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9.22 14:19:33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 1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3박5일간 머무르면서 유엔총회 기조연설, 한·미 정상회담 및 한·미·일 업무오찬, 잇단 유럽 및 아프리카 정상들과의 양자회담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최대의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 데뷔해 ‘촛불민심’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졌음을 알리고 ‘4강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각국 정상을 만나 교류·협력의 폭을 넓히는 등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에 최고 수준의 제재와 압박이란 카드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고자 하는 구상이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한 지 채 석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한·미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까지 참석한 한·미·일 정상들이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지 두 달 만에 다시 함께한 것은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북한의 주요 도발이 있을 때면 정상 간 통화로 공조 방안을 논의하며 협력 관계를 끈끈히 해 온 세 나라 정상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한 제재와 압박을 극대화한다는 데 이견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게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당 대회 준비에 바쁘다는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유엔 개혁안에 반대하며 유엔총회 대신 군사 훈련을 참관하느라 뉴욕에 오지 않아 대북 제재가 실효적으로 이행될지를 좌우할 중국·러시아 정상과의 교류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완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