런 행보들의 어떤 점에서 양성 평등을 위해 노력한 페미니스트적인 측면이 보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자신이 피는 담배를 공개하고, 손가락 욕을 거침없이 했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도 구치소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게 제일 재밌다”고 하면서 구치소 수감 이야기를 마치 영웅담처럼 이야기하는 뉘앙스도 풍겼다.


이를 두고 ‘당당한 여성’이라 이야기하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한서희가 대마초 흡연으로 인해 구치소에 수감된 것은 대중 앞에서 자랑거리처럼 늘여놓을 일이 아니다. 이 점은 페미니즘과도 관련이 없다. 상황에 관계없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걸 꼭 해야 한다”는 걸 페미니즘이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다. 설득력 없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자신의 발언에만 기대고 있는 한서희가 불편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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